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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금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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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법(903-911page)_153x97cm_ 4mm adhesive pearl beads, acrylic on wooden panel_2012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전관
2012. 11. 1(목) ▶ 2012. 11. 25(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66 | 02-720-5789
달에 울다(마루야마겐지작, 40-65page)_each 45x60cm 전체 135x60cm_ 4mm adhesive pearl beads, acrylic on wooden panel_2012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는 끊임없이 읽고 작가만의 글자인 진주로 치환하여 새로운 그만의 언어로 관객과 소통하는 고산금 작가의 개인전 ‘오마주 투 유’展이 2012년 11월 1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르주 페렉의 인생사용법 (1부중 15-146page) 을 비롯한 12 여 점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고산금 작가는 끊임없이 읽는다. 소설, 시, 신문, 철학서, 대중가요 가사나 법전 심지어 도저히 읽을 수 없는 것까지 읽는다. 작가는 자신의 취향이나 감수성을 위해 읽는 것이 아니다. 읽는 행위는 그녀의 일상이자 현실과 작가와의 끈이며 이를 통해 텍스트와 작가는 동일시 된다. 책을 읽는 행위가 끝나면 책을 덮고 작업실 테이블에 않는다. 그리고 읽은 책의 일부분이나 가장 자신에게 인상을 남긴 부분을 선택해 필사 하기 시작한다. 작가는 글자 하나 대신 4밀리 인공진주를 아크릴 물감을 100번 이상 바른 나무 패널 위에 핀셋으로 집어 글루건으로 붙인다. 이러한 진주 붙이기는 철저한 반복적인 노동을 통해 이루어 진다. 이렇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노동을 통해 작가는 생각을 비우게 되고 점차 자신은 기계화되어 마치 계산기와 같이 글자의 숫자와 간격을 계산하는 도구가 된다. 이렇게 진주로 치환 되어진 텍스트는 읽는 기능을 잃는 동시에 다의적인 감각언어로서 자리잡게 된다. 즉, 진주로 이루어진 고산금의 언어는, 의미의 차원에서 형태의 차원으로 옮겨져 내용, 의미, 주체가 사라지고 시각성(Visuality)으로만 존재하게 되고 치환된 언어는 작가에게, 그리고 보는 이들에게 속한 개인적 의미로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下(아고타 크리스토프작, 50년간의 고독 113-138page)_ each 40x55cm 전체 80x55cm_4mm adhesive pearl beads, acrylic on wooden panel_2012
고산금은 계속 무언가를 숨기려고 한다. 언어가 나타내는 세계와 문장의 내용들을 모두 진주라는 동일한 오브제로 대체하고 자신이 본 것과 읽은 것을 감추려 한다. 자신이 보고 읽은 자리는 보존하지만 그곳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지워버린다. 이렇듯 작가는 자신이 읽고 보고 확인하려는 눈의 기능적인 요소를 감추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흥미로운 점은 작가의 작업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조르주 페렉’의<인생 사용법>을 2부로 나누어 72개의 패널로 필사한 작품 외, <민법(802-817page)>, <형사법(1702-1721page)>, ‘파스칼 레네’의 <레이스 뜨는 여>,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下(, 50년간의 고독 113-138page )> 등 과 같은 작품은 지난 전시와 같은 기법으로 작업 하였는데 <운명애>, <너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해>, <dispossessed>와 같은 작품은 형식적으로 기존과 다른 방식의 새로운 기법을 사용 하고 있다.
인생사용법 1부(조르주 페렉작, 1부중 15-146page)_each 26x34cm 전체 156x204cm_ 4mm adhesive pearl beads, acrylic on wooden panel_2012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작가는 형식적인 부분에서 텍스트를 진주로 바꿔 책과 같은 패널에 그대로 옮기는 기존의 방법에서 벗어나 캡션은 인용, 필사 되어진 텍스트를 명기하고 있지만 화면은 평면이 아닌 삼차원적인 ‘큐브’의 형태로 표현되어 나열 되어지고 있다. 여기서 고산금은 상자를 재현하되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상자의 모습을 같은 화면에 동시에 배치함으로써 ‘시각적’ 이미지, 환영으로서의 이미지의 지위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박스 이미지는 기존의 빽빽하게 채워진 패널의 압축된 모습이자 그 속에 무한한 의미들이 부여되어 응집된 또 하나의 ‘진주’가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상자를 통해 감춘 것, 비밀을 존재를 가리키려는 작가의 일관된 의도를 더욱 극대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뉴욕 Pratt Institute Fine Arts를 졸업한 고산금 작가는 1995년 뉴욕 타임즈(Long Island Edition)에 작업세계가 소개됐고 2007년 평론가선정 현대미술55인으로 선정됐다.
운명애_120x80cm_4mm adhesive pearl beads, acrylic on wooden panel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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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1101-고산금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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