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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경 展
푸르름을 담다
그릇이다._24.5x29.5cm_캔버스에 유채_2012
갤러리 온
2012. 4. 3(화) ▶ 2012. 4. 14(토)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69 영정빌딩 B1 | 02-733-8295
그릇이다._24.5x29.5cm_캔버스에 유채_2012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을 향한 마음이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힘을 주기 위해 마음을 그린다. 작가는 세상과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그림을 택했으며, 그림으로 표현되는 이미지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그릇이라는 소재를 삼았다. 친근함이 사람과의 만남에서 제일이라고 작가는 생각하며, 때로는 따뜻한 마음을, 때로는 푸른 자연을 전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공허함을 전하기도 하며, 빈 그릇의 이미지를 빌어 각자의 마음으로 채워 넣기도 비우기도 해보자는 의도에서 같이 나누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화, 판화, 연필 드로잉을 선보일 계획이며, 주재료가 연필인데 이유는 소박한 느낌을 전달함과 동시에 따뜻함을 표현할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화는 물론 캔버스에 그리지만 연필드로잉은 투명 트레싱지에 그려 벽면에 설치하여 전시장을 채운다. 투명한 종이에 그릇 이미지를 여러 장 겹쳐지는 표현은 반복하여 겹쳐지는 깊이 감을 보여주기 위함이며. 그것이 한 장이 아닌 한 벽면을 채운다면 그릇 속이 비어있는 이미지의 의미 또한 새롭게 다가갈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혹 채워져 있다면 단 하나, 푸른 잔디 정도. 소박하고 담백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된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이번 전시를 보여주고자 한다. 갤러리 온 큐레이터 이희복
그릇이다._24.5x29.5cm_캔버스에 유채_2012
작가노트 나는 마음을 나누고 싶다. 표현이 서툴러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거기다 빠르게 변하는 정보화 사회에서 사람이 아닌 기계와 나누는 정보가 더 많아 그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람과의 공유는 설 곳을 잃어가는 듯하다. 단체생활이 아닌 개인주의적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사생활 보호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사생활이라는 것이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어딘가에 모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그들 또한 모르진 않을 것이다. 거대 기업과 개인이 과연 연관되어 이야기 할 수 있는 구도일까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되는데 거대 기업과 개인과의 관계가 평행이 되기는 어려우나 개인들이 모여 거대한 개인 집단을 만들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개인을 집단으로 만드는 역할을 요즘은 스마트한 기계들이 한 몫하고 있다. 스마트한 기계. 이름이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정말 똑똑한 기계, 모르는 단어 뜻, 찾아가고자 하는 곳을 단추 몇 번 누르면 바로 바로 알려준다. 사람보다 똑똑하다 느끼지만 이 기계들을 멀리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이 쇳덩어리에 더 집착하게 된다. 손에서 놓으면 큰일이 날 것 같고 할 수 있는 일도, 예전에는 잘만 찾아가던 길도 못 찾아갈 것 같은 불안함에 놓이게 된다. 그전에는 스마트한 기계 없이도 너무나 잘 해왔던 많은 일들을 말이다. 얼마 먹지 않은 나이지만 요즘은 많은 것이 낯설고 딱딱해서 푸근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생각할 때가 있다. 물론 스마트한 기계를 포함한 많은 사물들이 말이다. 예전에 내가 다니던 학교, 길, 등의 느낌이 아니라 매번 새롭다 못해 낯선 것 들 뿐이다. 빠르게 변하는 정보화 사회지만 다른 모든 것들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 여기에 숨 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사람과 살지 않고 기계와 살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시간 기계와 함께하다 보니 사람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은 마음을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질적인 것을 주고받는 것이 아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나누어야 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말도 있지 않느냐. 나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많은 정보를 활용하고 공유하며 편리한 기계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그 편리함에 빠져들고 사람들을 멀리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다행이 기계들과 아주 친한 편은 아니어서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고 있지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없어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안다. 그런데 정작 주위의 사람이 없어지면 언제, 왜 없어졌는지 관심이 없다. 이런 모습을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나 또한 표현이 서툴고 잘 안되다 보니 다른 방법을 찾게 되었는데 그것이 그림과 글이다.
