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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展
배추, 발, 후쿠시마
그날 밤 별이 유난히 빛났다_190x260cm_Charcoal on paper_2012
갤러리 소소
2012. 3. 23(금) ▶ 2012. 4. 22(일) Opening : 2012. 3. 23(금) PM 5:00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마을 1652-569 | 031-949-8154
물을 안은 배추_190x130cm_Oil on canvas_2011
갤러리 소소에서는 2012년 올해의 첫 전시로 허윤희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2009년 이후로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목탄 드로잉과 함께 유화 작업을 선보입니다. 작가는 배추 연작으로 자아의 내면을 탐구하였던 태도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일상의 관찰을 통해 현재의 삶을 담아내었습니다. 특히 목탄 드로잉은 1년 전 원전사고로 피해를 입은 일본의 후쿠시마를 소재로 200호 크기의 연작 3점으로 구성, 유난히 별이 빛났던 사고 전 날 밤의 모습에서부터 사고 당일의 참담한 모습까지 거친듯하지만 담담한 어조로 표현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2008년 5월부터 날마다 산책길에서 주운 나뭇잎으로 하루의 잔상을 기록한 ‘나뭇잎 일기’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_ 갤러리 소소
부서진 발_190x260cm_Charcoal on paper_2012
전시 서문 허윤희는 이번 개인전에서 짙은 목탄으로 그린 200호 크기의 드로잉 연작 두 점을 선보인다. <그날 밤 별이 유난히 빛났다>와 <부서진 발>이라는 제목을 단 이 드로잉들은 일 년 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들은 재앙 직후 후쿠시마의 참담한 정경을 부감의 시각에서 상상적으로 재구성한다. 유난히 빛나는 밤하늘의 별, 그 아래 도시를 휩싼 괴괴한 어둠과 쓰나미에 휩쓸려 떠다니는 마을과 집들, 멀리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로 휩싸인 산과들 그리고 쓰러져 엎어진 발. 화면은 우리를 그저 망연자실 바라보는 가운데 깊은 의문과 질문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녀의 이번 개인전은 2009년 이후 3년만이다. 이 3년 동안 그녀에게는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난듯하다. 유학시절(1996-2003)부터 바로 직전 개인전까지 그녀의 관심은 개인의 실존, 그 내면의 삶에 집중돼 있었다. 홀로 내면 속으로 침잠해있는 영혼, 인간 사이의 갈등과 억압과 상처로 인한 절망, 삶의 메마름과 갈증을 치유해줄 생명의 따스함에 대한 희구, 혹은 해방, 유영, 비상에 대한 갈망, 뿌리 뽑힌 생활로부터 확인한 삶의 유동성(여행)에 대한 자각 같은 것들이 이 작업들의 모티브였다. 이 작업들의 매력은 이 같은 모티브들을 자연 사물과 결합시킨 특유의 시적 은유에 있었다. 내뱉은 말은 꽃이 되어 땅으로 떨어지고, 한 얼굴에서 나온 다른 얼굴이 나무의 과실이 되어 열리며, 바람 불어 위를 향한 머리카락들이 나무숲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한 여인이 내면의 소리를 들으려 대지 위에 귀를 대는 식의 독특하고 절실한 상상력. 이 드로잉들은 일종의 범신론적 자연관에 조응하는 하나의 세계, 즉 인간 삶과 자연의 운행이 서로 어긋나면서도 합일하는 하나의 세계를 제안한다. 그녀의 이 같은 작업에 내가 눈뜨게 된 것은 최근에서다. 같은 등산모임 회원으로 산을 오르기도하고 이런저런 일상을 나눈 지 수년이 됐지만, 나는 그녀의 작업을 그냥 스쳐 지나쳤던 것 같다. 그러나 얼마 전 그 드로잉들이 나의 몸체 어딘가를 찔러 들어왔다. 개인의 고통과 열망을 표현함으로써 자기 치유를 시도하는 그 작업들은 궁극적으로 그 모든 생명의 몸짓들이 지닌 아름다움에로 우리를 이끄는 듯했다. 2006년 허윤희는 소마 미술관의 커다란 벽면에 안쪽으로 호수처럼 물이 고인 커다란 배추 하나를 그리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빛을 향하다_130x162cm_Oil on canvas_2012
