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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규 색동산 展
색동산
가나아트스페이스
2012. 9. 12(수) ▶ 2012. 9. 17(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19 | T. 02-734-1333
크로바가있는풍경
작가노트
그래픽 디자이너로 작품을 해온지 3~40년이 흘렀고 전시 횟수도 약 250여회에 이르면서 늘 내 작품의 주제는 한국이었다. 이제 나에게 있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는 일은 하나의 숙제처럼 되어 버렸다. 많은 한국 소재중에 국토의 70%를 차지한 우리나라의 산에서 나는 이 숙제를 풀려고 한다. 한국인의 심성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둥굴 둥굴한 모양의 흔한 산에서 우리의 아름다움과 정신을 찾고자 한다. 마치 사인 곡선과도 같은 아름다운 곡선의 산은 아마도 우리민족의 심성을 아름답게 만든 바탕이었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곡선의 산을 한국인의 대표 유산인 색동에 대입시킴으로서 옵티칼의 특성으로 부드럽고 온화한 비단과 같은 한국인의 심성을 표현해 보았다. 또한 우리가 사는 주거형태가 서양식으로 바뀌었음에도 한국인의 심성과 본질이 바뀌지 않았음은 아마도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산이 있음 이었을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우리들의 집을 산 밑에 배치 함 으로써 이야기 거리를 삽입하였다. 대한민국 디자인 전람회의 초대작가도 아니고 경남 산업디자인 초대작가도 아닌 60살 신진작가로써 한국의 산을 재 조명해보고 싶었다. 이름하여 색동산 이라고 명명해 본다...........
2012년 봄의 길목에서.
산골마을
색동산 이야기
마산에 사는 내가 서울에 갈 때면 중부내륙 고속도로나 대진 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된다. 두 고속도로는 산을 깍아 만든 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주 이용하는 중부내륙 고속도로는 제한속도가 110킬로이니 조금 오버해서 120킬로까지 달릴 수 있는 멋진 도로이다. 그렇게 빨리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도 나는 종종 졸음이 오곤 한다. 국도를 운전하거나 시내를 운전하면 그리도 말똥 말똥하던 내 눈은 게슴 치레 해 지고 심지어는 졸립기까지 해진다. 그렇다 !!! 무미건조 하리 만큼 단조로운 이 주변의 산들이 나를 졸음으로 몰고 가나보다. 기암절벽도 아니고 확 트인 넓은 고원도 아닌 부드러우면서도 포근한 주변의 산들이 나를 재우려 했나보다. 그렇다 !!! 이것이 우리의 산이다. 멋지지 않으나 변함없고, 화려하지 않으나 친근하고, 있는 듯 없는 듯 늘 우리 곁에서 같이한 부드러운 사인곡선 같은 산 ... 널 부러져 있는 생활 속에 함께 있는 평범한 형태의 산 , 산, 산 ........어릴때 나의 머릿속에 있는 산은 세계의 모든 산들이 우리나라의 산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국의 산도, 캐나다의 산도, 멕시코의 산도, 중국의 산도, 유럽의 산도 우리의 산과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난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보통 난과 다른 돌연변이의 난을 비싸고 귀하게 여기며, 수석을 모으는 사람은 보통 돌과 다른 색다른 돌을 귀하게 여긴다. 산도 우리를 감싸고 있는 평범한 산과 다른 모양을 한 기이하게 생긴 산을 우리는 명산이라 하여 좋아한다. 그러나 명산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대부분을 감싸고 있는 앞과 뒤의 우리 주변의 산 들이다.
