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ooka Kiyotaka 展

 

<This word has various meanings>

 

Morooka Kiyotaka

 

 

갤러리 룩스

 

2012. 2. 22(수) ▶ 2012. 2. 28(화)

Opening : 2012. 2. 22(수) PM 6: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5 인덕빌딩 3F | 02-720-8488

 

www.gallerylux.net

 

 

 

 

인사동 갤러리 룩스에서 2012년 2월 22일(수) 부터 28일(화) 까지 일본 작가 Morooka Kiyotaka (모로오카 키요타카)의 사진전이 열린다. GALLERY LUX, AN INC 후원으로 개최 될 이번 전시의 주제는 <This word has various meanings>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무의식 속의 만남, 그 무의식 속에서 생겨난 조형의 단면들에 대한 사진들로 구성된다. 작가는 본 전시에 대해 제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도전과 욕망,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태어난 새로운 만남들을  담아둔 욕망의 자화상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작품 속에 담았다고 전했다. 일본 오사카 출신인 모로오카 키요타카는 現 일본 오사카예술대학 사진학과 교수로 1983년부터 일본 및 한국에서 8회의 개인전 및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무의식 속의 만남.. 그 무의식 속에서 생겨난 조형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무언가를 전하려는 듯 나에게 다가온다.

제어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나의 도전과 욕망. 이것은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태어난 새로운 만남들을 담아 둔 나의 욕망의 자화상이다.

-작가 노트 중-

 

 

 

 

<전시 서문>

종교적 비의(秘儀)로서의 데칼코마니

비합리적인 인식이나 잠재적인 의식을 자동적으로 형상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초현실주의 화가들에 의해서 고안된 것은 전세기 초엽부터였다. 가령 잉크나 페인트를 캔버스에 분사하거나 램프의 그을음으로 종이나 캔버스 위에 그리거나 캔버스 위에 페인트를 뿌리는 방법, 건조한 페인트가 캔버스에서 박리되면서 만들어지는 이미지, 정착 처리 전의 네거티브에 열을 가해서 유제에 불규칙한 균열을 만들어내는 방법, 백묵가루나 먼지 같은 분말을 물위에 띄우고 종이로 건져내는 방법,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빛과 감광지와 화학약품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 등은 의식의 바닥에 가라앉은 창조적 본능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많은 예술가들이 도전했던 다양한 방법들의 목록 가운데 일부다. 데칼코마니(decalcomanie)는 원래 도자기에 문양을 옮기기 위한 전사(轉寫) 방법이었으나, 자동적으로 화면에 상을 형성시킴으로써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 꿈이나 의식 하의 세계를 드러내려는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에 의해서 착목되었다. 모로오카(師岡) 교수의 이번 전시는 두 폭으로 된 캔버스(재료) 한쪽에 불투명한 물감(약품)을 올려놓고 압착시킨 다음, 그것을 떼어냈을 때 자동적으로 출현되는 물감의 번짐이나 기포(氣泡)가 만들어낸 불가사의한 데칼코마니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초현실주의는 외부로부터의 어떤 미학적 기준이나 선입견의 통제가 없는 순수한 사유를 기술하려는 예술적 태도로, 현실의 영역을 벗어난 사고의 유희와 초월적인 실재에 대한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가령 제작 과정에서 작가의 손과 의식을 거치지 않는 오토마티즘은 무의식 상태의 창조적인 힘을 예술행위에 활용하기 위해서 화가와 시인들이 즐겨 사용한 기법이었다. 그들은 합리와 이성주의를 거부하고, 무의식의 프로세스를 통해서 표출되는 낯선 이미지에서 새로운 상징과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의 예술적 상상력은 대부분 무의식과 비합리적인 모순에서 비롯된다. 전통적인 예술의 교리와 방법으로는 억제되어 있는 깊은 심급(深級)의 내면의 충동을 표면으로 떠올리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망설임 없이 이단적인 소재와 방법을 선택했다. 초현실의 세계에서는 꿈과 환상이 일상적인 이성의 세계와 결합될 수 있다고 하는 프로이트의 이론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을 결합시키는 가장 유용한 근거로 채택되어 왔다. 그들 작품은 내면에 잠재된 욕망이나 환상을 일깨우고,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게 만듦으로써 각성되어 있는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다른 차원의 감정을 보는 사람에게 촉발시킨다.

