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립 展

 

Resonance

 

<The Fragments_#1>_145x112cm_Oil on Canvas_2011

 

 

UNC 갤러리

 

2012. 2. 9(목) ▶ 2012. 2. 29(수)

Opening : 2012. 2. 9(목) PM 6:00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58-13 | 02-733-2789

 

www.uncgallery.com

 

 

<The Fragments_#2>_145x112cm_Oil on Canvas_2011

 

 

모든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수 많은 경험을 한다. 그 많은 경험들을 모두 다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기억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사라지지 않은 기억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리의 기억은 어떤 매개체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을 쉼 없이 넘나들고 있다.

 

그렇다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는 무엇일까?

 

의식과 무의식은 이분법으로 나누듯이 나뉘어지는 것이 아니다. 두 세계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인간의 기억과 경험들은 무의식의 세계에서 의식의 세계로, 의식의 세계에서 무의식의 세계로 서로 왕래 한다. 다만 외부의 자극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에 있던 것들이 의식의 세계로 떠 오르게 된다. 작가 이이립에게 이를 공진으로 보았고, 그러한 공진은 작품의 영감으로써 다가온다.

 

공진의 사전적 의미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진동이나 신호를 통해 어떤 특정 주파수의 진동이나 신호가 강해지는 것’ 이다. 즉 무의식 속에 부유하고 있던 희미한 오래된 기억이 외부의 자극이나 특정한 상황에 마주쳤을 때, 의식의 세계로 부상하게 된다. 하지만 침전 되어 있던 무의식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그것들이 무질서하게 섞이면서 여태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낸다. 이이립은 공진을 통해 만들어진 무의식의 기억들이 의식의 세계로 나오는 찰나의 형상들을 캔버스에 표현하고 있다.

 

 

<The Fragments>_130x130cm_Oil on Canvas_2012

 

 

세면대 위에 비정형적 형상이 솟구치고 있는 작품은 물로 씻겨진 물감이 세면대의 하수구를 통해 소용돌이치며, 섞이면서 알 수 없는 형태들이 만들어진 순간, 자신이 경험했지만 의식하지 못한, 즉 무의식 속에서 부유하던 기억들이 무언가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의식의 세계로 뿜어져 나오는 순간이 형상화 된 것이다. 각각의 기억의 파편들은 시간의 순서도 없고, 질서도 없다. 각기 다른 시간의 기억들이 어느 일정한 형태가 아닌 무질서하게 휘몰아치며 섞이면서 여태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기억의 조합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이립의 작품을 보면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이이립에게 있어 공진은 작품의 출발점이자, 중요한 모티브이기도 하다. 공진을 통해 저 깊숙히 숨겨져 있던 기억들이 의식의 세계로 나오면서 알 수 없는 형상으로 나타난다. 공진을 통해 형상화된 작품은 또 다시 관객에게 다가가 관객의 무의식 속에 잠들어 있는 기억과 경험의 파편들을 끄집어 내는 공진의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작가의 무의식 속에 존재 해 있던 기억과 경험의 파편들이 의식세계로 떠 오르면서 만들어낸 내러티브가 작품 하나하나에 잘 녹아있는 이번 전시는, 잠재되어있던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뜻하지 않는 순간에 공진을 만나며 부유하게 되는 기억의 파편들과, 그 파편들이 내 안의 수많은 순간들과 기억 사이사이에 지층같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Strange>展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온 이이립의 이번 전시는 2012년 2월 9일 부터 29일 까지로 총 15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 UNC 갤러리

 

 

오랜 시간 아주 천천히 굳어진 내안의 어떤 것들은

어느새 나와 동화되어버려서

내안에 있는지도 느껴지지 않는 체

처음과는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가

우연한 순간에 그것이 용매(溶媒)를 만나면

 

그때

 

'아... 아직 거기 있었구나-'  -이이립

 

 

<The Fragments>_162x71cm_Oil on Canvas_2011

 

 

 

 

■ 이이립 (Eerip)

 

1977  서울생 | 2005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2008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과정 수료

 

개인전  | 2009  Life Goes On, 갤러리 터치아트, 헤이리 아트밸리, 파주 | 2007  Message in the Bottles, Light Box 개관 초대전, Gallery Light Box, 서울

 

그룹전  | 2010  Strange, UNC 갤러리, 서울 | 2008  꿈 꿀 권리, 아트팩토리, 헤이리 아트밸리, 파주 | 2007  얼굴 얼굴, 리앤박 갤러리, 헤이리 아트밸리, 파주

 

 

 

vol.20120209-이이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