[오랜 독일 유학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긴 비행의 여독을 풀고 혼자 동네 시장구경을 간 날, 오전의 햇살이 가볍게 빛나고, 채소가게에는 배추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흙 묻은 배추 다발 앞에서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항상 먼 곳을 동경하고 멀리 떠나려고만 했던 나. 그래서 늘 물을 그렸고, 그 물은 밖에서만 출렁거렸다. 이제 그 물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 개인전에는 이 때 그린 배추 그림이 유화 연작으로 등장한다. 이제 그녀의 메말랐던 내면에는 물이 고이고, 그녀는 일상의 비속한 아름다움에로 걸음을 내딛은 것인가? 또 다른 연작<시든 배추>는 마치 이 같은 아름다움을 구현한 듯하다. 이번 전시의 발 연작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예전의 발 드로잉은 땅을 디딘 발 위로 나뭇가지가 자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 발이 땅 밑 어둠을 파고드는 것으로, 그리고 그 어둠을 견뎌낸 상처로 인해 빛나는 것으로 그려진다. 배추, 발, 후쿠시마를 주 소재로 한 이번 개인전은 이 같은 변화의 귀결일 것이다. 그녀는 눈의 초점을 내면으로부터 좀 더 구체적인 현실, 일상으로 이동시킨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자신이 위치한 이 곳, 현재를 바라본다. 이제 그녀는 홀로 외로운 영혼이 아니다. 삶의 유동성에 대한 자각은 인간 삶이 유한하다는 깨달음으로 더 풍요로워지고, 생명의 따스함과 비상에 대한 갈망은 더불어 사는 우리들에 대한 애정과 연민으로 안정을 찾은 듯하다. 후쿠시마 연작은 이러한 변화의 한 극점을 보여준다. 은유와 묘사, 변형과 과장을 동시적으로 활용한 이 드로잉들은 목탄이 구사하는 빛과 어둠의 대조를 통해 파국을 제시한다. 여기 파국이 있다. 유한한 인간의 무한한 욕망이 낳은 재앙, 별은 유난히 빛나고, 부서진 발 위로 검은 연기가 모든 것을 뒤덮는다. 그리하여 이곳에는 애정도 연민도 심지어 외로움도 자리할 구석이 없다. 나의 눈은 드넓은 우주 안에 떠있는 듯 크고 작은 별들의 흐름과 배치 그리고 상처 난 발의 밝게 빛나는 부분 그리고 발의 윤곽이 산의 능선과 겹쳐지는 지점에 머문다. 그녀는 마치 질문을 던지는듯하다. 나와 우리의 일상과 평화는 이 현실 속에서 이렇듯 위태로운가? 허윤희는 내게 요 몇 년간 녹색사상을 접하고 거기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이야기한적이 있다. 아마도 그녀의 변화는 이러한 영향에 힘입은바 클 것이다. 하긴 그녀의 작업이 보여주듯 그녀만큼 자연과의 친화력을 보여 온 작가는 많지 않다. 때문에 이 같은 변화는 그야말로 자연스럽다. 우리들 삶의 근거이자 행복의 구체적인 지평인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어떤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또한 자신의 작품의 변화를 “나로부터 우리로” 라는 말로 요약하기도 했다. 예술은 분명 나를 우리로 이끄는 통로다. 그러나 예술은 나에 기반하지 않은 우리를 거부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사상이건 예술이건 그 어떤 것도 새로운 역사, 새로운 정체성을 발생시키는 일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비록 오늘날 변화와 새로움과 이동에 대한 많은 구호들이 그 이동과 변화를 배치하고 새로움을 활용하는 권력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녀의 작업은 나에게 여러 질문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_ 이영욱(미술이론)
