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석 展

 

 

최기석

 

 

갤러리 2

 

2012. 3. 15(목) ▶ 2012. 4. 15(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8-17 네이쳐포엠 #315 | 02-3448-2112

 

www.gallery2.co.kr

 

 

 

 

자연의 근원적인 형태를 철 용접 조각으로 형상화하는 최기석의 개인전이 갤러리 2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패턴의 표면을 가진 3m 높이의 원기둥 16개를 전시장 내부에 설치한다. 30년 가까이 꾸준히 철 조각에 매진해온 작품 세계의 연장이지만, 시각적인 충격은 사뭇 새롭다.

 

 

 

 

천장까지 맞닿은 16개의 원기둥

그는 앞서 갤러리 2에서 2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2008년에는 104개의 정육면체를 바닥에 놓았고, 2010년에는 구(球) 형상을 자유롭게 늘어 놓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높이 3m 지름 39cm로 균일한 크기의 원기둥 조각 16개를 세워 놓는다. 그는 초기작에서는 구체적 자연현상을 주제로 작업했으나 2000년 이후부터는 자연의 근원적 형상을 탐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최근 경향의 연장으로 해석되며, 이전 전시와 함께 일련의 연작을 형성한다.

 

 

 

 

철과 불이 만나 짓는 다양한 표정들

그는 의도적으로 조각에 재현적인 형태를 배제한다. 관객의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는 형태 대신 작품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만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다. 작품의 제목도 일관되게 <무제>로 설정한다. 철을 두드리고 용접하는 작업 방식을 지속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철 본연의 물성과 자신의 예술 노동의 흔적을 진솔하게 드러낸다.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연철이 다른 어떤 금속 재료보다도 “배신을 하지 않는 재료”라고 한다. 불로써 철을 단련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우직하게 잘 간직한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원기둥의 표면에서 다양한 패턴을 관찰할 수 있다. 스케치북에 선을 긋거나 점을 찍는 것과 같이 반복되는 무작위적인 행위 끝에 얻어진, 철의 다양한 ‘표정’들이다.

 

 

 

 

철의 숲 속에서 사유하다

원기둥은 분절된 부분들이 연속해서 이어 붙여져 수직적으로 자라나는 대나무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바닥부터 천정까지 이어진 거대한 원기둥은 사람의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그 너머를 향한다. 이로써 그는 그가 오랫동안 한 가지 재료와 작업 방식을 고수하며 사유해 온 근원적인 문제, 즉 작품과 공간, 개별 존재와 그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물음을 확장된 차원에서 접근하게 한다.

 

 

 

 

 

vol.20120315-최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