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畵 刻 人 김준권 목판화展
靑竹-1208_75X119cm_채묵목판
인사아트센타 3층
2012. 5. 16(수) ▶ 2012. 5. 21(월) Opening Reception : 2012. 5. 16(수) 오후 5시 전시작품 | 2011-2012년 제작한 수묵(水墨),채묵(彩墨)목판화 약 40여점, 유성목판화 10여점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겨울바다_53X94cm_수묵목판
김준권의 작품은 평온하고 정서적이며, 함축되고 시적이며, 동방예술의 미적 특질이 풍부하다. 예를 든다면 그의 작품은 마치 한국의 산천으로부터 흘러나온 샘물처럼 영원히 마르지 않고 미래를 향해 흘러갈 것이다.
송원문 교수(판화가, 전 중국 판화가 협회 주석, 중국 중앙미술학원 교수)
대나무 숲_92X208cm_채묵목판
오로지 ‘목판화’를 통해서만 세계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려는 김준권의 궁극적 화두(話頭)가 <畵·刻·印>이 아니라 <畵·刻·人>이었음을 보면, 이는 단순히 기술을 능란하게 구사하는 ‘쟁이’를 넘어서는 것이며, 종국에는 그림(畵)과 프로세스로서의 새김(刻)과 찍음(印)이 모두 작가와 보는 사람의 마음(人)으로 귀결된다는 뜻이다. 목판화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사람에게로 다가서려는 그의 인간적 태도는 앞으로의 작업도 푸근하고 여유 있게 기다릴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그게 사람과 이별하고 가속도로 달리는 현대미술과는 다른 목판화만의 소박한 매력이기도 하다.
김진하(전시기획가, 우리미술연구소 품 소장)
대나무-1212 _50X79cm_채묵목판
김준권의 수성 다색목판화는 한국 현대 산수화의 방향을 제시할 만큼 독보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조선후기 진경산수화의 겸재 정선이나 단원 김홍도를 계승한 조형미를 떠오르게 하여 반갑기 짝이 없다. 현실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국토사랑, 부지런한 발품, 생거진천의 땅에서 받는 에너지, 50대를 넘어선 판화기술과 예술적 완숙, 한 작품에 대여섯판 이상 파고 찍는 강도 높은 노동을 감내하는 장인정신 등 여전히 건강하다. 김준권이 지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 않나 싶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생동生動하는 기운氣韻을 유지할 것 같다.
이 태 호(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대나무-1213_53X90cm_채묵목판
이번 전시회에 또 그가 내인 판화들은 『靑竹』 연작이다. 대나무가 외투를 입은 청회색빛 ‘겨울’을 벗고 야들야들한 연초록빛 ‘봄’으로 새 단장을 하였다. 종종 그의 주제는 소재 속에 녹아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대상이 가진 상징의 언어는 결을 따르되 결코 과장하지 않는다. 그저 그것이 거기에 있어 날마다 그것을 따라 읽고 만지고 그리고 즐기며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대나무도 그렇다.
머리오리는 소쇄하니 바람을 쓸고 가슴은 텅 비어 무심한데 사계절 곧은 그림자는 밤마다 달빛을 희롱한다. 나무도 아니요 풀도 아닌 비목비초非木非草의 한 가운데를 살아 백년에 한번 꽃을 피운다면 어찌 새 세상의 봉황을 못 부를까! ‘봉황새’는 중국 최초의 황제인 황제黃帝 때 나타났다고 하여 전설이 되었다. 봉황은 출현할 성군을 위해 나타나고 대나무는 그 봉황을 맞이하기 위해 열매(봉황새가 유일하게 먹는다는 ‘죽실’)를 예비한다는 ‘각본’. 대나무의 초고속 생장력(하루에 60~100cm를 자라 약 3개월 만에 성목이 된다.)이나, 마치 달이나 갈대 같은 것이 긴 세월을 치르는 동안 해뜩 변해버린 듯 기묘한 식물이라는 점도 관심거리지만 대나무다움은 역시 마디 속이 텅 비어 있는 ‘공동空洞현상’과 백년 만에 한번 꽃을 피우고 모두 죽는 미스터리의 ‘개화현상’에 있다. 단 한번 지핀 불길에 목숨을 건다? 사랑 말인가 깨달음 말인가...
