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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 시점 展
구이진_혼자있기_116.7x91cm_Oil on Canvas_2011
갤러리 잔다리
2012. 5. 2(수) ▶ 2012. 5. 16(수) Opening : 2012. 5. 2(수) PM 6:00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0-12 잔다리빌딩 | 02-323-4155
백기은_감각공생체 드로잉:수만개의 알을 몸에 붙이고 걸어가기_23x30.5cm_종이에 펜, 잉크_2010
바라보기_보여지기의 지점 찾기 본 전시는 전수천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제자들 13명이 함께하는 전시로써 구이진, 김연용, 백기은, 안세권, 오용석, 이예린, 이주리, 임상빈, 장지아, 정윤철, 조해연, 차영석, 하지인 등 미술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러 장르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전시이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감각 가운데 시각이 주는 매력은 시각을 연출하거나 감추기가 가능하며, 일정한 의도를 지니고 이러한 바라보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각이 인지할 수 있는 2차원의 평면과 입체감의 차원이 아니라, 미적인 감각이 결부되면서 점철되는 지점을 의미하겠다. 이러한 바라보기의 의도가 결합된 다양한 예술 장르들을 볼 때 눈 여겨 보게 되는 부분은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가 만들어내는 시선이다. 관람자 혹은 관찰자로 하여금 어떻게 보여지게 될지, 혹은 의미 없음에 의미를 부여 하는지, 또는 무심한 듯 툭 던지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작품에서 받게 된다. 때로는 작가들이 던지는 시선 속에 물음이 담겨 있기도 하며, 물음 자체에 숙제를 가지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경우 작품 전체를 운영하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 속에서 과연 어떻게 공간을 인식하고 어떻게 접근을 하며 이야기 하고 있는지 우리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작품 안에서 선보이는 공간의 운영에 대한 작가들의 표현 내지는 분출의 형태는 다양하기 그지 없는 형태로 나타나며, 작품을 통해서 드러나는 작가들의 시선과 이를 통해 간접 경험하게 되는 작가적 시선 처리로 말미암아, 작가의 눈을 빌어 우리는 그들의 시선을 체험하게 되는 경험을 즐기게 된다. 카메라의 렌즈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작가의 눈, 캔버스의 틀 안이 아니라 그 깊숙한 곳 너머의 영역, 종이 위에 펜에서 묻어나는 작가의 흔적들. 결국에 이러한 무언의 세계를 향해서 쏟아 붓고 있는 시선에 대해서, 무언가의 의미가 전해지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이번 전시 <전지적 작가 시점>展의 다양한 장르와 표현을 통해 작가들이 던지는 바라보기의 방법들을 전달 받기를 바란다. 이진성(갤러리잔다리 큐레이터)
안세권_청계천에서본 서울의 빛 2004_127x278cm_digital C-print_2006
전지적 작가 시점 시점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소설을 배울 때마다 꼭 짚고 넘어갔던 것이 ‘시점’이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니, 3인칭 관찰자 시점이니, 전지적 작가 시점이니 하는 것들을 찾아내느라 애썼던 기억을 우리 모두는 가지고 있다. 시점은 한 마디로 화자(話者)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자리잡은 시선의 각도, 서술의 발화점, 관점을 뜻한다(브리태니커 사전 풀이). 이것은 줄거리의 기본이 되고, 작품의 효과나 독자에 대한 호소력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는데, 꼭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시점이라는 것은 일반인들의 평범한 삶 속에서도 계속 작동되고 있거니와, 예술가들이 작품을 창작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정한 시선으로 자신,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 주변 인물들, 물건들을 바라보는 데서 작품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시선들은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기에 같은 대상을 소재로 하더라도 작가의 시선에 따라 다른 작품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 중에서 안세권과 이예린은 도시라는 공간을 소재로 작업 하고 있지만 둘의 시점은 완전히 다르다. 안세권은 도시의 성장과 발전을 보여 주는 현재의 풍경과 사회 개발의 논리에 밀려 사라질 상황에 처해있는 풍경을 한 화면에 담아내어,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재개발 문화에 대해 소리 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예린은 도시의 어떤 문제를 다룬다기 보다, 위아래가 바뀌고 컬러와 흑백이 뒤바뀐 도시 풍경을 통해 실재와 허구의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이주리_롯데리아_74x53cm_acrylic on paper_2012
열 세 명의 화자(話者), 열 세 개의 이야기 이 전시에는 열 세 명의 화자가 열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함께 성장해 온 젊은 예술가들이다. 참여 작가들 중에는 구이진, 김연용, 백기은, 안세권, 정윤철, 장지아처럼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의 시작을 함께하고 지금은 미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기 출신의 작가들도 있고, 하지인처럼 올해 갓 졸업한 새내기 작가도 있다. 이들은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6년 동안 이곳에서 공부하고 작업 하면서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고 자신들만의 시선을 길러왔다. 평면, 판화, 입체, 사진, 비디오, 인터렉티브, 유리, 도자와 같이 다양한 매체를 한 곳에 혼합해 놓은 조형 예술학과답게 이들이 보여주는 이야기와 매체는 참으로 다채롭다. 주로 사진, 비디오, 설치 작업으로 소통하고 있는 김연용과 안세권, 여기에 회화까지 더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이예린을 비롯하여, 유화, 드로잉 등의 평면회화작업을 주로 하는 구이진, 오용석, 이주리, 임상빈, 조해연, 차영석, 하지인이 있다. 그 외에 평면과 설치 작업을 동시에 하는 백기은과 3D 애니메이션 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 정윤철이 이 전시와 함께 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매체만큼이나 자신과 외부 세계를 바라보고 만들어 내는 이야기도 다양하다. 