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안경진 조각 展
<원형의 폐허들>
각인-角人_160x55x130cm_혼합재료_2012
갤러리 담
2012. 8. 22(수) ▶ 2012. 9. 4(화) Opening : 2012. 8. 22(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7-1 | 02-738-2745
원형의 폐허_70x50x85cm_합성수지에 채색_2012
평론/형상 혹은 환영phantom의 유희들: 새로운 감각의 논리를 향해 백용성 (철학, 미학)
안경진 작가의 이번 전시작품들은 이전 전시의 작업들과 긴밀한 연관을 갖는다. 그것들은 먼저, 일종의 구상적 조형들의 유희들이다. 이전 작업이 빛과 그림자의 유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업은 조형성 자체의 그것에 집중한다. 그것은 또 어떤 의미에서 빛-그림자의 기체적인 공간으로부터 물질적이고 조형적인 공간으로의 회귀 혹은 변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그의 작업들과 더불어 전통적인 조각의 공간으로 되돌아오게 된 것인가? 전혀 아니다. 내가 보기에 그의 조형적 언어는 오래 전부터 전통을 벗어났다. 즉 우리는 순수 회화적 공간처럼 순수 조각적 공간이 있어서, 우리의 무사심한 관조를 기다리는 그러한 조각품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요지경>이란 작품의 경우가 그 이행을 잘 보여준다. 하나의 작품이라면 그것은 충분히 전통적인 부조이다. 그러나 안 작가는 이중의 비틀림을 수행한다. 각 작품은 뱃지와 구상적 얼굴들로 전체 뱃지의 형태를 빗어내고, 동시에 다른 표정들이 담긴 뱃지를 배치함으로써 그는 ‘연극적’ 상황을 만들어 낸다. 다른 작품들도 각각 익숙한 구상들을 보여주지만 그 역시 게스탈트(Gestalt) 심리학의 형태들처럼 이중적 구상들을 보여준다. 이것은 A이기도 하면서 B이기도 하는 동일률의 붕괴를 만들어내는 사태이다. 예를 들어 A는 무릎을 꿇은 한 병사의 이미지이다. 육중한 물질감과 존재감을 통해 우리는 그것을 식별할 수 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해골이라는 B의 이미지가 출현한다. 이러한 이행과 변형은 시각적, 촉각적 감각의 변용과 더불어 진행된다. 그것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환영의 경험을 줄 수 있다. 더구나 그 경험은 단순히 시각적인 ‘재미’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종이 위에 있는 형태들이 아니라 구체적 신체의 현존과 더불어 일어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품은 처참한 실존의 외로움이라든가, 존재의 실존성으로 우리의 몸을 주파할지도 모른다. 관객들은 이와 다른 작품들 속에서도 이와 유사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변용과 변형 즉각적인 이행은 문제적 페르소나와 상징적 형상들의 내면이나 깊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표면의 효과로서 출현한다. 이러한 효과의 의미는 무엇일까? 작품들은 그 본질의 현현도, 본질과 현상의 괴리가 아니라 환영자체의 유희들로 우리를 이끈다. 따라서 우리는 촉각적, 실존적 환영들의 존재에 대해 말할 수 있다. 눈앞에 현존하고 있지만 알려진 어떤 정체성으로 되돌릴 수 없는 그러한 비-동일성의 사태. 그리하여 나타나는 환영 효과. 그것은 어떤 제 3의 힘을 불러들이는 것일까? 혹 그것은 이 질서 잡힌 세계를 운용하는 부계적인 원리들을 비틀고, 그 부계적 정체성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대로 모방적으로 반복하는 게 아니라, 차라리 비-모방의 반복을 반복하는 서자(庶子)의 사유를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유일하게 이중의 형상을 갖지 않은, 여성적인 것의 상징이었던 <비너스>는 오히려 알려진 그 육체성을 사라지게 하면서 가녀린 선들에 의해서 희미하게 그 무엇을 현존케 하는 게 아닐까? 남성성과 여성성, 지배와 피지배 - 그러한 이분법적 구획을 강제하는 부계적 원리. 알려진 형상과 또 달리 알려진 형상의 동시화, 환영화를 통한 이분법으로부터의 탈주 경향. 안 작가의 조형언어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이러한 구획된 이분법을 넘어서는 경계에서, 새로운 감각의 논리로 향하는 문턱에서 성립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작가노트 영국의 저명한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 박사는 그의 저서 “The Human Zoo"에서 풍선을 어미오리로 착각하는 새끼의 예를 들며 이미지를 통한 각인의 강력한 작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에 대해 서술하였다. 