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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홍 展
갤러리 담 기획초대전
self-portrait 1_53x33.3cm
갤러리 담
2012. 3. 14(수) ▶ 2012. 3. 31(토)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7-1 | 02-738-2745
self-portrait 4_116.7x91cm
갤러리 담에서는 자화상 주제로 얼굴작업을 하고 있는 박진홍 작가의 전시를 기획하였다. 2000년에 시작한 첫 전시 이후 이번 10번째 전시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해 왔던 얼굴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일찍이 많은 작가들이 자화상을 그려오고 있는데, 반 고흐의 경우에도 43점이나 되는 자화상을 남겼다고 하는데, 그 자화상에 나타난 작가의 고뇌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진홍의 자화상에는 명확한 얼굴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어두운 심연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아주 두텁게 텃칠한 그의 붓 자국에서 느낄 수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심연에 있는 자아를 바라다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자화상시리즈 14점 가량이 선보일 예정이다. 박진홍 작가는 중앙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며, 이번이 10회 개인전이다.
<작업노트> 시절을 살아오면서 나의 작업의 첫 소절은 지독하리만큼 자신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된 것이리라. 가장 근접해 있으면서도 알아내기 힘들었고 부질없음을 미처 깨닫기도 전, 심연을 헤집고 다니는 끝 모를 순간과 정체를 거듭하면서 나의 작업은 짧지 않은 시간을 행보해왔다. 온전히 자유로운 입장에서 나의 존재방식과 의미를 찾으러 나의 성찰에 대한 흐름을 위해 나는 캔버스와의 긴 사색과 사투의 시간을 지내며 나의 의문점이나 귀결방식을 나름대로 회화의 진면목과 일치시키려 노력해왔다. 명쾌하지 않은 의식의 정체성을 밝히려 많은 시간들을 지지부진한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고 혹은 혼란 속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치기도 하며 혹은 붓질 위에 나를 온전히 맡겨보기도 했다. 이미 의식과 무의식, 모든 의식과 나의 의지가 접근하지 못하는 내가 있음을, 자유라는 짐의 무게에 눌려있는 나 자신을 미련하게도 늦게 깨닫는 듯하나 아직도 여전히 나는 촌스럽게도 이 자리에 남아 있으려 한다. 나의 의식과 현란한 현시대에 비하면 케케묵은 붓질만이 나를 완성시키기에 알맞다는 생각은 '오로지 나일 수 있는' 가장 근접한 방식이라 여겨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현 시간 속의 난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는' 개인적 표현에 대한 열망의 방법적 모색으로 그간의 작업들을 변화시키려 노력해왔으며 이제는 조금씩 '나' 또는 '타인'이 갖는 일인이 갖는 익명의 성찰들이 지루한 내면의 대화를 넘어서 나의 의식과 사유만이 나의 존재를 입증시켜주는 것이 아님을 근재(根材)로 하는 이야기로써의 접근도 조심스럽게 내비치려 한다. 불충분하지만 채우려 하지 않고 일부러 드러내려 하지 않는 실존(實存)이야말로 내가 가진 지극한 실존이며 결정되어지지 않은 많은 실존들로 하여금 현시대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나에게 작업의 의미는 스스로에게도 큰 거름목이 될 것이다.
self-portrait 5_133.3x80.3cm
박진홍-기억 속의 얼굴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나에게 그림이란 파괴의 총체이다-파블로 피카소
박진홍은 오랫동안 얼굴만을 그리고 있다. 자화상이기도 하지만 익명의 얼굴이기도 하다. 결국 그것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끄집어 낸 얼굴이다. 따라서 누구와 닮았다거나 아름답다거나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리는 어떤 얼굴을 연상시키는 흔적만을 만날 뿐이다. 그 흔적은 언어와 문자가 멈춘 자리에서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전율, 정신적 충격, 심리적 파장 같은 것을 안기는 질료와 신체적 행위로 짓이겨진, 깊고 어둡고 끈적거리는 상처다. 그 그림을 그리는 동안 부침했었을 작가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그는 결국 자기 감정을 그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서 내면이란 결국 감정이고 막연한 기억일 것이다. 