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은 展

 

Monologue S#

 

monoloug S#_The shimmering light_118x80cm_

print on canvas, resin, acrylic, charcoal_2012

 

 

갤러리 룩스

 

2012. 1. 25(수) ▶ 2012. 2. 7(화)

Opening : 2012. 1. 25(수) PM 6: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5 인덕빌딩 3F | 02-720-8488

 

www.gallerylux.net

 

 

The monoloug S#2_shimmering light_118x80cm_

print on canvas, resin, acrylic, charcoal_2012

 

 

<작가노트>

일상을 바라보는 경이로운 시선

글/이주은

 

물건은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의 손길을 거친다. 어떤 것은 세심한 손길을 거치고 어떤 것은 거친 손길을 거친다. 어떤 것에서는 자부심 가득한 손길이 묻어나고, 어떤 것에서는 조심스럽고 겸손한 손길이 묻어난다. 이들 중에는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소박한 모습들로 평범하며 너무도 친숙한 오브제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대상들을 경험과 호기심, 공감의 기재를 이용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고, 그러한 이해 속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 보고자 한다. 오늘날처럼 시각이미지가 강력한 시대는 일상이 곧 시각문화이다. 넘치는 시각문화의 홍수 속에서 우리 주변에 공기처럼 만연해 있지만 그런 이유로 해서 당연한 사물들을 수집하여 일상 속의 경이로움을 찾고 사물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자 하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걸리버 여행기」에서는 시선에 따라 인간의 모습과 환경이 다르게 나타나는 내용을 통하여 인간에 대한 다양한 풍자를 보여주고 있다. 소인국과 거인국 그리고 다양한 세계 속의 여행을 통해서 사물에 대한 생각이 고정되어 볼 수가 없음을 알게 된다. 거인국에 들어가 소인이 된 걸리버에게는 항상 친근한 대상일수 있는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가 한 순간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그 속에서는 그들의 노리개가 될 수 있는 것이고, 소인국에 들어가 거인이 된 걸리버에게는 가장 크고 위대한 권력을 지닌 자들의 모습조차도 장난감들의 하찮은 움직임으로 보일 수도 있는 너무나 대상의 의미가 사라져 보이게 된다. 또한 대리석을 부드럽게 하여 바늘꽂이로 사용하는 엉뚱한 과학자가 있는 나라 등을 통해 바라보는 시선과 사고를 바꾸어서 발견하게 된 낯선 세계를 알아가게 된다. 평범함과 익숙함이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의미가 크게 변화함을 볼 수 있다.

“땅 아래 바닥을 바라보고 이러한 소소한 주변이 소인이 되어 바라보니 거대한 풍경이 되어 나타난다. 늘 옆에 있던 흠집 많은 컵 하나가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 푸른 산 위에 바위가 되고 또는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는 동굴이 되며. 무심코 편안하게 앉아만 있던 아주 오래된 나무 의자 속에서 커다란 힘으로 짓누르는 기념비적인 기둥을 찾아내기도 한다. 매일매일 사용하던 수건 안에서 넓고 넓은 하얗게 쌓인 눈을 찾아낼 수도 있다.”

이러한 시선을 통하여 진실이라 여기고 있는 보이는 그대로의 세상이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어찌 보면 그 속에 숨은 그림들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각의 여정을 통해서 현재 내가 서있는 이 자리(in this place) 일상 속에서의 경이로운 걸작을 찾아내고자 하며 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시 서문>

이주은 - 일상의 걸작

박영택(경기대교수,미술평론)

 

현대는 사물들의 시대다. 삶의 환경을 채우고 있는 무수한 시각이미지들은 그 사물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모든 사물은 나름의 실용성과 미적 디자인의 배려를 자신의 피부로 증거한다. 그렇게 사물들이 말을 걸어오고 그 사물과 대화를 나누는 일, 사물들을 통해 말하게 하는 일이 현대인의 삶이자 일상이다. 사물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것을 만들었을 누군가의 배려, 만들어진 경로와 시간의 입김으로 조금씩 닳아서 생겨난 흔적과 상처, 그리고 그것을 사용했을 한 인간의 생의 궤적이 은밀하게 감지된다. 우리는 그 사물과 함께 살고 죽는다. 이주은 역시 일상의 소소한 사물들을 주목한다. 그것들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 앞에는 하나의 새로운 우주가 펼쳐진다. 친숙한 오브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다. 작가는 자신의 몸과 함께 했던 사물들 혹은 자기 동선에서 만난 사물과 공간의 어느 한 부분을 보여준다. 그 사물을 사진으로 채집했다. '레디메이드'를 사진으로 응고시켰는데 사실 사진 역시 본질적으로 레디메이드인 셈이다. 그녀는 사물을 부분적으로 절취하고 색다른 시선과 질감으로 전이시켜 또 다른 존재로 만들어낸다.

