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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展
구석의 도상
구석공간_116.8x80cm_oil, acrylic, conte on canvas_2011
갤러리 온
2012. 5. 27(일) ▶ 2012. 6. 9(토)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69 영정빌딩 B1 | 02-733-8295
구석공간-무단침입_90.9x72.7cm_oil, acrylic, conte on canvas_2011
현대는 속도의 시대, 문명의 발달은 끝없이 현대인에게 새로움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사회화가 반복적으로 강요된다. 현대라는 거대한 문명 시스템 안에 개인에게는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모순으로 인해 개인성을 상실한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복잡하게 연결된 세계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거의 본능적으로 소통을 갈구하고, 그럴수록 자아는 더 혼자이고자 함을 추구하게 된다. 인간은 이러한 모순 속에서도 외형적으로 문제없이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내면적으로 어떤 불완전함을 형성하고, 그러한 분열로 인해 자아를 상실해가는 과정에서, 소통에 대한 두려움과 욕망을 나타낸다. 김기석 작가의 ‘구석의 도상’ 展에서는 현대인들이 사회에서 모순으로 인해 개인성을 상실한 현대인들의 두려움과 욕망을 나타내고, 변질 된 사회 속에서 홀로이기를 끊임없이 갈망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작가의 시선으로 캔버스에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작가에게 ‘그리기’라는 행위는 단순한 페인팅의 개념이 아니며. 그에게 있어서 그리기는 유일한 탈출구이자, ‘나’자신의 자아를 보여주는 도구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에게 있어 비개인화 된 사회 속에서 개인적 소통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어떤 감성을 느껴 볼 수 있을지를 기대해 본다. 갤러리 온 큐레이터 이희복
정의 불가능성-멜랑꼴리_97x130cm_cement, oil, acrylic, conte on canvas_2012
작가노트 작업실 한 구석 그 곳의 의자 위에 구석을 등지고 앉아 한참을 응시하자, 이 구석은 마치 무엇으로부터 잘려나간, 그래서 극도로 개인적이며 사소한 공간이 된 듯 했다. 응시가 작업실 밖의 세계를 향하자 어떤 공상이 시작되었다. 제각기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로 얽힌 저 세상은 융해하여 거대한 규모의 공간으로 꿈틀거렸다. 이내 그 덩어리는 이 곳을 향하였으며, 구석공간이라는 그 사적인 영역의 공간마저 삼킬 듯 확장해 들어오는 공상이었다. 이번 작업들은 이러한 응시에 잇따른 상상적 이미지로부터의 번져나감에서 발단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어떤 것을 설명하는 것일까? 혹시 그것은 나만의 상상이 아니고 현대인의 경험이 의식에 잠재된 형태가 아닐까? 또는 현대인이 욕구하는 어떤 상황의 반작용적 이미지는 아닐까? 그렇다면 현대라는 거대한 문명 시스템 안의 개인에게는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문명의 발달은 끝없이 현대인에게 새로움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사회화가 반복적으로 강요된다. 그래서 시스템 안에서 이루어지는 현대인의 판단과 행동은, 많은 부분 그 새로움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며, 자의적인 활동 역시 시스템이 의도하는 바를 기저에 두고 일어나는, 새로운 사회화의 무의식적 예비 행위일 수 있다. 사회화라는 표현을 빌렸지만 사실 그러한 현상들은, 개인성이라는 에너지를 비개인화를 위해 소모시키고, 마침내 개인으로부터 개인성을 소멸시켜버리는 일체의 현상을 지시한다.
정의 불가능성_80.3x80.3cm_oil, conte on canvas_2011
의지와 무관히 복잡하게 얽혀나가는 현대사회에서 개인성의 담보는 의심되지 못한 채, 반성 없이 일어나는 비개인화를 통해 개인의 의식은 ‘집단 개인’이라는 모순의 벽안에 갇히게 된다. 흔히 ‘군중 속의 고독’을 통해 개인은 존재에 대해 관조할 기회를 갖지만, 여기서의 ‘집단 개인’이라 함은 그 의식이 이미 집단화한 개인이며, 개인성을 상실한 개인이기에 그 벽은 간파되지 않는다. 자신의 것을 시스템의 것으로 대치함으로써만, 다시 말해 스스로 더욱 정교하게 시스템화 됨으로써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모순적 개인이다. 물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나 그 명제가 참이라 하여 반성 없이 추구되면, 사회적 특성을 지닌 인간을 사회적 특성만을 가진 동물로 등가 정의하려는 시선이 증가할 것이며, 그로 인해 시스템 내의 가치로만 평가하려는 시각이 우세해질 것이다. 그러한 관점의 강도가 어떤 임계값에 근접하면, 인간에게 동시에 존재하는 비사회적인 부분은 정상적이지 못한 경로로 분열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이러한 현상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유보한다. 분열이 일어나 소멸되어버릴 수도 있지만, 분열 이후 개인성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적 상황을 이러한 문맥에서 감지할 때, 나의 작업은 개인적인 존재들과 그것을 훼손하려는, 나아가 잠식하고 점유하려는 존재들의 뒤섞임이다. 일종의 그런 기호들의 싸움터이다. 화면을 가르는 3개의 축은 구석의 도상이며, 개인적인 공간을 은유 한다. 개인적 공간은 무작위로 침투해 들어오는 존재에 의해 점유 당한다. 그 존재들은 마치 무한한 증식만이 목적인 듯한 유기적 단세포 같다. 이들에 잠식당한 공간은 낯설고 혼란스러워지며, 3개의 축은 간파되지 않는 유리벽을 연상시키는 도상으로 변질된다. 사유지를 상실한 개인성이 옮아갈 수 있는 공간은 원형적 공간과도 같은 자연이지만, 개인이 비개인화 할수록, 문명에 힘입을수록, 그곳은 타자로서 외재화되며, 그 간극은 점점 벌어지게 된다. 이렇게 침해되고 변질된 공간에서 원형적 공간마저 추구할 수 없는 개인은, 왜곡을 통해 적응할 수밖에 없으며, 우울을 겪는 불안정한 몸짓으로 나타난다.
집단개인-쇄도_100x150cm_pencil, conte on paper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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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527-김기석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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