어둠 속의 발_190x130cm_Oil on canvas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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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윤희 Huh, Yun-Hee
1987-1991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1996-2002 독일 브레멘예술대학교 졸업 | 2002-2003 독일 브레멘예술대학교 마이스터쉴러 졸업
개인전 | 2009 한 잎의 생각,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서울 | 길들이기, 가 갤러리, 서울 | 2008 날들의 흔적, Project space 사루비아다방, 서울 | 2007 드로잉전, 웨이방 갤러리, 서울 | 두 집 사이, 갤러리 가데베, 브레멘 독일 | 2005 날들의 피부, 인사미술공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 2003 갤러리 프리젠슈트라쎄30, 브레멘 독일 | 갤러리 메르세데스벤츠, 브레멘미술협회, 브레멘 독일 | 2002 갤러리 브룬넨호프, 브레멘 독일 | 1993 공평 아트센터, 서울
단체전 | 2011 충동, 보안여관, 서울 | 인간, 환경 그리고 역사가 만나다- 제4회 양평환경미술제,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 조우하는 드로잉, 갤러리 잔다리, 서울 | 2010 Salon du dessin contemporain, Carrousel du Louvre, 파리 프랑스 | 이와미 국제현대미술전, 돗토리, 일본 | 긍지의 날, 대안공간 풀, 서울 | 韓日<間>의 思考, 국제교류회관, 교토 일본 | 2009 할아텍 자연& 환경, 카소 갤러리, 오사카 일본 | 2008 태백 발언, 카소 갤러리, 오사카 일본 | 전향기, 김수영시인 40주년 추모전시, 대안공간 풀, 서울 | 2007 몸- 3인전, 전시공간 할, 태백 | 2006 잘 긋기, 소마 미술관, 서울 | 마술 정원, 영은 미술관, 경기도 광주 | Pre-국제여성미술비엔날레, 인천 | 2005 창동고, 국립창동미술스튜디오, 서울 | 2004 아트 서울전, 예술의 전당, 서울 | 시립 슈파이어할레예술관, 브레멘-페게쟉 독일 | 지구촌, 이벤뵈렌문화예술관, 이벤뵈렌 독일 | 쯔바르타바의 인상, 갤러리 다우가바, 리가 라트비아 | 2003 사람을 닮은 책 책을 닮은 사람, 금호미술관, 서울 | 끝, 시작 그리고 회화, 브레멘시립미술관, 브레멘 독일 | 2002 예술 플러스, 브레멘시립미술관, 브레멘 독일 | 4원소, 브레멘 예술대학교 갤러리, 브레멘 독일 | 2001 북서독미술상 2001, 빌헬름스하펜 국립현대미술관, 독일 | 브레멘조형예술장려상 2001, 브레멘시립미술관, 브레멘 | 공간의 발아, Project space 로자룩셈부르크3번지, 베를린 | 2000 도시의 본질, Project space 로자룩셈부르크3번지, 베를린 | 1999 북서독미술상 1999, 빌헬름스하펜 국립현대미술관, 독일 | 1997 지금 숨쉬기, 노더슈태트시청, 슈파이어할레, 함부르크
프로젝트 전시 | 2007 전쟁구술사 드로잉, (BOL 저널 볼) 지면작업, 카셀도큐멘타 12, 독일 | 2002 25번 버스, 공공예술 프로젝트, 브레멘 독일 | 1998-01 라오스 마을, 자연미학프로젝트, 갈랑 프랑스
레지던시 | 2010 이와미 국제현대미술 레지던시, 돗토리 일본 | 2004 창동 미술창작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 2003 회화 심포지움, 쯔바르타바, 라트비아
수상.작가지원 | 2009 서울문화재단기금 예술표현활동부문 | 2007 한국문예진흥기금 국제교류부문 | 2003 한국문예진흥기금 신진작가부문 브레멘문예진흥기금, 독일 | 2002 브레멘예술대학상,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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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323-허윤희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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