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람 展

 

‘애도에의 애도’

 

Victim-Lamentation 2_130x97cm_Oil and acrylic on canvas_2011

 

 

마이클 슐츠 갤러리

 

2012. 5. 24(목) ▶ 2012. 6. 20(수)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8-17 네이쳐 포엠 301 | 02-546-7955

 

www.schultzgallery.co.kr

 

 

Victim-Lamentation 3_130x163cm_Oil and acrylic on canvas_2012

 

 

마이클 슐츠 갤러리 서울에서는 오는 5월 24일부터 6월 20일 까지 한국의 젊은 작가 이보람(1980-)의 개인전 ‘애도에의 애도’을 갖는다. 이보람은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학과를 졸업 하였으며 2009년 프라임 문화재단 1기 입주작가로 선정된 바있으며 2011년 송은 갤러리에서 가졌던 ‘CUT OUT’. 작가는 전쟁과 테러 희생자들의 울부짖는 얼굴과 상처 입은 신체, 흘러내리는 피를 담은 보도사진을 그린다. 전쟁이나 테러 보도사진을 인터넷으로 수집한 뒤 피에타, 희생자, 애도와 같은 기독교 미술의 전통적인 주제에 대입하여 박제화된 성상을 그리는 형태로 작업해 왔으며, 분홍이라는 아름다운 색을 이용하여 잔인한 현실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작품을 포함하여 20 여 점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작가가 이런 사진들을 그리기 시작한 건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신문이나 텔레비전의 뉴스에서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수많은 게시판에 계속해서 올라오는 전쟁 보도사진 안에 피 흘리는 희생자들과 불타는 도시의 사진들을 본 순간부터였다. 클릭 이라는 단순한 동작으로 방에서 편하게 그들의 가장 고통스럽고 사적일 수 있는 얼굴들을 마치 풍경사진을 보듯,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 단지 약간의 죄책감만을 느끼면서 - 무심코 흘려 보내고 있는 이러한 행동에 불편함을 느꼈다. 작가의 작업 단계는 이렇다.

 

 

Lamentation For Lamentation 1_163x130cm_Oil and acrylic on canvas_2012

 

 

전쟁이나 테러보도사진들을 인터넷에서 수집한다. 희생자 사진들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기괴하게 일그러지고 부서진 자동차나 건물 사진들도 수집한다. 수집한 사진들을 기독교 미술의 전통적인 주제들에서 가져온 “Pieta", "Descending"("Christ Descent from the Cross"), "Lamentation"이나 “피 흘리는 얼굴”, “시체”, “이상한 장면들”로 분류한다. 사진들을 사건이나 지역, 연도 등의 내용으로 분류하지 않고 이미지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자료 수집에서 그리기에 이르기까지, 작업의 모든 과정은 ‘지우기’를 동반한다. 사진 너머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현실에서 잘려 나온 인물들의 피부색은 모두 회색으로 탈색되고, 눈은 지워진다. 붉은 피만 원래의 색을 유지한다. 서너 장의 사진들을 합쳐서 만들어내는 <희생자>에서는 이를 좀 더 중점적으로 보여 준다. 생명이 사라진 동물의 박제처럼, 완성된 희생자 이미지 또한 텅 빈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 위에 ‘사랑’을 상징하는 분홍색 물감이 덮어지지만, 잔혹한 현실은 더 잔혹하게 부각된다.

작가의 작품에 지배적인 색채는 분홍빛 이다. 분홍색은 ‘사랑’을 상징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가장 상업적인 색이기도 하다. 감정이 담겨있는 듯 따뜻해 보이지만 사실은 텅 비어있는. 이 색은 현대인이 가지는 가벼운 죄의식과도 닮아있다. 최근의 <희생자> 작업들에서 보도사진의 희생자들을 박제화된 성상처럼 아이보리 색채를 이용해 그려냈다.

 

 

Crying 2_73x61cm_Oil and acrylic on canvas_2012

 

 

이보람 작가의 작업에서 이러한 사진들과 관련된 주된 관심사는 그 장면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희생자들의 고통스러운 이미지들이 주는 감정적인 문제들에 연결되어 있다. 피부색도 생김새도 옷차림도 전혀 다른 타인들의 고통스러운 장면들을 보며 우리는 ‘여기에 있다’는 안도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그들의 고통을 마치 감상하듯 ‘그곳’ 과는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바라보기만 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런 죄책감이나 무기력함은 새로운 이미지들이 난무하는 미디어의 환경 때문에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작가는 이러한 감정적인 경험을 감정의 소비, 죄책감의 소비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보람 작가의 그림들에는 이런 전쟁의 희생자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내면심리가 반영된다. 작업의 시작점은 희생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수많은 매스 미디어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과연 본다는 행위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작가의 작업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단지 한 가지 전제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바라본다는 것)에 대해 전혀 궁금해 하지 않으면서, 혹은 의심하지 않으면서 바라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Mourning 1_53.5x45.5cm_Oil and acrylic on canvas_2012

 

 

 

 

■ 이보람 Lee, Bo-ram

 

1980  서울 출생, 한국 | 2004  서울대학교 서양학과 학사 졸업, 서울, 한국 | 2008  서울대학교 서양학과 석사 졸업, 서울, 한국

 

레지던시  | 2009  Neo-Prime 레지던지 프로그램 1 기 입주 작가, 프라임 문화재단, 서울, 한국

 

개인전  | 2012  애도에의 애도, 마이클 슐츠 갤러리, 서울, 한국 | 2011  CUT OUT, 송은 갤러리, 서울, 한국 | 2009  Bleeding Pink, 아트 스페이스 H, 서울, 한국 | 2007  무기력한 조합, 예술공간 HUT, 서울, 한국

 

그룹전  | 2010  KIAF2010 Artist Portfolio Presentation, 코엑스, 서울, 한국 | frozen in Time, 스페이스 15 번지, 서울, 한국 | ZERO IN_H emerging artists, 살롱 드 에이치, 서울, 한국 | 우리가 미래다, 갤러리 LVS, 서울, 한국 | 2009  아트인생 展, 의정부 예술의 전당, 의정부, 한국 | 우문현답, 쿤스트 독, 서울, 한국 | 공간이동, 자이 갤러리, 서울, 한국 | New Focus, 갤러리 LVS, 서울, 한국 | 2008  내일을 위한 작가 발굴 전, 백송 갤러리, 서울, 한국 | 브레이크 & 브레이크, 한 갤러리, 서울, 한국 | 타인에게 숨 쉬다-‘다섯 개의 방’, 갤러리 도스, 서울, 한국 | 2005  Vision 21-The Storytelling, 성신여자대학교 미술관, 서울, 한국 | cube_cube_cube, 대안공간 아룽 아트, 서울, 한국 | Inside out 회화 모음 전, 대안공간 루프, 서울, 한국 | 서울 청년 미술제 포트폴리오 2005,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 바라보는 시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갤러리 우석홀, 서울, 한국

 

 

 

vol.20120524-이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