자기 마음에 드는 형상과 색채, 질감으로 이루어진 어떤 얼굴이다. 기원을 알 수 없는 어떤 얼굴에 대한 기억일 것이다. 그는 그것을 직관적으로, 즉흥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물감이 발라지고 칠해지고 긁어나가다 생긴 흔적이 기원이 되고 단서가 되어 그로부터 다시 어떤 흔적들이 첨가되고 모종의 얼굴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그것은 자기 정신으로 현현되는 관념적인 상이자 상태일 것이다. 사실 모든 화가는 자신만의 에고를 그려내는 것이다. 그도 그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양식 말이다. 박진홍은 매번 스스로 설정한 그 세계에 육박하고자 화폭 앞에서 진저리를 친다. 자신을 자학한다. 그러나 그림은 그런 의지와 기대를 여지없이 배반한다. 다시 도전이 시작되고 얼추 그 지점까지 밀고 올라갔다고 여겨지는 지점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림은 완성이라는 종결 점이 없다. 하긴 모든 그림은 늘 미완성이다. 또한 자신의 마음과 감정이란 것 역시 고정되거나 완결될 수 없기에 그렇다. 작가의 내면도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가면서 유동적이고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기억 역시 부침의 과정을 거치며 윤색되고 삭제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가 ‘얼굴’을 한시도 놓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얼굴을 그린다. 캔버스에 유화물감과 붓질만으로 그리고 지우고 덮고 긁어내고 다시 그리고 칠한다. 그런 그림 몇 점이 작업실 벽에 걸려있거나 기대어 서있다. 그 얼굴들은 알아보기 힘들다. 그려진 것인지 망쳐서 지운 것인지 가늠이 안 된다. 얼핏 봐서는 그림을 부숴버린다. 파괴하고 있다. 이것은 얼굴을 그린 것인가, 아니면 지운 것인가, 구분하기 어렵다. 그리면서 동시에 지워나간 듯하다.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해서 남은 상처 같은 흔적들만이 엉켜있다. 어떤 얼굴을 ‘재현’하려다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고 머뭇거리다 짐짓 망친 듯 하다. 아니 망친 그림일 수밖에 없다. ‘얼굴’을 온전히 재현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단지 눈에 들어와 박힌 누군가의 얼굴, 거울에 비친 얼굴의 외형을 따라 그리면 그것이 과연 얼굴일까? 솔직히 말해 내가 보고 있는 누군가의 얼굴이 그/그녀일까? 인간의 얼굴은 난해하다. 그것은 단일한 얼굴이 아니다. 복수의 얼굴이고 가변적이며 지워져만 가는 희박한 얼굴이다. 도저히 그릴 수 없는 상이다. 얼굴을 단 인간이 살아온 생의 내력과 기질과 감정, 취향과 욕망 등으로 절여진 너무 깊은 구멍을 덮고 있는 얇디 얇은 표면이다. 그런데도 그는 그것을 그리고자 한다. 이 난제 속에서 그는 오늘도 작업실 공간을 배회한다. 화폭 앞에 앉는다. 그리고 붓질과 나이프로 화면을 공격한다. 자해한다. 작가는 자신의 얼굴, 혹은 누군가의 얼굴, 기억 속의 얼굴을 그리려고 하다가 끝내 못 그린 것인가? 선명한 얼굴을 그리려다가 해체되고 망실된 얼굴만이 남았다. 얼굴을 그리려고 했다가 그리지 못하고 결국 그림 그리는 과정만이 선연하게 남아 떠돈다. 붓질만이, 다소 격한 신체의 움직임만이, 자신의 얼굴을 그리려 했던 순간의 마음과 호흡만이 비처럼 흐르고 바람처럼 떠돈다. 사실 나로서는 그의 얼굴 표상보다도 두툼한 회화적 맛이 주목된다. 지난한 시간의 경과와 노동의 자취 아래 물감의 층들이 축적되고 밀어 올라오면서 이루는 맛, 감각적인 붓질의 난무, 현란한 색채의 조화가 이루어내는 회화성 말이다. 그것은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온 데서 연유 하는 힘이다. 물감이 지닌 질료성을 매력적으로 풀어놓고 있으며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무한한 몸짓을 각인시키고 있다. 근작은 좀 더 자유롭게, 마음 가는 대로 질서 없이 그리고 싶다는 욕망으로 자욱하다. 그래서인지 형태는 더 부숴지고 나이프 자국은 격하다. 결국 얼굴이 중요한 것이라기 보다는 이를 최소한의 매개로 삼고 그림을 이루는, 회화를 가능하게 하는 그 표면에 대한 추구가 본질적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 표면이 회화성으로 충만한 표면, 피부이기 위해서라도 그에게는 얼굴이란 대상은 불가피하게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이전과 달리 손이 조금씩 등장하는 점도 흥미롭다. 손은 개인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언어화의 영역이자 무의식적으로 내면을 발설하는 기관이다. 얼굴과 함께 그 손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로운 부분이다. 한결같이 그림 그리고 있는 순간의 행위가 강조되어 나오는 이 그림은 작업하는 과정 속에서 지속되는 긴장감과 어떤 깊음을 갈망하는 갈증, 인간의 얼굴이 지닌 불가지의 영역을 시각화하고자 하는 중첩된 고뇌의 흔적을 남기는 일이기도 하다. 