데칼코마니는 이처럼 이성의 작용이나 합리적인 목적에 구애되지 않고 무의식의 세계를 드러나게 하는 대표적인 오토마티즘 기법 가운데 하나다. 원본을 도자기에 전사하던 초기와 달리, 자동성과 우연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현대의 데칼코마니에서는 작가 자신도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불확정적인 이미지는 작가의 미학적인 의도에 따라서는 제작 과정이나 마무리의 단계에서 수정되거나, 처음부터 얼마쯤 결과를 예견할 수 있도록 재료와 방법이 구사되기도 한다. 모로오카의 작품에서 우연성과 혼란보다는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는 어떤 구체적인 형상을 읽어내려는 시도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그가 제작의 과정에 상당 부분 의도적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술 전공자인 그가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의 방법과 태도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은 추론이 가능하다. 그에게 있어서 의식의 통제에서 벗어난 데칼코마니의 자동기법(automatism)은 대상의 외관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보다 훨씬 창조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진의 방법을 부정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조형의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우연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찾아내려고 하는 보다 적극적인 모색에서 나왔을 것이다.

재질의 양과 배치, 압착의 정도 등 데칼코마니의 제작 과정에서의 어느 정도의 선택적인 조절이 가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의식의 통제로부터 벗어나 즉흥적으로 생성되는 프로세스를 완전하게 계획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의 작품을 읽기 위해서는 어느 것에도 길들여지지 않은 감각과 감수성이 필요하다. 그가 만들어낸 형상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지만, 관찰자의 적극적인 탐구와 작품에 대한 공감이 없다면 단순한 패턴이나 무의미한 흔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서양의 종교에서 대부분의 신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사실을 시사한다. 어떤 형상 앞에 섰을 때 우리는 무의식 중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신’의 모습을 그곳에서 찾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동양의 명상이나 선(禪)의 세계에서는 신은 어떤 모습에도 닮아 있지 않다. 따라서 순수한 감각과 상상력에 의해서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뛰어난 초현실주의의 회화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창조의 프로세스에서 우연적인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의식이나 언어에 의해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의 범위는 넓어진다. 데칼코마니에 의해서 생성된 이미지는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는 구체적인 무엇인가의 형상이 아니라, 이름을 붙이기 이전의 원형질의 에너지, 또는 예감(前兆)과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도 좋고, 거기서 무엇을 찾아내어도 상관없다. 로르샤흐(Rorschach)의 잉크의 반점과 마찬가지로, 모로오카의 형상들은 보는 사람의 내면의 모순된 모습을 투영시킨다. 그것은 불가해하지만 아름답고, 카오스처럼 혼돈된 상태이지만 동시에 코스모스의 질서를 가지고 있어서, 보는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반응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무제(untitled)』라는 타이틀에는 이들 작품이 그 자신의 의식이 미치지 않는 우연과 자동적인 프로세스의 산물이라는 것, 그리고 작품의 의미를 고정시키지 않고 보는 사람의 자유로운 해석을 유도하겠다고 하는 두 가지의 전략이 담겨 있다. 그는 마치 물위에 어른거리는 햇빛을 바라보았을 때와 같은 심리적 정서적인 반응이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내면에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만 레이는 ‘나는 사진으로 찍을 수 없는 것을 그림으로 그린다.’고 했다. 실제로 표현의 매체에 구애 받은 적이 없는 그의 작품에서는 사진과 회화, 사실과 환상 같은 이질적인 세계의 경계가 겹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성의 틀에 구애 받지 않는 창조에 대한 열정은 예술가의 영혼을 자유롭게 만든다. 이번 작품을 두고 모오오카 교수가 사진가인지 화가인지를 구분해서 규정해야 한다면, 그는 엄밀하게 말해서 사진가가 아니다. 하지만 그가 무엇으로 불리건 이름 같은 것에 연연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관이나 상식, 고정적인 관념, 이성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우연의 결과물, 거기서 출현하는 기호와도 같은 상징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은 그의 예술적 성향 때문이겠지만, 앞서도 말한 것처럼 그가 전위적인 화가로부터 지도를 받았다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60조라고 하는 믿을 수 없는 숫자의 세포로 이뤄진 소우주다. 그의 작품은 마치 고배율 현미경에 드러나는 세포의 분열을 기록해놓은 것처럼 보인다. 모든 생명체의 최소 기본 단위인 세포는 무한한 자기 분열과 증식과 소멸과 생성을 반복한다. 그의 애매한 형상들을 명확한 이름으로 지칭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는 분명 어떤 우주적인 생명의 질서가 작용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때로는 노화된 인간의 피부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생명력을 느껴지게도 만든다. 시간과 물질과의 충돌과 반응에 의해서 우연히 생성된 그의 형상들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죽음과 재생, 시작과 끝이 무한하게 이어진 하나의 상태다. 그것은 순간을 붙잡아 둔 것이 아니라, 생명의 항구적인 메커니즘 자체를 기록한 말하자면 ‘생명의 풍경’과 같은 것이다. 그의 기묘한 세포들은 까마득한 시간이 흐른 다음, 물도 공기도 빛도 없는 차고 건조한 공간에서도 영원히 반복될 그런 생명의 원형질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어떤 소재에서 추출한 원소들로 제3의 성질이 다른 물질을 만들어내는 연금술이 연상된다. 죽음과 재생의 과정을 통해서 영혼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 원시 종교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로오카는 자연의 물질에 화학적인 죽음과 재생(變形)을 통해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그의 데칼코마니는 원초적인 생명체를 창조하는 동양의 원시 종교의 비의(秘儀)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승곤 / 순천대학교 교수

