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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수 멀티미디어 展
Dual Garden – 두개의 정원
꽃, 한지_digital print_2013
신세계갤러리 인천점
2013. 2. 15(금) ▶ 2013. 3. 18(월) 인천광역시 남구 관교동 | T. 032-430-1157~8
꽃, 한지_digital print_2013
인천 신세계갤러리는 지역중진 미디어 아티스트 양승수의 멀티미디어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 'Dual Garden(두개의 정원)’을 개최합니다. 작가는 삶을 둘러싼 실존적 고민을 이어가면서 최근 ‘창조’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철학적, 심미안적 기조의 작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시장 안에 펼쳐질 꽃의 이미지들은 조형적으로는 매우 화려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존재의 유한함, 현대인들의 부질없는 욕망과 같은 본질적 질문을 투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꽃을 창조하다_mixed media, interactive installation_2013
■ 전시개요
두개의 정원(dual garden)이라는 제목처럼 전시장 안은 실제 만질 수 있는 꽃과 영상에서 피어오르는 꽃의 이미지가 함께 어우러져서, 몽환적 인공정원이 펼쳐집니다. 관람객이 들어서면 꽃의 이미지가 바닥에서 피어오르고, 설치물에 손바닥을 대면 새로운 꽃이 또 생겨나거나, 연못과 같은 설치물을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면 꽃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실시간 인식시스템, 사용자의 위치와 행동을 파악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관람객은 참여를 의도하지 않아도 작품의 한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고대 신화에서 신과 아라크네가 직조시합을 하는 장면과 같이, 인간이 우주 본연의 모습에 마주하고, 그 창조의 과정에도 참여해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작업들은, 관람객 참여(interactive)의 과정을 필수조건으로 개입시킵니다. 현대미술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은 시지각, 공감각적인 측면의 감상 폭을 점차 확장시켜 나갈 뿐 아니라, 다양한 실험 요소들을 통해 현실과 분리된 또 하나의 현실을 창조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느끼지 못하는 지각적 요소가 미디어와 결합됨으로써 또 다른 현실로 창조되는 것입니다. SNS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점차 확산되듯이, 미디어 작품에서도 현실과 가상의 중층적 교차 지점들은 더욱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가 창조한 가상의 영역, 실제의 공간, 이 두면이 공존하는 전시장은, 서로의 영역으로 건널 여지가 남겨진 이중의(dual) 공간입니다. 중의적인 의미로 ‘두개의 정원’이라 이름 지워진 이 공간에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수많은 레이어들 중 일부를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꿈은 삶의 또 하나의 거울’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몽환적 체험을 통해 우리의 삶과 꿈이 교차되는 시간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작가와 우리가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현실, 상상의 문을 열면 끝없이 펼쳐지는 ‘두개의 정원(Dual Garden)’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꽃을 창조하다_mixed media, interactive installation_2013
■ 작가와 큐레이터 대담
'Dual Garden 전시를 준비하며'
양승수(미디어 아티스트), 김신애(신세계 책임 큐레이터) 김신애 전시 의도와 작품 구성 등에 관해 그간의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간 신체에 관한 작업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셨는데요. ‘몸은 실존의 도구이자 삶의 낙인이 드리워지는 그릇’이라는 말, 그간의 미디어 작품과 퍼포먼스를 대변해주는 것이라 할만합니다. 양승수 몸, 구체적으로는 인간, 동물의 몸이 작업에 많이 등장했었죠. 5년전 개인사적인 변화로 인해, 점차 이런 주제보다는 존재 내면에 대한 탐구로 작업이 변화되어왔습니다. 작가로서 삶의 어떤 계기로 새로운 주제, 문제의식이 끌어내어진 거죠. 트레드밀(Treadmill) 시리즈에서는 권력관계, 개인적, 정치적 욕망이 표면화되었습니다. 작품 속 투견은 훈련된 욕망에 억압되어 잔인하고 위험한 논리에 빠져버리는 현대인들의 일면을 드러냈지요. 김신애 네. 현대인의 욕망, 억압, 가속화되는 삶의 속도를 은유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었는데, 이번 전시에 출품될 꽃 시리즈의 작품은 이에 비해 시각적으로 풍성하고, 관람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재미의 요소를 더하였다는 차별점이 보입니다. .
