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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근 展
치유의 미학 - 상처의 미학에서 치유의 미학으로
눈오는 날의 자작나무_24x33cm_캔버스위에 아크릴 채색_2011
아주 갤러리
2012. 11. 19(월) ▶ 2012. 11. 30(금) Opening 2012. 11. 19(월) pm 6:00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산 5 웰빙센터 지하 1층 전시기획 | 갤러리 아트힐 & 아주갤러리
외로움_91x65cm_캔버스위에 아크릴 채색_2011
치유의 미학 : 상처의 미학에서 치유의 미학으로
박대조( 미술학 박사, 전업화가 )
오기근 교수의 작품은 상처의 상징으로서의 자작나무를 매개체로 하고 있다. 작가는 기존에 경험한 어떤 ‘기억의 파편’, 즉 소외되고 파편화된 경험의 조각들을 작품으로 끌어들여 그 경험의 파편들을 부활시켜 자작나무의 검은 상처 속에 재구성하여 그려 넣는다. 이것은 남편의 죽음으로 상처 입은 작가의 경험적 세계와 현재의 삶에 멜랑콜리의 시선을 던짐으로서 작가의 삶을 뒤덮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상처 입은 자신의 경험들을 불안정한 상태로 재조립하여 현재를 조명하면서 감상자로 하여금 희망의 미래를 제시한다.
자작나무와 황혼_24x33cm_캔버스위에 아크릴 채색_2011
오기근 교수의 그리기 행위는 개인적으로 보면 과거 남편의 죽음에서 비롯된 그 자신의 상처 입은 세계에 대한 멜랑콜리의 표현이지만, 그런 표현을 통한 자작나무의 알레고리는 상처 입은 작가자신과 감상자들을 일깨우는 치유제 역할을 한다. 작가의 이러한 의미부여는 개념과 형상이 일치하는 상징에 비해 단순히 자의적인 것이지만 자작나무의 자연적 성질, 즉 상처가 났을 때 스스로 치유하는 생태적 특성과 합일되어 치유의 미학으로 승화된다. 이러한 자작나무의 자연현상이 의미를 가득담은 치유의 총체적인 전망으로 여겨지게 되면서 작가의 과거 경험적 파편들은 자의적인 또 다른 치유의 미학으로 정의 할 수 있는 미학적 장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국 그는 상처를 넘어서 자작나무가 그려진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낸다.
작가는 상처 입은 과거의 영역 속에 폐허의 잔해들이 사유를 통해 자작나무의 상처의 흔적에 각인되어 재조립되는 행위는 의사가 집도로 수술을 하듯 치유의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는 과거의 죽음에 대한 추억, 삶의 무상함이라는 의미관계를 상처의 의미로 여기고, 그것을 상처와 치유라는 양극단으로 해석함으로서 그 의미를 남편의 죽음에서 구원을 희구하는 젓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서 비로소 작가는 자의적인 해석이 아니라 의미의 객관성을 담지하고, 상처 입은 시대의 범주 아래서 그 시대의 정신을 치유한 것으로 고양되는 차원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작가의 과거 경험적 파편들이 현재의 진정한 치유의 미학으로 조명하기에 충분 할 정도로 미학적 의미망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단순히 개인적 경험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역사 철학적 의미에서 작가는 과거의 파편적 경험이 비합리적인 상처 입은 현존을 경험적 체계 속에서 배치하고 구성을 통해 치유하는 화가가 된 의사이다.
자작나무와 희망의 하늘_24x33cm_캔버스위에 아크릴 채색_2011
오기근 교수는 남편의 죽음을 통해 피폐화된 자신의 경험이나 과거의 은폐되고 보잘 것 없는 조각들을 기성 관념론, 실증주의적 인식과 독해 연관으로부터 떼어내고, 그것을 자작나무의 상처이미지로 가져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을 치유하는 각성된 역사인식의 요소로 삼았다. 작가는 의사로서 환자를 치유하고, 경험하고, 사유하는 것들의 메커니즘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들을 끌어 모아 자작나무의 상처에 각인시켜 치유의 미학으로서 진리를 구한다. 작가는 이렇게 자신의 ‘경험적 특수성’, ‘의미의 변동’, ‘정신적 경향’을 읽어 낸다. 그의 작품에서 전망은 단편적인 과학적 중심의 의술에 의해 정신적으로 피폐되고 희생된 환자들을 치유할 가능성, 거기에 내재한 에너지는 상처받은 역사로부터 치유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오기근 교수는 의사 본연의 사적성격을 넘어 그림과 조응 할 수 있는 치유의 방법론을 자작나무의 그림을 통해서 찾는다. 그것은 인식의 차원에서 절대적인 것에 근거한 치유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대상에 따라 작가의 감각적 특수성으로 보편화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치유자로서 오기근 교수가 향하는 역사의 지점은 어디인가? 그 그리기 행위를 통해 깨어나는 것은 현재와 가까운 것으로서 과거 경험이다. 작가는 자신의 시대적 삶을 추상적으로 배치하는 것에 반대하여 가장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치유의 미학”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치유를 현전시키는 진정한 방법은 자작나무의 상처 공간 속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재현된 작품들은 감상자가 그 속으로 옮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파편들이 우리의 삶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작품을 감상자의 삶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는 것은, 과거의 상처 입은 경험들을 고정된 것, 변하지 않는 것으로 두지 않는 다는 작가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이러한 과거의 사건과 그림은 치유자로서의 화가에게 상처 입은 위기의 시간에 진리가 섬광처럼 스치듯 재현하는 자작나무 이미지이다.
치유의 자작나무_91x65cm_캔버스위에 아크릴 채색_2012
자작나무의 상처에 새겨진 이미지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가 인식가능성의 현재 시간과 함께 놓이는 상처의 미학인 것이며, 그것은 작품의 총체적 전망인 치유의 미학적 의식이 읽어 내야할 변증법적 이미지이다. 지나가 버린, 그러나 현재와 가까운 것으로서의 과거에 현존했던 이미지들은 치유의 미학으로 승화되는 기초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작가의 과거 경험 속에서 치유되지는 못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상처 입은 우리들에게 현재의 시간에 포착되어짐으로서 “치유의 미학”적 의미를 완성시키는 작품으로 재조명 되는 것이다.
이번 “치유의 미학” 전시를 통해 과거와 변화된 소수의 작품이 보이는데, 그 작품 속에는 화려한 색상으로 채색된 꽃의 군집이 자작나무와 병렬되어 또 다른 진리를 구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필자의 소견으로 평하기에 시기상조이며 감상자에게 그 감흥을 맡겼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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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1119-오기근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