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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展
담는 도자기
막백자 차항아리_18x18x17cm
갤러리 온
2012. 5. 13(일) ▶ 2012. 5. 26(토)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69 영정빌딩 B1 | 02-733-8295
막백자 차항아리_18x18x17cm
도자기의 기(器)는 그릇이란 뜻이며, 이것은 도자기가 매우 실용적인 예술품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기에 도자기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며 동시에 예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매우 손쉬운 예술작품이다. 도자기(도자조각이 아닌)를 실용성과 예술성의 조합이라는 개념을 가진 작가의 의도는, 형상보다 의미를 중요시하는 현재의 주류예술에서 한참 벗어난 매우 구태의연한 또는 공예품의 한계로 지적당할지 모른다. 그러나 도자기에서도 얼마든지 개념미술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현대예술이 작가의 의도를 관람객이 수용하고 또다시 다른 의미로 해석하며 소통하는 방식으로 비로소 완성된다고 한다면, 도자기 또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 각자의 생각과 경험, 취향에 따라 그 쓰임새를 달리하고 재해석하는 소통이 이루어진다.
달 항아리에 물을 담으면, 식기食器가 되고 달 항아리에 차를 담으면, 다기茶器가 되고, 달 항아리에 꽃을 담으면, 화기花器가 되고, 달 항아리에 마음을 담으면, 작품이 된다.
작가는 항상 도자기를 만들 때, 그것이 사람들이 실용적인 그릇으로 쓸 수도, 마을 즐겁게 해주는 작품으로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 해 두고 작업을 해왔다. 이번 <담는 도자기>전에서 작가가 내놓은 그릇에 어떤 것을 담을지, 그것은 관람객의 몫으로 열려있다.
막백자 철화매화문 다기
작가노트 봄이다. 봄은 항상 내게 차 향(茶香)과 함께 다가온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초가집 앞마당에 멍석을 깔고, 찻상을 차려놓고, 물을 끓여서 차를 내어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열 두 어 살 때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차는 향기로운 마실 거리였고, 다기는 그릇이었다. 아버지께서 만드시는 선이 고운 그릇들로 차를 마시는 일은 지금의 ‘커피한잔’과 다름없는 소소하게 여유를 부리는 <일상>이었다. 녹차가 점점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차에 대해 물어온다. 무엇이 좋은 차인지, 좋은 다기인지, 차는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어떤 이들은 다도(茶道)라는 이름에 차를 가둬놓고, 차 마시기를 매우 어려워하기도 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답하기가 정말 곤란해진다. 우리는 커피를 마실 때는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는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나의 경우)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작은 사이즈의 종이컵에 시럽을 약간 넣어 마신다. 여러 커피를 마셔본 결과, 요즘은 이 조합이 나에게 맞다. 차도 마찬가지이다. 꾸준히 차를 마시다 보면 어떤 차가 나에게 맞는지, 어떤 다기가 내 손에 폭 감기는지 알게 된다. 계절에 따라, 몸 상태에 따라 차를 마시고, 차에 따라 다기도 바뀌고, 다기에 따라 마시는 방법이 달라지는 즐거움을 알게 될 때, 비로소 각자의 취향에 맞는 차와 다기가 눈에 보일 것이다. ................................... 아버지 밑에서 물레를 돌린 지 10년이 넘었다. 커다란 스승을 보며 나의 모자란 솜씨를 깨달을 때마다, 자식이 눈에 차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는 말로 애써 자위해본다.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으로 이제 나는 순(純)백자에 손 댈 수 있는 곳까지 왔다. 한없이 부드러운 흙은 내 물레 위에서 이리저리 마구 움직인다. 얘야... 나도 노력할 테니, 너도 말 좀 들어주렴. 우리 신나게 한 번 춤춰보자. 나는 정말 너와 함께 멋진 걸 만들어내고 싶거든? 단전에 힘이 들어간다. 흙이 조금씩 손에 붙는다.
막백자 접시_40x35x6.5cm
흑유화병_5.5x5.5x23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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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진
1975 경기도 이천 출생 | 1997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 졸업 | 2001 우송요에서 도자수련 시작 | 2007 경희대학교대학원 예술경영학석사
전시 | 2009 김현진 도자 초대전 (온리art&craft) | 2010 북촌상회-추석선물展 | 2010 북촌상회-설레임展
현재 | 우송요에서 도자수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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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513-김현진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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