 

 

 

 

■ Morooka Kiyotaka

 

1948  일본 오사카 생 | 1971  일본 오사카예술대학 미술학과 사진전공 졸업 | 1983  인상 -Impression- 전 으로 데뷔, CANON SALON, Tokyo Osaka Hiroshima JAPAN | 1995  일본사진가협회 일본현대사진사전 ‘기록, 창조하는 눈’ 대표작 1000에 선출, Tokyo JAPAN | 1997  샹하이 - 오사카 중일 작가 교류전, Shanghai CHINA | 2004  국립순천대학 초빙 강연 ‘사진표현에 대하여’ 강연, Suncheon KOREA | 2010  SEOUL PHOTO 2010, Coex, Seoul KOREA | 2011  CANON EOS학원 강연, Tokyo JAPAN | CANON 프리미엄 아카이브 사진가들의 일본기행 TV출연

 

현재  | 일본 오사카예술대학 사진학과 교수 | 일본사진예술학회 및 일본사진협회 PSJ 회원

 

SOLO EXHIBITION  | 2005  순간의 표출, 도시생활공방 갤러리, Osaka JAPAN | 2004  순간의 표출, OBS Gallery, Gwangju KOREA | 1999  Closed Memory Ⅳ, Photo Gallery 051, Busan KOREA | 1998  Closed Memory Ⅴ, Dong-A Gallery, Daegu KOREA | 1993  Closed Memory Ⅲ, CANON SALON, Tokyo Osaka Fukuoka Sapporo JAPAN | 1990  Closed Memory, Tekura Gallery, Kobe JAPAN | 1986  Under My Impression in Europe, Kodak Nagase Photo SALON, Tokyo Osaka Nagoya JAPAN | 1983  Impression, CANON SALON, Tokyo Osaka Hiroshima JAPAN 그 외, 다수의 단체전

 

PUBLISH  | 1985  ALL KANSAI, 1월호 아드리아해의 진주 드브로크니크, JAPAN | 1986  The Fauntains, 포토그라피아 유럽, JAPAN | 1991  Closed Memory Ⅱ, OUA Arts Guide 14, JAPAN | 1995  일본사진가협회, ‘기록 창조하는 눈’ 일본현대사진가 1000, JAPAN | 1998  PHOTOGRAPHIC JOURNAL, ‘PHOTO HOUSE 37’ - 사진가와의 대화, JAPAN

 

 

 

vol.20120222-Morooka Kiyota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