교회가있는풍경
평범하면서도 늘 우리와 함께 하는 산 ...그것이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생활이고 우리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그 생활과 터전은 우리의 심성을 만든다. 별나지 않고 특별하지 않아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너무나 당연한 나와 너의 산... 나도 모르게 지금의 나로 동화시킨 산 ... 마치 어릴 때 엄마의 젖무덤에 묻혀서 단잠을 재우던 포근한 그런 느낌의 산 .... 볼록한 광대뼈에 나지막하게 달라붙은 코에 두리 뭉실 두리 뭉실 둥그런 얼굴은 우리의 산과 하나 됨을 말하는 것인가? 모나지 않고 강하지 않으며 정이 많으며 평범함 속에 비단과 같이 부드러운 우리네 심성은 우리의 산이 만든 당연한 결과물인가? 산은 바탕이고 그 속의 한국인은 도형이리라. 도형은 바탕에 의해 그 성격이 규정되어지고 이야기를 갖는다. 바탕은 그 성격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도형을 위한 모든 것을 뒷받침한다. 바탕은 형태를 이루지 못한 질료처럼 보인다.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무료하여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듯 없는 듯 도형을 위하여 존재한다. 마치 우리의 어머니가 우리를 감싸 안아 우리를 키우고 당신은 있는 듯 없는 듯 모든 것을 내어주며 우리를 만든 그러한 바탕 그 자체인 것처럼 ... 그 두리 뭉실하고 부드럽고 완만한 우리의 산이 품어 만든 도형이 한국인의 심성이고 이 심성이 만든 이야기가 비단이요 처마요 버선코며 저고리의 곡선이다. 제 아무리 예쁜 서양의 집을 짓고 서양의 생활 속에 묻혀있어도 본질이 변할 수 없음은 우리의 바탕이 변할 수 없음 때문이리라.
겨울산
이러한 모습을 한 우리네 한국인이 만든 명작 하나 색동... 언젠가 나는 명품하나를 보았다 -폴 스미스 ... 어? 이건 우리조상이 물려준 위대한 유산중의 하나인데? 이 아름다운 유산이 우리의 소홀함으로 빛을 잃고 유럽의 모습으로 세계 곳곳에서 한껏 폼내고 있는 듯 하였다. 일부의 사람은 색동의 맛은 오방색에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으나 나의 색동에 대한 관념은 아름다운 옵티컬을 만들어내는 줄무늬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인지에 자리한 색동은 흔들림이 도달되어 저장되고 수용된 정신적 조작의 산물인 줄무늬로 남아있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폴 스미스의 컨셉을 보는 순간 색동의 리 디자인으로 와 닿았던 듯 싶다. 한국인이 만든 또 다른 명작 하나 선의 작품들 .... 한국은 선의 나라라고 한다. 한옥 기와의 아름다운 선의 처마가 있고 버선코가 있고 저고리의 배래의 선이 아름다운 나라.. 그러나 한국은 처마가 있어서 선이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고, 버선의 곡선이 있어서 선이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고, 저고리의 옷의 배래가 있어서 선이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다. 이들은 부드러운 심성의 한국인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물일 뿐이리라. 한국인의 심성은 선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민족이기 때문에 그 결과물은 아름다운 선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산청마을
그 심성은 아름다운 선의 산이 우리에게 준 당연한 산물인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하여 그 우리의 정신을 보여준 비단과 같이 고운 우리의 마음을 우리의 산과 강인한 줄무늬의 색동을 접목시켜 진정한 우리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우리나라 국토의 70%를 차지한 완만한 곡선의 산과 색동의 줄무늬와 부드러운 비단과 그 속에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내 그림에 온전히 담으려 하였다. 때론 바탕과 도형은 전이되기도 한다. 나는 나를 있게 한 바탕의 산을 전이시켜 이야기를 담는 도형으로 승화하여 우리의 산을 표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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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전공 |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광고디자인전공) 졸업 |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학교 연구교수
경력 | 지구레코드 디자인실 및 종합광고대행사 MBC애드콤 근무 | 개인전2회 (미국 포틀랜드, 마산 대우백화점 겔러리) | 국내외 단체전 250여 회
현재 | 대한민국 디자인전 초대 디자이너 | 경상남도 산업디자인전 초대 디자이너 | 경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Email | sungkyu@kyungnam.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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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912-최성규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