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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석 展
도시풍경
도시풍경05_72.7×53cm_acrylic_on_canvas_2012
토포하우스
2012. 10. 24(수) ▶ 2012. 10. 30(화)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4 | 02-734-7555
도시풍경03_90.9×65.1cm_acrylic_on_canvas_2012
아침이 되면 웅~ 하고 도시가 숨 쉬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새소리보다 더 친근하다.
나의 풍경은 일상에서 항상 보고 느끼는 풍경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시원한 강의 모습이나, 멋들어진 녹색의 자연은 언젠가부터 시야에서 사라졌다. 시멘트와 검정 아스팔트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하였고, 푸름과 초록색은 콘크리트나 자동차에 칠해진 페인트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도시풍경09_162.2×97cm_acrylic_on_canvas_2012
우리가 살던 모습은 그것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편리하지는 않았지만 자연과 동화되어 사는 지혜를 우리는 가지고 있었다. 환경 개발을 통해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그만큼 잃은 것이 더 많을 뿐이다. 나는 다시 초가삼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우리에게 도시는 너무나 익숙하고 친근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도시풍경12_90.9×35cm_acrylic_on_canvas_2012_(×2)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원성의 존중이다. 신과 인간의 대립. 선과 악의 대립. 종교와 철학과의 대립. 자연과 인간과의 대립. 오만가지 대립논리로 무장한 서양의 자연 정복적인 개념, 개인위주의 사고방식, 그리고 그것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지금의 모습과, 조화와 동화되어 살아 갈 줄 알았던 과거의 모습과의 조합으로서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다.
도시풍경10_162.2×97cm_acrylic_on_canvas_s2012
이것은 단지 우리 것을 지키자는 식상한 말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현대에서 ‘나’라는 실존을 말하기 위해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화의 조합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것’이라고 무엇인가를 규정 하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 발상일 뿐이다. 단지 서양으로부터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진 모든 것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진리만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질문이며, 그러한 기준으로 나누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과연 시대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느냐라는 물음이다.
나는 나의 <도시풍경>을 통해서 도시화를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부뚜막이라는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쭈그리고 앉아 밥을 짓던 모습은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근대화를 통해 부엌이 집안으로 들어오고 여권의 신장도 이루어졌으며, 뒷간에서 똥냄새를 맡아가며 볼일을 보는 불편함도 없어졌다. 하지만 정신적 가치판단까지 무분별하게 수용하면서, 생각하는 사고방식 또한 수입된 문제의식에 의존해야만 하는 것일까.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철저한 개인위주의 사고의 한계 또한 받아들이면서, ‘우리’라는 공동체 또한 잊고 만 것이다. 그렇게 같이 살아가는 조화를 버린 것이다.
우리라는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은 존중 받아야 하며, 그러한 다원한 기준들에 의해 삶의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해야 한다. 나는 우리의 삶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본다. 그러한 환경은 단지 눈에 보이는 주변 풍경이 아닌, 우리를 둘러싼 윤리규범이나 도덕적 종교, 철학, 예술과 정치까지 모든 것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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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1024-권영석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