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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의 공간_1st 展
사유와 표상의 간극
김지선_White Water_200x170cm_Acrylic and Oil on canvas_2011
갤러리 조선
2013. 1. 10(목) ▶ 2013. 2. 1(금) Opening : 2013. 1. 10(목) PM 6:00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125 | 02-723-7133
이만나_그림자_159x254cm_charcoal, acrylic on Korean paper_2004
전시 서문 현대 미술은 잘 짜여진 틀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이기보다는 하나의 통일적인 전체를 이루기가 어려운 파편들의 집산이라 할 수 있다. 개인의 역사가 하나의 작품으로 표상되기 위해서는 각각의 산만한 이야기들이 질료 속에 묻히지 않고 하나의 구성물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최소한의 틀이 존재해야만 할 것이다. 표상되는 것들이 흩어진 에피소드들의 무질서한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구성물로 서게 하는 형식을 갖추거나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인식 틀’이다. 이는 세계를 혹은 시대에 따라 특정한 방식으로 인식하게 해주는 인식의 질서이고 이러한 인식 틀은 사유의 범위를 스스로 한정하거나 허물기도 한다. 모든 것의 정의는 범주를 정하고 나누어 구별하게 되는데,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도 보편적인 틀에 의해 의미 지어지고 그 의미는 주체(나)와 대상(세계) 그리고 장場(혹은 공간, 환경, 인식 틀, 체계, 위치, 층, 배치 등 논리적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된다. 어느 시대든 예술가는 그가 속한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시대의 특성이나 가치를 유형화 시킨다. 세계가 화가의 눈에 충격을 주었을 때 눈은 비로서 비가시적이던 존재의 조직에 다다르며, 그 비가시적인 것을 화폭 위에 가시적인 형태로 드러내놓는다. 원근법을 비롯한 모든 인위적인 속임수와는 무관하게 지금껏 은폐되어 있던 세계가 가시적이 될 수 있는 방식들을 계속해서 밝혀내는 것이다. 세계의 시선에 의해 상처받은 화가의 눈은 그 허구적인 자리를 떠나 그 배후에 은폐된 존재의 조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번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사유형식 역시 모종의 질서에 의해 표상된다. 다양하면서 일정한 인식 틀을 가지고 지금껏 살아온 세월을 지나간다.
이민정_탐색_100x100cm_oil on canvas_2010~11
이민정의 추상회화 속 형상들은 어렴풋이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 형태들의 한 부분은 다른 지점으로 나아가는 일종의 분기점을 가지고 있어서 전체 이미지와 연결 상태가 되게끔 하고 있다. 몸의 반응은 외부로부터 전해져 형태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때론 빈 화면을 대했을 때 즉흥적으로 일어나는 점, 선, 면 같은 그림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들에 대한 흥미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작가는 후자와 같은 상황에서 감각들이 모여 평면 위에 기하학적 형태들을 만들어낸다. 그 세계는 작가가 맞서는 세상을 축소하고 마음이 알 수 있는 형태와 마음이 알지 못하는 형태들이 등장하고 지워지는 과정 속에서 생긴 필연적인 형상들로 이루어진 세계이다. 김지선의 반추상 회화는 상상의 공간을 설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공간은 사람들이 여행할 수 있는 공간이며 현실로부터 벗어나 휴식과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 주는 공간이다. 그러나 결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 할 수 없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한번에 인지 가능한 형태들에서 벗어나있는 색과 흘러내리는 물감 등 텍스쳐의 표면이 안으로의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 막막함에 부딪힌 사람들에게 발동하는 것은 호기심이며 이때 작품을 보면서 복합적인 감각이 작용한다는 것은 스스로 상상하여 이르는 경우를 말한다. 작가는 사실적인 묘사대신 모호함을 극대화 하여 색과 물질성이 주체가 됨 으로서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익숙하지만 낯선 공간의 복합적인 느낌을 주려고 한다. 이제는 구상회화이면서 강렬한 붓질과 빠르고 거친 선들, 얇은 물감 층, 중첩된 이미지, 꼴라쥬적인 기법, 추상적인 표현 등으로 조합된 회화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해준다. 작가는 지금껏 자신이 거주하고 생활하던 도시공간의 변화 속 소소한 일상들을 다채로운 장면들로 담아내고 있다. 마치 사회와의 관계에서의 불투명한 견고성이 언젠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밝고 가볍고 투명하게 될 수 있다는 듯이 흐릿한 조도와 빠른 선들을 통해 질료와 대화하고 접촉하고 몸으로 표현하듯 표상해내고 있다. 이만나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묘사 속에서도 무언가 은폐된 듯 한 풍경을 다루고 있다. 길가다 우연히 지나쳤을 법한 담장, 건물의 외벽, 나무울타리 등 익숙한 풍경들은 작가만의 색과 톤으로 묘한 느낌의 깊이감을 가져다 준다. 지나온 삶의 낮 선 순간들, 자신에게 비 일상의 순간들이었던 환경을 대면했을 때 작가에게 그것은 특별한 공간 및 대상이 되면서 현실이지만 몽환적인 세계로 표상된다.
이제_더미3_97x130.3cm_oil on canvas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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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작가 : 김지선, 이만나, 이민정,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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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30110-차이의 공간_1st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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