멀리있지 않다._116x90cm_캔버스에 유채_2012
그림은 사람이 그린다. 감상해주는 이 또한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간의 교류가 없다?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기계와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접촉을 시도하면서 사람과의 대화를 회피하는 그들, 어떤 말로 상대와 어울러야 하는지 모르는 요즘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나도 말로하는 표현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것이 특징인데 그것만으로는 전달되기가 많이 더디고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느리고 형태를 띠지 않는 그 마음이라는 것 보다 더 화려한 색과 과장된 행동으로 보여 지는 것이 주위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그들에게 설 수는 없는 법. 나의 방법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는 연습을 한다. 그림. 조용하지만 소리 없이 다가가는 깊이 있는 마음. 단, 그림으로 표현되는 이미지는 사람들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접하는 것들로 말이다. 친근함이 사람과의 만남에서는 제일 아니겠는가. 요즘 작품에 많이 활용하는 이미지는 그릇과 주방용품, 의자. 책상들인데 주방은 어머니의 대표되는 이미지이다. 가족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정성스럽게 장만하시고 그것을 먹음 으로서 음식을 먹는 동시에 어머니의 사랑을 먹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힘들게 사회생활하며 바쁘게 살아가지만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서 주신 밥만 먹으면 그 피로가 다 풀리는 것은 음식도 있지만 나를 아껴주고 위로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의 작품에 음식은 담겨져 있지 않다. 덩그러니 빈 그릇만 놓여있는데 색이 있을 때도 그릇의 형상만을 띄고 있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과 비슷하게 그릇의 형상만 있어도 사람들은 그 마음을 읽는 다는 것이다. 무엇을 담을까? 담겨져 있는건가? 왜 비어있지? 등등. 각자 생각하는 느낌에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과 유사할 때가 많다. 그릇에 음식이 아닌 다른 사물, 혹은 푸른 잔디가 채워져 있는 것은 말 그대로 푸르름을 담는 다는 뜻이다. 음식이 어머니의 따뜻함을 전달한다면 푸른 소재는 자연을 뜻하기도 한다. 자연을 파괴하면서 멋지게 지어진 딱딱한 콘크리트 건물들 속에서 우리는 마음까지 차가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따뜻한 마음을, 때로는 푸른 자연을 전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공허 함까지도 빈 그릇의 이미지를 빌어 같이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의자와 책상은 없는 집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의자는 사람들이 앉는 곳이다.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음식도 같이 먹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형성되도록 만들어주는 곳. 집 뿐만 아니라 커피숍, 식당, 극장 등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곳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의자이다. 서로 마주보고 있지 않고 각자 앉아 있을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옆에 함께 앉아야 할 때도 있다. 사람과의 관계와 마찬가지이다. 우리 사회는 많은 상황 중에서 선택하여 살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거나 선택 되어질 때도 있다. 나와 너무 잘 맞아 즐겁게 지낼 때도 있지만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은 어디에든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 던가. 의자는 그런 관계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작품에 의자가 나란히 놓여 있기도 하지만 서로 등을 맞대고 다른 곳을 보는 것도 있고 의자 다리가 없는 것도 있고 다리 만 표현되어 있는 것도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내가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이 바라보는 또 다른 사람들의 관계.
푸르름을 담다._31.5x31.5cm_캔버스에 유채_2012
이렇듯 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계, 그리고 마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소박하고 흔한 소재들이 사람들에게 큰 위안을 주기도 하고 의문을 던진다면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나 스스로가 그림에서 질문을 받기도 하고 공감을 얻기도 한다. 이 그릇에 너는 무엇을 담고 비울 것이냐, 어떻게 앉아 어디를 향할 것이냐 라고 말이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을 향한 마음이다. 그런데 그 마음이 너무 화려해서 사람들의 눈을 유혹해버리면 정작 중요한 마음은 잊혀져 버리고 만다. 그래서 작품에 표현된 이미지들은 소박한 외형에 단조로운 색을 띄고 있다. 하지만 실재로 가까이에서 보면 한 가지 색이 아닌 몇 가지의 비슷한 색들이 모여서 한가지의 느낌을 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함께 하면서 전달되는 하나의 마음. 한 인간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충분히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힘든 일 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것으로 인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힘을 주기 위해 나는 마음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휴대하다._22x22cm_캔버스에 유채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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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진 경 Jung. Jin-gyeong
2006 홍익대학교 판화과 졸업 | 2008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판화과 졸업
Solo-Exhibition | 2011 마주하다, 갤러리 아우라(초대전) | 2009 BELT선정 작가 展, 유아트스페이스
Group-Exhibition | 2012 황금핀, 갤러리 현 | 오인작전, 이미지 가감승제전, 아트컴퍼니 긱 | 2011 제 3회 Morden art show, In China | 2010 제16회 행주미술대전, 고양국제꽃박람회장 | 그릇되기 展, 씽크씽크 미술관 | 2009 Line Factory 展, 갤러리 M (2인전) | Nine Springs 展, 스피돔 갤러리 | 국제 판화의 흐름전, 안양 알바로시자홀 | 2008 C.M.Y.K 감산혼합전, 갤러리 영 | 삼랑성역사문화축제 미술전시 “강화별곡”, 신세계 갤러리 인천점, 부평역사박물관 | The First International Print Exhibition - Yunnan, In China | 서울미술협회전 - 제2회 서울청년작가초대전,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 1st 끌림의 법칙전, 조르바 더 그릭 | 2007 LOVERINT 창립전 ‘Brunch'전, 갤러리 창 | 제 9회 한국우수미술대학원생 초대전 ‘지성의 펼침전’, 안산 단원 전시관 | The Capitals-Sydney & Seoul, 나스 갤러리, 호주 | LOVERINT "Edition for you", 덕원 갤러리 | The Capitals Project "HIPA", 한전플라자 갤러리 | 충무갤러리 기획공모전 - "황학동 만물시장", 충무아트홀 충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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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403-정진경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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