작가는 작은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다니면서 지금, 자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접한 자기 마음에 드는 곳, 자기 눈이 가서 멈춘 곳, 거의 직관적으로 '필'이 꽂히는 곳으로 밀고 들어가 이를 사진으로 담아낸다. 작가는 방이나 거실 혹은 특정 공간의 한 구석을 찍거나 흰 천을 깔고 그 위에 올려놓은 컵, 그리고 방바닥의 장판, 콘크리트바닥에 놓인 의자의 다리 등을 찍었다. 자신의 방이나 거실, 실내의 어느 한 구석이기도 하고 늘 상 쓰던 익숙한 의자나 컵 등이다. 매일 사용하는, 그래서 조금씩 낡아가는 컵과 푸른색 줄무늬를 가진 이불, 그리고 부엌 한 구석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병, 자신의 몸을 받아주는 의자의 다리, 바닥에 누워있는 전선줄과 모서리에서 물기를 머금고 삭아가는 나무로 만든 벽의 아래 부분 등이다.

자기 일상의 이동경로에서 만나는 이 모든 것들이 어느 순간 마음의 갈피 사이로 끼여 든다. 자기 감각과 취향의 더듬이로만 잡히는 것, 말할 수 없고 언어화할 수 없는, 문자가 멈춰선 자리에 오로지 감각만으로 ‘캐치’되는 사물의 피부에 들러붙는다. 그 시선은 기이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러우며 더없이 탐미적이다. 그리고 그 눈은 뱀처럼 바닥에 붙어 자기 몸으로, 배로 밀고 나가면서 더듬어 올린 것들이다. 혹은 사물에 바짝 붙어서 위로 치켜든 것이다. 근접한 시선에 의해 익숙한 사물과 공간은 무척 낯설거나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것은 그 사물, 공간에 대해 알고 있던 상식적이고 고정된 개념을 찢는다. 항상 지금 자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찾아내고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시각의 여정을 통해서 현재 내가 서있는 이 자리, 일상 속에서 경이로운 걸작을 찾아내고자 하며 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작가노트)

바닥에 놓여진 흰 천은 주름과 결, 보송보송한 면, 그리고 더없이 부드럽고 온화한 기운을 전해준다. 그것은 또한 전통적인 정물화의 양식적 전형을 상기시켜주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마치 세잔의 정물화에 대한 사진적 패러디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푸른 색의 문양이 그려진 컵은 순간 푸른 산이 되고 동굴이 되는가 하면 거대한 대리석 벽이 된다. 자신의 신체를 받아주던 의자의 다리는 기념비적인 기둥이 된다. 내 몸의 물기를 닦아주고 피부를 더듬던 보드라운 천, 수건은 하얀 눈이 수북하게 쌓인 대지가 된다. 다양한 시점과 거리에 비례해 사물은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실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것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자기 마음속에 간직된 형상, 사물들 마다 그 안에 품고 있는 또 다른 모습들이다. 그것은 우리가 특정 사물에 대해 알고 있다는 지식, 선입견을 허망하게 만든다. 이렇듯 평범함과 익숙함은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잠시 밀어 둔 자리에 홀연 피어 오르는 기이한 세상풍경이다. 그 힘이 바로 예술가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작가는 그 사물들을 사진으로 찍고 에폭시 레진을 부어 나무틀로 액자를 끼운 후 선반에 진열하듯 놓아두거나 두툼한 박스형으로 만들어 벽에 걸었다. 혹은 천 위에 프린트 한 후 마치 현수막처럼 걸어두기도 했다. 공간을 팽팽하게 긴장시키며 찢어나가는 몇 개의 조각으로 분절된 이 사진/현수막은 깊이와 공간감을 부여하면서 작은 사물을 거대한 존재로 비상시킨다. 여러 시점과 서로 다른 깊이 속에서 보는 경험, 시간에 따라 사물은 다채롭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대상의 간편하고 진실한 재현의 도구인 사진과 에폭시레진, 그리고 5면을 화면으로 제공하는 박스와 액자, 현수막 등의 프레임 및 선반과 공간에 설치하는 등의 여러 방법론과 연출은 결국 작가와 일상의 삶을 함께 했던 이 소소한 사물들의 피부를 조심스레 봉인하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만들고자 하는 따뜻하고 정성스런 배려와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사진이란 기계를 핀셋처럼 사용해서 사물/공간을 집어 올리고 이를 핀으로 꽂아 두듯이 투명레진을 부어 흡사 호박琥珀처럼 만들었다. 투명레진과 프린트 된 종이와의 만남이 만들어낸 이미지다. 레진은 종이로 스며들어 흐르다 멈추고 일정한 막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우연성까지 더해지며 매력적인 '회화'가 되었다. 얇은 종이는 부분적으로 밑에 자리한 합판의 결을 그대로 노출시키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얼룩을 남긴다. 레진을 흡사 붓 터치를 하듯 부어나가면서 결과 층, 질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물의 껍질을 사진의 피부로 들여온 후에 다시 그 피부 위에 실리콘, 에폭시, 혹은 아크릴 등으로 새로운 껍질을 형성하고 있다. 자신이 발견한 그 '놀라운 걸작', 경이로운 사물의 새로운 모습을 보호하고 영속적으로 보존하는 동시에 그것만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의 배려에 의한 장치일 것이다.