GreenField_mixed media, interactive installation_2013
양승수 개인적으로 종교에 다가갔던 시기, ‘창조’의 주제를 많이 고민했었고, 그 과정이 바로 이번 전시에 출품될 꽃의 이미지에 투영되어 있습니다. 조형적으로는 과거 편안한 시기에 대한 회고랄까요. 그러나 실존적 주체, 존재의 유한함이라는 주제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무한히 달려가는 투건의 이미지가 현대인들의 욕망, 결코 충족되는 법이 없고, 존재를 삼켜버리는 그런 욕망에 관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그 주제를 넘어서서 관람객들이 인간과 우주 본연의 모습에 마주하고, 그 창조의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과정을 중요시합니다. 김신애 실존적인 생명체라는 주제에 경험을 구성하는 시지각, 공감각적 측면, 관람객들과의 소통(interactive)적 측면을 더하신 것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양승수 그렇죠. 인터랙티브 작업은 우선적으로 관객에게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도구라 할 수 있어요. 영상 테크놀러지가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지금,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와는 거리가 먼 미술을 만들고자 하는거죠. 상호적인 성격의 작품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습니다. 일상경험들을 낯설게 만드는 작업이 매우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의 인터랙티브 설치요소, 실험적 요소들을 최근 많이 연구중이죠. 이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느끼지 못하는 지각적 요소가 미디어와 결합됨으로써 또 다른 현실이 되니까요.
Monkey time_mixed media, interactive installation_2012
김신애 점차 이 교차 지점이 확장되고, 지각과 경험의 수단이 변환, 발전되어가는 과정이 미디어 아트에도 반영되지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으로서 SNS가 부각되는 요즘, 이번 전시에서 ‘소통’의 주제가 기술적으로는 어떻게 구현되나요? 양승수 가상의 경계가 희석되고, 갤러리 내부는 일종의 디지털 정원이 될 겁니다. 실제 만질 수 있는 설치작품으로서의 꽃과 영상에서 피어오르는 꽃이 함께 전시되지요. 전시장 바닥 일부는 마치 연못과 같은 형태가 되어서,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꽃이 떠오르는 듯한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사람의 움직임과 동작을 파악할 수 있는 키넥트 센서(kinect sensor)를 이용한 것입니다. 전시장에서 관객들의 위치와 행동에 따른 반응 영상이 디스플레이 됩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용자의 행동에 의한 인터페이스 기술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에 의해 우리는 보다 확장되고 자유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부여받고 있죠. 컴퓨터가 자신의 눈을 갖게 되고 소리를 듣고 감각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점차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인터랙티브 형식의 예술 작품들은 이러한 현상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시간 인식 시스템에 따라 관람객은 작품의 일부로서 참여를 의도하지 않아도 임의로 작품의 한 부분이 됩니다. 우연히 반응할 수 있게끔, 재미있게 만들어 보려 합니다. 하지만 항상 읽히기 쉬운 것은 아니고, 앞으로 심오한 내면을 다룰 여지도 있어요. 김신애 미디어 아트의 가상 영역, 실제 공간, 이 둘이 공존하는 전시장은, 서로의 영역으로 건널 여지가 남겨진 이중의(dual) 공간이 될 것으로 상상합니다. 상징적으로는 두개의 문을 가진 공간, 우리는 어떤 문을 열지 고민하겠지요. 중의적 의미로 타이틀을 ‘두개의 정원(Dual Garden)’으로 하면 어떨까요? 분리되어 있지만 건널 여지가 남겨져 있는, 따라서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SNS공간이 그러하듯 수많은 레이어들 중 일부를 체험하는 공간이지요. 양승수 그렇죠. 