편향된 시각적 인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는 곧 고정관념으로 고착되어 대상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과 해석을 차단하고 ‘비둘기=평화’와 같은 일반화를 가속시킨다. 이와 같은 일반화는 범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여 보다 용이한 소통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획일적이고 배타적인 사고를 초래하기도 한다. 더구나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주변은 적극적인 각인을 목적으로 한 수많은 이미지로 가득 차있다. TV와 인터넷, 영화 등은 직, 간접적으로 무수한 광고를 끊임없이 재생하여 기업과 특정 단체 등의 상품과 이미지를 우리에게 각인시키며, 화려한 패션 잡지와 최첨단 전자제품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생산하여 ‘뒤쳐진 자’와 ‘앞서가는 자’에 대한 이미지의 수용을 강요한다. 이렇듯 반복적이고 맹목적이며 계산적인 각인의 홍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현실을 적시하고 풍자하기 위해 나는 상반된, 또는 다수의 의미를 함유한 복수의 이미지들을 하나의 형상에 구현하였다. 각 작품이 형성하는 보편적인 이미지를 바라본 관람자는 이미 각자에게 내재된 각인의 발현을 순간적으로 경험함과 동시에 곧 작품의 내용이 제공하는 다의적 해석의 기회를 뒤이어 깨닫거나, 반대로 작품의 내용이 제공하는 이미지의 보편적 상징성으로 말미암아 형상에 주목하지 못하는 오류가 앞선 경우와 동일한 각인의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할 수도 것이다. 무수한 이미지의 범람과 반비례 되어가는 사고의 편협, 그리고 반복적 각인을 통해 형성되는 맹목적 추구가 만연한 지금을 살고 있는 현대인으로서, 나는 조심스런 질문을 던진다.
|
|
|
|
■ 안경진 安京眞 An - gyoung jin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대학원 졸업 |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조소전공 졸업
개인전 | 2011 ‘그림自자’, 그림손 갤러리, 경기문화재단우수작품지원 | 구로아트밸리 갤러리, 기획초대전 | 2006 ‘BATON-RELAY', 매스갤러리, 기획 초대전 | ‘바람-wish&wind' - 美素芝, 기획 초대전 | 2004 '여행', 인사아트센타, 기획 초대전
그룹전 및 단체전 | 2012 JAHARTIST, 자하미술관 | 솜씨 2주년 기념전, cottonseed | 2011 MY PRIDE DONGGUK, 세종문화회관 | 2010 문래아카이브전, 영등포 아트홀 | 동국조각회전, 갤러리 동국 | 2009 얼굴, 서울시내 공공기관 9개소 | 구구절절, 홍익대학교 미술관 | ASSAF, 구 기무사 | Super Hero전, 구로 아트벨리 | 노래하는 눈, 구로 문화재단 | 일상의 당혹, 우석홀 | 2008 조용한 각개전투, 서울대학교 문화관 | 2006 아트 & 파크 전, 성남아트센타 | 관악현대미술대전, 안양문예회관 | 포천미술협회 정기전, 반월아트홀 | 한국현대구상조각의 흐름전, 서울 시립미술관 | People under the landmark of seoul전, 175 갤러리 | 표류일기, 동덕아트 갤러리 | 자연 사람 어울림 전, 반월아트홀 | 부자와 빈자에 대한 사소한 단상, 신한 갤러리 | 세계의 빛 우주의 빛, 세종문화회관 | 현대 미술제, 반월아트홀 | 2005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립 현대 미술관 | 경기 미술 협회전, 반월아트홀 | 단원 미술 대전, 단원 미술관 | 현대 미술제, 반월아트홀 | 物質 과 analogue전, 하나아트 갤러리 | 포천 미술협회 정기전, 반월아트홀 | 회룡 미술대전, 의정부 예술의 전당 | 2004 지상서화작가 초대전, 포천문화원 | naked '142857'전, 갤러리 반 | 포천 미술협회 정기전, 반월아트홀 | 경기 북부미술 그 비상전, 경기도 제 2청사 | 구상조각대전, 세종문화회관 | 프로젝트 ai 스페이스 3전 'angel', 총신대학교 도서관 | 2003 naked 'the hole'전 , 코엑스몰 | 반월아트홀 개관전, 반월아트홀 | 신비의 건강여행전, 한국 공예 예술 문화원 | 2002 naked 창립전, 대림 갤러리 | 뉴프론티어전, 공평아트센타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우정사업 조달사무소, 계룡시 | 한국토지주택공사, 오산시 | 한국토지주택공사, 김포시 | 롯데마트, 춘천시 | 매스 갤러리, 서울 | 삼성중공업, 파주 쉐르망 헤르빌 | 대한주택공사, 수원 율전지구 | 대성산 조각공원, 단양군 | 인삼박물관, 금산군
현재 | 흙속의 사람 조각공장장 | 프로젝트그룹 아랫실 대표 | 서울조형연구소 연구원 | 한국 미술협회 회원 | 현대공간회 회원
|
|
|
|
vol.20120822-안경진 조각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