靑竹-1203_56X89cm_채묵목판
김준권의 대나무 연작은 말하자면 이런 대나무의 유래와 성상과 빛깔을 무심히 껴안고 돈다. 그는 목판 위에 칼춤을 추면서도 무난하고 냉정하며 고독하다. 그가 그리고 파고 찍는 노동의 형태가 그러하고 묵언의 대화법을 감추고 있는 저 대나무 속 같은 ‘공동空洞의 마음’이 그러하다. 소나무와 버드나무의 중간에 놓인 다리쯤 될까, 조금 낭창낭창하다 싶지만 그렇다고 어떤 ‘바람’을 기대한 것은 아니니 이번에도 그는 과묵한 편이다. 가늘고 긴 대나무의 줄기든 가벼운 잎사귀든 그 그늘이든 그 볕이든 한 데 묶어 매 순간의 움직임을 차단한다. 대나무를 소재로 한 여느 수묵화들이 마치 대여섯 자의 거리를 두고 부분적으로 죽간의 크기와 길이를 정한 다음 잔가지와 이파리의 필력을 다듬는 짜임으로 흔했거나, 더러 뒤란이나 마을을 에워싼 대숲을 먹 번짐과 함께 넓게 담아내는 것들이었으되 아직까지 칼로 무수히 색점을 뜬 사례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가 몇 걸음 중경으로 물러나 전체 대숲을 잡아내고자 한 이유를 알만하다. 작품 『대나무 숲』에서 보듯 화면 하나를 댓잎의 파노라마로 즐기는 그의 한가로움이 멋지지만 숲 전체를 압도하며 정말 판각으로 도전하고자 한 담력과 그의 장인적 포부에서는 차라리 질린다.
일본에는 수성판화 ‘우키요에’가 있다면 중국에는 ‘수인목판화’가 있다. 우리에게도 동등한 지위의 판화는 없을까... 그는 의당 ‘수묵목판화’라 답한다. 뱃속의 아기 이름을 이미 지어놓은 것이다. 그가 불러줌으로써 비로소 기꺼워지는바 뱃속의 태동이 좋다. 그가 의욕적으로 전취戰取하고자 하는 것은 적어도 그 모국어적 독자성에 서있을 목표이니 우선 일본과 중국에는 없는 저 티 없이 맑은 기법에 흐뭇이 박수를 보낸다.
눈 내리는 날 죽총竹叢에 앉아보라. 거기 어디에 지상의 삿된 언어와 허튼 욕망이 도사리고 있으며 거기 어디에 위선과 훼절과 굴욕의 만신창이가 웅크리고 있는지! 김준권이 이제 그런 영어囹圄의 것들을 다 알았으니 바람이 능수버들을 매만지고 폭풍이 슬슬 대숲을 술렁이게 하는 서늘하고 선유仙遊한 칼놀림을 더 보여주면 아니 될까... 가늘고 곧아서 푸르른 것이 사시를 흔들며 우리들의 영혼을 맑혀주는 댓바람소리나 그 바람 그친 청정한 날 선지扇紙 같은 달빛이 지상에 그어대는 눈부신 수묵화를 그의 목판과 칼끝에서 바라본다.
내면의 판을 갈아 선경禪境을 찍는 그림수행 - 김준권의 수묵목판화의 길 - 中에서 김진수 /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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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권
홍익대학을 졸업하고, 1984년의 첫 개인전 이후 2012년까지 서울, 부산, 대구, 청주, 부천, 중국 북경, 일본 동경, 미국 LA 등지에서 28회의 목판화 개인전을 열었으며, 그 외에 많은 기획 초대전, 국제전에 참가했다.
주요 작품 소장처 | 국립 현대미술관 | 미술은행 | 서울시립미술관 | 상명대박물관 | 현대중공업 | 神州 판화 박물관(중국, 四川) | 魯迅大미술관(중국, 審陽) | 중국미술관(중국, 北京)등
홈페이지 | www.mokpan.net E-mail | kj08@cho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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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516-김준권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