현실을 벗어난 몽환적 체험을 관람객에게 제공하고 싶고, 또 이번 전시에서는 쉽게 생각하고 느끼게끔 하고 싶어요. 꿈을 삶에 있어서 또 하나의 거울로 보고자 합니다. 스크린에 집약되는 상징들은 꿈과 삶 둘 사이의 교차, ‘이중’ 그 자체이죠. 너무도 생생하게 현실에서 펄떡대는 고기의 홰침 같은 가상이라고나 할까요, 스폰지 위를 걷는 듯한 자명한 현실들의 무너짐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그 둘 사이의 만나지 못함에 대한 연민이기도 한, 나의 공동체에 대한 연정의 서정시입니다. 디지털 이미지를 편집한 꽃의 이미지로 평면작업도 할 예정인데, 이것은 주지하다시피 인위적으로 그래픽화된 꽃으로, 시각적인 재미도 있겠지만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함축하고 있어요. 실존적, 존재론적 주제에 여전히 관심이 많은거죠. 사실 인터랙티브 작업은 돈도 많이 들어요.(웃음)
꽃을 창조하다_mixed media, interactive installation_2012
김신애 무모한 삶, 무궁한 자가증식적 의미화(sigificance)를 담은 작업들입니다. 관람객의 참여가 필요조건이지요. 양승수 이것은 아티스트의 절대성을 부정하면서, 현실에서 동떨어진 어떤 새로운 일, 독자적인 방식의 현실이 작품을 통해 새롭게 구성되길 기다리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김신애 관람객이 마치 신과 같이 꽃을 창조하는 과정은 기독교의 유일신 사상, 고대 신화에서 신과 아라크네가 직조시합을 하는 상황을 연상하게끔 해요. 작업하면서 어느 순간이 가장 행복하세요? 양승수 사실 작업에 푹 빠져서 세상을 잃어버리고 몰두하게 될 때, 그 순간 가장 행복합니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내가 몰두했던 그 시간을 되돌아보는 그 순간, 그 순간도 행복하지요. 김신애 그러고보니 선생님의 목마 시리즈 작품, 지나간 시간이 리마인드 되는 장치를 통해 흘러가는 ‘시간’을 작업의 필수 요소로 끌어들인 그 작품이 이 말씀에서 연상되는데요? 양승수 우리가 얘기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가고있죠. 누군가 다가가면 목마가 회전합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10초 후 정지되죠. 그러면 관람객은 다른 작품으로 이동하려 움직이고, 이 동작이 감지되면 영상 모니터에서 10초전 상황이 재현되죠. 즉 내가 경험한 10초 전의 순간이 재현되고, 관람객은 다시 시간을 경험하게 되지요. 김신애 목마, 흘러가는 시간…히라키 사와(Hiraki Sawa)의 작품이 문득 떠오릅니다. ‘시간’의 주제는 미디어 아트와 태생적으로 연결되어있지요. 이번 전시를 대표하는 컬러는 무엇일까요? 꽃의 울긋불긋한 색조는 아니죠. 시공간의 주제가 시각적 형태, 이미지에 매몰되지 않아야 할텐데요. 양승수 코발트 블루라고 생각해요. 디지털 광원의 색은 코발트 블루로 대표되지요. 미디어 아트의 원론적, 근본적 색 아닐까요? 텅스턴 빛. 그 색이 이번 주제와 통하네요. 이 컬러처럼 앞으로도 더 심오한 존재론적 주제들을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전시공간에서 교육을 하는 방식은 안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꽃을 창조하다_mixed media, interactive installation_2012
김신애 예술에 대한작가로서의 정의와, 어떤 작가로 남고 싶으신지 여쭈어보고 싶네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보여주시겠지만요. 양승수 예술은 시대의 총체이며,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항상 연구하는 작가였으면 좋겠어요. 시대에 맞게끔 블렌딩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것들을 찾고 연구해서 진정으로 창조하는 작가로 남았으면 합니다. 김신애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20년 뒤에 어떤 모습이실지 궁금합니다. 지금 이야기 나누는 이 시간이 과거가 되는, 꽤 시간이 지난 그때 말이죠. 양승수 그때에도 마찬가지로 ‘창조자’의 길을 걷고 있는 작가였으면 좋겠어요. 밥은 제대로 먹고 살고 있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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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215-Dual Garden – 두개의 정원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