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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주 展
기猫한이야기
골덴_130x130cm_캔버스에유화_2011
갤러리 봄
2012. 7. 1(일) ▶ 2012. 7. 8(일) 부산진구 부암동 698-5번지 | T.051-704-7704
데미안_130x130cm_캔버스에유화 2011
캔버스에 유화 로 작업을 한다. 떠오르는 이미지를 굉장히 단순하게 드로잉하고 찍어놓았던 사진을 그 드로잉에 맞게 조합한 다음 채도와 대략적인 색감을 설정하고 이 에스키스를 근거로 작업을 한다. 이때 나오는 이미지는 굉장히 디지털적인데 이를 의도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기도 한다. 이질적인 느낌이 현실과 이상을 구분지어 주는 이상세계를 표현하는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미적지근하고 중간적인 모든 것 에 흥미가 있다. 작가에겐 행복과 불행의 중간이 가장 안정적이며 이상적인 세상이다. 일상적인 어딘가 묘하게 다른 풍경 속 에는 이런 이상세계에 대한 갈망이 숨어 있다. 그림 속에 간혹 등장하는 고양이 혹은 사람은 하나같이 뿔 을 가지고 있는데 그 비현실적 인 형태는 현실과 작가가 만든 이상세계를 이어주는 안테나 같은 역할을 한다. 행복과 불행도 굉장히 상대적인 느낌인거 같다. 이 중간이 가장 안정적이고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려 나가는 세상은 흔히들 말하는 프로방스나 유토피아 같은 이상세계와 현실의 중간에 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나의 이상세계는 이상하다. 이런 이상한 이상세계를 보고 이상한 가운데 느끼는 나의 안식을 공유 하고 싶다.
그때너는 붉었다_145.5x112.0cm_캔버스에유화_2009
이상한 세계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어린 시절 나에게 기억이라는 것이 생겨나고부터 내게 영향을 줬던 주변의 환경과 만난 사람들 그 당시의 하늘과 내 인생 최초 호기심의 발단 이였던 머리, 가슴, 배 로 구분되는 다리가 6개 달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할까? 아니면 여섯 달을 함께 보내다가 차라리 내가 죽는 꼴을 보는 게 났겠다고 판단한 첫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까? 나에게 그림은 글보다 먼저 익힌 표현 수단의 하나였고 숨쉬기와 다를 바 없는 자연스러운 행위였다. 남들에 비해 어느 것 하나 특별할 것이 없었던 나에게 유치원 선생님의 의무에 가까운 무의식적 칭찬은 그 당시 나에겐 상당히 기분 좋은 경험 이였고 그때부터 난 내가 진짜로 그림을 잘 그린다고 착각하는데 대부분의 삶을 허비 했던 것 같다. 이 평범하고 지루한 이야기는 나에게 그림은 남과 나를 구분 지어주는 특징이자 도피처라는 것을 말하고자하는데 있다. 이때부터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가 이상적인 장소 이자 세계였고 이 주관적인 세계를 통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자신만의 도피처에 대해 질문 하고 싶다. 내가 그리는 이상세계는 흔히들 말하는 이상의 세계와는 괴리가 있다. 오히려 불안하고 적막하기도 하다. 이런 이상이 아닌 이상한 세계를 나는 왜 도피처로 삶고 있을까?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도 아니고 트라우마 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특별할 정도로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그때너는붉었다#3_324x130cm_캔버스에유화_2012
보통의 공간 내가 만든 이상한 세계를 뭐라고 부를지에 대한 고민이 드디어 끝났다. 중간 세계 또는 보통의 공간.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안정 적이고 이상적인 감정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미적지근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평범함을 지향하지만 내 이상세계가 이상해 보이 는 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기 때문이다. 평범함과 유일함 은 공존 할 수 없는 모순되는 단어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나의 이상은 이곳과 닿아 있는 것 같다.
유년기에 대한 기억 어쩌면 지금의 작업은 모두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일 지도 모르겠다.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모두 덜 성숙했던 시절 (미적지근했던 시절) “오늘은 어떤 곤충을 잡아 볼까?” 가 고민의 전부였고 집에서 좀 걸어가면 풀숲이 우거진 강가 가있었는데 거기서 온갖 곤충들을 채집하고 관찰 하는 게 유일한 일이였다. 물론 뿔 이달린 고양이나 꼬리가 여섯 개 달린 사슴은 없었지만 그런 이상한 동물들에 대한 동경과 환상이 있었다. 장미 가시를 떼어 코에 붙여 내가 자연의 일부가 되고 코뿔소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의 작업들도 피터팬 콤플렉스에 빠진 어른의 유아적인 발상일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 내가 서있던 그곳에 그때의 감정 그대로 다가가고 싶다. 보통의 공간은 바로 그곳이다.
Stranger_194x130cm_캔버스에유화_2012
슈뢰딩거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모순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 실험에 등장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다. 이런 모순되고 이도저도 아닌 상태는 내가 흥미 있어 하는 중간적인 느낌과 잘 맞아 떨어진다. 내 중간 세게 가 가지고 있는 모순되지만 이상적인 상황을 표현하고자 했다. 살아 있지도 죽어 있지도 않은 슈뢰딩거는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지만 이상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모순과 닮아 있다. 슈뢰딩거는 보통의 공간에 올 자격을 가진 것이다.
猫한 사슴 작업실이 너무 적막하고 외롭다며 친구가 고양이를 사왔다. 어려서부터 동물들을 좋아해 거미, 사슴벌레, 개미, 메뚜기, 햄스터, 거북이, 도마뱀, 앵무새, 땅강아지, 식충식물, 선인장, 리톱스 따위는 길러 봤지만 고양이는 처음이라 흥미로웠다. 친구가 데려온 이 두 마리의 고양이들은 흥미롭게 도 전혀 특별할 것이 없었다. 고양이는 너무 고양이 같았다. 흔히 길고양이 라고 부르는 것들과 같은 품종.. 길거리 어딜 가도 이 녀석 들을 볼 수 가 있었다. 어린왕자의 장미와 지구에 핀 수억 송이의 장미마냥 골덴과 데미안으로 구분되는 것 이외에는 작업실 밖의 녀석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이름도 편의 상 필요했을 뿐 녀석들은 자기가 골덴 인지 뻬베오 인지, 데미안 인지 트레이시 인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이 녀석들을 보고 있자니 어쩌면 골덴과 데미안이야 말로 보통의 공간과 가장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내 그곳으로 녀석들을 데려 가던 날 이름이라는 불분명한 특징 대신에 뿔을 달아 주었는데 꾀 마음에 들었다.
Beautiful Stranger#2_91x73cm_캔버스에유화_2012
기猫한이야기. 작업실 식구 데미안. 그는 어디에나 있다. 출근길 골목에서도 집근처 공원에서도. 그녀석이 이녀석인지 이녀석이 그녀석인지.
당신의 이상과 나의 이상의 괴리는 이처럼 같은 고양이를 바라보는 다른 타자들 머리속의 작가의 고양이 와도 같다. 이 이상한 이상세계로 당신을 초대해 본다. -배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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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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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701-배남주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