그가 그린 얼굴, 머리는 한 개인의 무의식적인 욕망, 어둡고 눅눅한 침묵, 도저히 알 수 없는 사연과 내력, 상처와 아픔, 어떤 트라우마와 연관된다. 알다시피 트라우마란 그 이유를 알 수도, 치유할 수 도 없는 일종의 존재론적 상처를 지칭한다. 그의 얼굴그림은 트라우마를 지닌 얼굴, 머리와 대면시키는 일이다. 아울러 온전하고 통일성이 있고 조화로운 얼굴에서 모두 벗어나 있다. 지시적이며 명확한 형태 속에 자리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것은 누군가의 얼굴이라기보다는 모호하고 낯선 사물로 다가온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사유하도록 강요하는 사물, 이른바 우연히 맞닥뜨리는 기호에 해당한다. 기호란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사유가 시작되도록 정신을 자극하는 대상이다. 그래서 기호를 ‘우연히’ 나타나 자기 안에 들어 있는 바를 해석하기를 ‘강요’하는 대상이라고 말한다. 박진홍이 그린 얼굴은 보는 이들에게 그 얼굴의 이면을 들여다보도록 한다. 누군가의 얼굴 속에 깃든 상처를 암시한다. 그곳을 보게 한다. 그것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그리고 지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것은 긍정과 부정의 반복이기도 하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그것은 그릴 수 있는 대상이면서도 도저히 그릴 수 없는 내막이다. 따라서 이 자화상은 모호하게 얼굴을 지시하고 알려주는 동시에 그것을 의도적으로 뭉갠다. 은폐한다. 긍정과 부정, 표현과 표현불가능 그 사이에서 격렬하게 떨어대는 알 수 없는 얼굴, 머리, 그것이 바로 작가가 그린 얼굴이다. 우리 모두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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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홍 PARK, JIN-HONG | 朴鎭鴻
1997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학과 졸업
개인전 | 2012 Self-Portrait 展, 갤러리 담 기획, 서울 | 2011 Self-Portrait 展, 심여 갤러리 기획, 서울 | Self-Portrait 展, 희아아트 갤러리 기획, 마석 | 2010 Portrait 展, 갤러리 이즈, 서울 | 2009 Self-Portrait 展, 갤러리 반디 기획, 서울 | 2008 Self-Portrait 展, 관훈 갤러리 기획, 서울 | 2007 Self-Portrait 展, 관훈 갤러리 기획, 서울 | 2006 Self-Portrait 展, 관훈 갤러리 기획, 서울 | 2001 Self-Portrait 展, 관훈 갤러리 기획, 서울 | 2000 Self-Portrait 展, 관훈 갤러리, 서울
아트페어 | 2010 도어즈 아트페어 임피리얼 펠리스 호텔, 서울 | 2008 아트페어21세기, 퀼른, 독일 | KIAF 2008, 코엑스, 서울 | 브릿지 아트페어, 뉴욕 08, 미국 | 대구 아트페어, 대구 | 2007 베이징 아트페어, 중국
단체전 | 2011 한국거석문명의 수수께끼 展, 포항시립미술관 | 2011 회화 속 가족일기 展,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 해골전, 갤러리 토스트 기획, 서울 | 2010 국민은행 Gold & Wise, PYO Gallery 기획 | 2010 갤러리 뱅크, 청담/평촌 PB센터 | 2009 THE NEW PORTRAIT, 갤러리 반디, 서울 | 2007 Insight-박진홍 신금선 2인전, 관훈 갤러리, 서울 | 2006 동강현대작가초대전, 영월문화예술회관 | HERE AND NOW 展, 갤러리 쿤스트독, 서울 | 2004 HERE AND NOW 展, 창 갤러리, 서울 | 2001 HERE AND NOW 展, 문예진흥원미술회관, 서울 | 2000 HERE AND NOW 展, 한서, 안국 썬앤문 갤러리, 서울 | 1999 HERE AND NOW 展, 덕원 갤러리, 서울 | HERE AND NOW -Subway 展, 혜화역 | 1998 HERE AND NOW 展, 관훈 갤러리, 서울 | 1997 HERE AND NOW 展, 시립미술관 | 1996 칠부능선 展, 덕원 갤러리, 서울
지원금 | 2010 경기문화재단 지원사업 | 2009 서울문화재단 지원사업(정기공모지원사업) | 2008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작품소장 | 2009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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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314-박진홍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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