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정 展

 

THE MOON

 

인연_22x33.3cm_oil on canvas_2011

 

 

노암 갤러리

 

2012. 7. 11(수) ▶ 2012. 7. 17(화)

Opening : 2012. 7. 11(수) PM 6:00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 | 02-720-2235

 

www.noamgallery.com

 

 

견우에게_116.7x91cm_oil on canvas_2012

 

 

The Moon

최정미(독립큐레이터, 경희대 겸임교수, 협성대 강사)

 

도자기, 조선백자: 도자기(陶瓷器)는 흙으로 빚어서 만든 그릇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점토에 장석, 석영 따위의 가루를 섞어 구워서 만들며 재질이나 특성에 따라 자기(瓷器), 도기(陶器), 사기(沙器), 토기(土器) 등을 일컫는 말이다. 인류가 처음 토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대략 서기전(西紀前) 1만년에서 6000년경 사이이며, 우리나라에서 토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대략 신석기 시대인 서기전 7000~5000년경이었다. 신라, 고려, 그리고 조선도자기... 조선도자기를 가리켜 소탈한 서민적 모습이 있다고 한다. 인위적인 기교가 나타나지 않은 자연스러운 것과 대중이 널리 참여하여 그들의 소탈한 의지가 양반문인 계급의 미의식과 융화되어 표현된 것은 조선시대 도자기가 가진 특징의 하나로, 한국인의 미의식은 자연을 보는듯한 아름다움에 있었다고 한다. 김승정의 작품에는 그 자연을 보는듯한 아름다움과 꾸밈없는 소탈함, 그리고 깊이가 있다. 특히 작가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달 항아리는 마치 달처럼 생겼다고 하여 지칭되는 조선백자로 기형이 유연하며 너그러운 양감을 지니면서 지극히 평범하고 꾸밈이 없으며, 보면 볼수록 사람을 끌어당기는 깊은 매력이 있다.

 

 

못다 부른 노래_100x80.3cm_oil on canvas_2011

 

 

예술, 정신: 예술은 형태를 갖추고 있는 작업의 결과물을 지칭할 수도 있고 또는 세계를 반영하거나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또 하나의 세계인 정신적 태도를 뜻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가끔은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그 내면에는 또 다른 감정이 숨어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장자가 꿈에 호랑나비가 되어 훨훨 날았다. 꽃과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즐거운 나비 그 자체였다. 그러나 깨어보니 자기는 장자가 아닌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인가, 나비인 자기가 꿈속에서 장자가 된 것인가...(작가노트中)” 김승정의 작품에는 달 항아리, 다기(茶器), 사발(沙鉢) 등 도자기라는 형태를 갖춘 시각적 결과물들이 놓여있지만, 그 내면에는 오랫동안 숨겨두었던 작가의 정신적 형태가 그 모습을 감추고 있는 듯하다. 백자와 한 송이의 꽃봉오리가 그려져 있는 ‘마음 한 움큼’(65.1x53cm_oil on canvas_2009 김승정), 에서는 수줍음이 가득한 소녀의 감성이, 초록색 식물이 있는 유리병위로 떨어지는 빗방울과 구름이 있는 ‘비갠 후’(90.9x70.7cm_oil on canvas_2009 김승정)에서는 알 수 없는 서정적(敍情的)인 정서(情緖)가, 보라색 톤의 겨울하늘, 휘날리는 나뭇가지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백자항아리 ‘Once in a blue moon (91x91cm_oil on canvas_2011)에서는 모진 풍파 속에서도 늘 의연할 것만 같은 작가의 단호함이 느껴진다. “캔버스에 도자기 하나를 그려놓고 내가 좋아하는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본다. 바람, 구름, 하늘, 흙, 물, 새, 꽃, 달, 별, 나무... 그러면 도자기에 바람의 마음, 구름의 마음, 하늘의 마음이 아로새겨진다.”, “잘 듣기 위해 때로는 침묵한다. 깊은 우물에 두레박을 드리우듯 마음을 깊이 가라앉히면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 마음으로 듣는 소리..”(작가노트中)”