구이진은 옛 이야기를 통해 작품의 실마리를 풀어가며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해 가고, 하지인은 세상이라는 큰 바다에 홀로 표류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끊임없이 추구하고자 하는 타인과의 소통을 모색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오용석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문제, 예를 들어 의심 속의 불안, 죽음이나 폭력에 대한 공포, 쾌락에 대한 죄의식 등을 이야기 한다. 조해연은 일상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것들, 예를 들면 분노, 외로움, 우울함 같은 감정이나 사람들과의 관계 등을 풀어낸다. 김연용, 임상빈, 안세권은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이라던가, 환경의 문제, 획일적인 도시 개발이 가져오는 사회 문제나 역사적인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영석은 이들처럼 사회 문제를 직접 다루지는 않지만 일상적인 수집물을 꼼꼼하게 그림으로써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는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면모를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이예린은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믿고 인식하고 있던 원본의 세계와 복제의 세계를 바꾸어 보여줌으로써, 과연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세계가 진실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주리는 현실과 공상의 공간을 혼합적으로 표현하며 새로운 공간과 세상에 대한 갈망을 표출하기도 한다. 백기은도 가상의 공간과 시간 혹은 기억 속에 살법한 기이한 생물체들을 그리거나 입체작품으로 만들어 생명을 부여하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간다.
조해연_03/04/2012-17:45:40_121.4x151.4cm_Oil on Canvas_2012
전지적 작가 시점의 화자(話者)가 된 작가들 이 13명의 작가들은 다루고 있는 주제나 매체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작품 안에서 전시적 작가 시점의 화자가 된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화자는 신과 같은 입장에 서서 사건이나 등장인물의 말 또는 행위 중에 자기가 선택하는 것만을 이야기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표현하기 위해 각각의 세계를 스스로 설정하고, 계획하는 예술가들과 매우 흡사하다. 이들은 작품 전체를 계획하고 통제하기도 하고,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결정하기도 하고, 새로운 장치들을 도입하거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나 생명체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김연용의 경우 <화이트 엘리펀트>(2010)라는 작품을 통해 자본주의의 모순이 가시화된 한 시대의 산물을 시각화하려 했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리되 흑백 사진과 비디오를 통해 감각적인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전체 과정을 계획했다. 오용석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감정들을 영화의 한 장면이나 오래된 사진, 책에서 가져온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이미지들이나 텍스트를 이용하여 표현해냈다. 임상빈의 경우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스스로 결정한다. 그는 <태안 기름 유출사고에 관한 주관적 보고서>(2008), <옮겨진 기억> 시리즈(2011)등에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멀찍한 거리에서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것이 사건을 회피하려는 의식과 돈키호테 같은 영웅 의식 사이에서 배회하고 있는 작가 자신의 한계이던 성향이던 간에 결국 그 시선을 결정한 것은 작가 자신이었다. 또 이주리는 작가가 겪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불안한 존재로서의 대상과의 심리적인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현실과 허구의 공간을 합쳐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갈망과 문제의식을 풀어 놓는다.
차영석_Well Still Life_31.5x22cm_Pencilball point pen on paper_2011
물론 전지적인 신과 같은 권력은 작품의 주제와 작가가 의도하는 수준 안에서만 부여되므로 그 작품 세계 안에서만 효력이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계획과 통제를 벗어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작업이 나오기도 하고, 그 속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의미를 찾게 되기도 한다. 사실 이런 것들이 다 어우러져 각자의 예술 세계가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이 자리에 모인 젊은 작가들 중에는 어느 정도 자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작가도 있고,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 가기 위해 새로운 것들을 모색하는 단계에 있는 작가들도 있다. 이번 전시는 각각의 과정에 있는 젊은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의 현재 모습을 점검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어쩌면 격려 받는 자리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참가자들의 작품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전시를 보기 위해 온 관람객들에게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과 도전에 대한 위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현재를 살펴 보고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장유정 (A* Lab 디렉터)
하지인_섬_116.7x91cm_Gouache on canvas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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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502-전지적 작가 시점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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