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스페이스

 

2012. 12. 28(금) ▶ 2013. 1. 16(수)

 

 

‘나의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는 바로 당신입니다’라는 바르바라의 노래 가사말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낸 바로 당신, 늘 한 길을 걸어 온

작가분들의 초대전을 엽니다.

냉혹한 공간적 갈등, 고독한 현실 또한 가슴에 품어야 하는 예술가의 길을 걸어 온

현대미술인들입니다. 그들은 작업 순간마다 끊임없는 존재의 확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선후배, 동지로서 우정 또한 아름다운 이야기 - 그 장본인들 입니다.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본 전시는 그 어느때 보다도 뜻깊은 전시회가 될 것입니다.

 

2012. 12. 28 아이비 스페이스 이숙휘

 

 

사람들은 태어나서 이러저러 다양한 일에 종사하며 살아간다. 그 중에 미술가라는 직업을 선택하여 먹고 사는 일 을 해결하는 화가나 조각가들은 최근에 들어 아주 많이도 늘어났다. 국민소득과 교양교육, 자아성취도가 늘면서 희망하는 어떤꿈도 일도 뒤로 미루지 않는 시절이 된 게 아닐는지? 그 작가들은 평생을 살면서 걸작과 졸작, 수작과 태작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살아간다. 시절과 운, 그리고 공감의 폭이 큰 작품과 고객, 화상와 큐레이터를 잘 만나면 작품이 팔리기도 하는 일이 최근에 들어서는 자주 보는 일이 되었으니 많이도 우리 사회가 변했다.

 

그러나 정작 그 작품들의 사회문화적 예술성과 질적 평가, 미술사상의 문헌적인 고증과 계보, 역사성과 민중의식, 시대미학의 잠재성 등은 고려하거나 검증되지도 않은 채, 감각적인 선택과 결정만이 난무하는 우리의 현실이 이채롭다. 모든 게 엔터테인먼트의 자격으로 개인적 취향과 도락의 대상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작품이라는 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쯤은 익히 보아오질 않았는가? 누구는 미술의 평가 잣대가 흐리거나, 애매하고 모호한‘미술계/artworld’의 분위가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니냐고 따져 묻는다. 그 대답은 우리가 이미 지난 미술사의 진행과정 에서 익숙하게 보아오고 있고, 또 그렇게 현대미술은 들려주고 있다.

 

한 마을에는 여러 인적 물적 자원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이 상존하는, 즉 통합성을 띠고 묶여 유기적으로 살아 있는 생물체와도 같다. 그래서 어떤 이는 아무런 자격증을 수여하지 않아도 그 고을의‘현자’로 머물고, 어떤 이는‘천덕꾸러기’로 지내기도 한다. 이것은 우리의 시지각과 망막적인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마을에 배회하는 윤리와 도덕, 그리고 인지상정의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 속에서 관용과 묵인, 타협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터럭 한 올도 용서 없는 정확한 판단과 비판만이 게재되는 곳이 무섭다.

 

‘예술사회/art circle’라고 하는 곳도 바로 한 마을의 분위기와도 같은 것으로, 판단을 유보하거나 잠시 시간을 허 용할 뿐이다. 왜냐면 작품이란 순수 지적인 동시에 육체적이며, 또한 이지적인가 하면 감성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 고 있는“구체적 인간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이쯤해서 두 사람의 작가를 소개하려 한다. 한 사람은 물과 돌, 바람과 구름, 어름 등에 의한‘설치개념’의 미술 에 60여년의 생을 투자한 유동조 선생님이고, 다른 이는 자기지시적 상징성이 게재된 회화를 오래도록 지속해 온 정장직 선생님(이후 존칭생략하고 영문 이니셜로 표기함)이다. 필자는 20대부터 두 사람들을 보아 온 터라 안다면 아는 소리할 만하고, 평소 생각한 바 있어 몇 자 적어 보려 한다.

 

Y는 매우 재기발랄하고 파격적인 엉뚱한 사람으로‘선사’같은 인물이다. 예를 들면 바닷가에서 비누칠 하고 반신 욕하기, 해초를 안면이나 상반신에 걸치기, 먹을 갈아 대중목욕탕 욕조를 메우는가 하면, 최근에는‘빙하의 눈물’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동료와 감상객들에게 공감을 주었던 인물이다. 모든 일을 일거에 포착하고 해결하려는 그 는 누가 뭐래도 하고 싶은 일은 하고야 만다. 보통사람들 같으면 잠재의식으로 만 머무를 행동도 즉각 실천에 옮긴다. 즉물적인 설치개념의 작업에 이보다 더 적절한 인물이 누가 있으랴! 다만 평생을 팔리지

않는 사물과 오브제로 작업실을 가득 메운 그에게 남는 건 빈손이다.

 

J는 매우 점잖고 교양있는 현학적인 인물로‘학승’과도 같은 인물이다. 그에게서 세상일이란“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속절없는 빈 들판이거나‘무상한 인성’을 지닌 사람이다. 그에게 회화란 무엇일까? 를 묻는 학창 시절부터의 고심에서 이제는‘자기계시’나‘자기지시’적인 상징적‘스키마’를 그리는 주술사가 아닐는지! 사람을 속이거나 비속하지 않게 만드는 그의 처신은 어디서건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과 안심을 주는, 마치도 정서적인 치유 사가 되어 그림을 그린다. 지난여름 개인전 <FACE- the Gate of Spirit>은 낙천가에게 는 외로움을, 혹여 비관적인 감상객에게는 복잡한 사연과 많은 얘깃거리를 들려주는 그의 선물이었다.

 

우리 미술계에 유독 엉터리 그림, 사이비 작가가 많은 건 “진짜에 대한 반증이자 확증”이라고 필자는 잔소리처럼 변명 아닌 변명을 아직도 하고 있다. 엉터리, 사기꾼이 횡행하고 소비성 퇴폐문화가 전염병처럼 창궐하는 오늘, 액 튜얼한 현실에 서 듀얼리즘의 존재감인‘선승’과‘학승’으로 인해 우리 모두에게 다소의 위안이 되었다면 두 사람의 ‘화갑수연(華甲壽筵)’이 참으로 다행이지 않은가?

2012.12

J.K.Baek 적고‘월곡문화재단’의 이름으로 부침

 

 

 

이숙휘_Mixed Media on Wood_2호_2012

 

 

김영호_Wseful or Useless_Acrylic on Canvas_100F_2012

 

 

백준기_<Comic Abstraction>‘; Field’- No.20~21_technic; Acrylic on plastic panel_30X60X 2.5㎝_2012

 

 

양충모_The dream of Bikal, Recollection_혼합재료_60f_2012

 

 

유동조_W-PIP 2012 Lake Poypang, China_Installation

 

 

이민우_Ma Route, Bonne Chance_Mixed Media_2012

 

 

이종협_스피드의 그늘_Acrylic on Canvas_200×200㎝_2012

 

 

정장직_피뢰침1_Acrylic on Canvas_2012

 

 

황길연_Mongolian HongGildong_Photo_2012

 

 

 
 

 

 
 

vol.20121228-월곡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