 

 

마음 한 움큼 I_65.1x53cm_oil on canvas_2009

 

 

미적 태도, 창조: 미적 경험을 확장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인간의 마음자세나 성향을 미적 태도라고 하는데, 일상적 삶의 관심이나 요청에서 주체(主體)를 해방시키거나 또는 한 사물 현상은 다른 사물 현상의 원인이 되고, 그 다른 사물현상은 먼저 사물 현상의 결과가 되는 인과 관계(因果關係)로부터 행방됨으로써 현실을 벗어나는 객체의 숭고한 특질(特質) 혹은 직접적으로 주어진 감각적 특질(特質)에 몰두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 태도가 가끔은 행위로서도 즉 쉼 없이 실험하는 현실의 변형의 행위로서 그리고 변화가 많은 새로운 삶의 관계와 현실 관계의 유희적(遊戱的) 산출이라는 행위로서도 존재함이 전해진다.

“벚꽃 잎이 휘날린다. 떨어지는 꽃 이파리 하나를 손으로 받았더니 마음까지 여릿여릿한 분홍으로 물든다. (작가노트中)" 김승정은 감각적으로 지각 가능한 특징들처럼 대상에 객관적으로 속할 수 없는 내용들을 의식하기 이전의 감정이입을 통해 그것들들 저장하는 영혼의 한 부분으로부터 창조적 활동으로 환원시키고 있다.

 

 

비움 I_50x60.6cm_oil on canvas_2011

 

 

색, 그리움: 프랑스 상징주의(象徵主義 Symbolism;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문학 운동으로 미술에서는 표현 방법에서 상징적 요소를 많이 쓰는 작품을 뜻함.) 운동을 이끈 화가이자 이론가인 모리스 드니(Maurice Denis 1870~1943)는 상징주의 관점에서 예술 작품은 각 개인의 고유한 감정의 해석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해석’의 과정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 상상력과 꿈이라고 했다.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고갱(Eugene Henri Paul Gauguin 1848~1903)은 색이 사상과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했다. 김승정의 작업에서 색은 외부의 현실을 모방하고 묘사하며 표현하기보다는 감정적이고 정신적인 내적 진실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또한 그 색은 감정과 사상을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할머니~를 부르면 달려 나와 볼을 부비시던 할머니... 추운겨울 밖에서 놀다 들어가면 빨갛게 언 손을 붙잡아 녹이며 아랫목에 넣어주시던. 그 사랑은 내 아버지에게로 흘러 아버지 또한 그런 사랑을 내게 베푸셨나보다.(작가노트中 )” 김승정의 색에는 그리움이 묻어있다. 연보라와 회색빛이 은은히 묻어나는 달 항아리 속에, 두, 세 가지의 회색빛이 묻어나는 나뭇가지에, 그리고 투박하지만 겹겹이 드러나는 푸른 회색빛 사이로 한층 두층 쌓여있는 질그릇 속에... 그리고 그 색들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조선백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흙으로 빚지 않은 색으로 빚은 그림, 그 그림에는 꾸밈없이 소탈하고 자연스러움이 은은히 드러난다. 이렇듯 작가는 색이라는 매체를 빌어 감정적이고 정신적인 내적진실이란 그림을 빚고 있는 것이다. ■ 최정미

 

 

 

 

■ 김승정 Kim, Seung-jung

 

2007-2012  아주대학교 평생교육원 회화과정 |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서울여자대학교 가정학과 졸업

 

개인전  | 2012  THE MOON, Noam Gallery, 서울

 

그룹전  | 2012  The Story, 갤러리 이즈, 서울 | 2011  Open Your Paradise, Noam Gallery, 서울 | 2010  Processus Esthetique, 노암 갤러리, 서울

 

 

 

vol.20120711-김승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