이 작업은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사물을 독대하게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진이다. 사진은 사물의 어느 한 부분만을 오랫동안 응시하게 해준다. 주변 공간이 제거되고 오로지 사물, 보고자 하는 부분만을 응집시켜준다. 바짝 조여진 시선과 거리는 세상에 나/너와 그 사물, 구석만을 대면하게 해준다. 그러는 순간, 그 사물은 온전히 주인공이 되어 보는 이의 시선을 다 받아낸다. 이 세상에 하찮은 것들은 없다! 버려지거나 시선에서 제외되거나 너무 익숙해서 쉽게 간과하는 것에 주목시키는 이 작업은 사물에 대한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과 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사물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일상과 감각에 대한 애정과 단호함을 말한다. 그런 면에서 이 작가의 심성이랄까 혹은 마음의 배려를 읽을 수 있게 한다. 작가의 내밀하고 섬세하며 조심스러운 기질의 한 단면이 감촉된다. 그래서인지 작업들은 더없이 감각적이고 촉각적이다. 한 개인의 눈과 몸, 감각과 신경이 집중된 이미지다. 그래서 보는 이의 망막에 하나씩 손을 달아주어 더듬게 한다. 그러는 순간 우리 몸은 거대한 더듬이 되어 가볍게 떨린다.

 

 

 

 

이 주 은

 

2010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 1996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대학원 졸업 | 1993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 2011  ONSTAGE , 공근혜 갤러리 | 2009  풍경을 그리다, 갤러리 그림손 | 2008  Still Life-Magic Lamp, SADI window gallery | 2007  바라보다, 갤러리 빔 | 2004  이야기를 걸다, 갤러리 가이아, 관훈 갤러리 | 2003  on the floor, 한전플라자 갤러리 | 2001  Imitation PHOONG, 갤러리 마노 | 1999  THE PHOONG, 갤러리 보다 | 1997  개인 小史, 관훈 갤러리 | 1996  담아두기/가두기-Puzzle, 윤 갤러리

 

단체전  | 2011  Flux_In steps, 갤러리 룩스 | Whole Different Animals, Gallery CHA | 감각의 브리콜뢰르, 진천군립생거판화미술관 | Sublimation, 스페이스 캔 | 판화와 정보,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 현대백화점 창사 40주년 기념 기획초대-40代 대표작가 오늘의 미술展, Gallery H | 관찰자의 시선, 갤러리 조선 | KIAF, 코엑스 | AHAF Seoul 2011, Asia Top Hotel Art Fair at Hyatt Hotel | Seoul Photo 2011, 코엑스 | 2010 Place, 이화여대미술관 | tool tool tool Print!,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 미술관, 문.일.대氏 만나다, 고양아람누리, 갤러리 누리 | 아시아프 특별전, 성신여대 수정관 | 일상의 사이-cross linkⅡ, space 15th | touch @, space 15th | Beyond the Memory, Gallery CHA | 일상의 귀환, 신세계 갤러리, 인천 | 2009 香-영원 그리고 향유, 이화여대 박물관 | 소중한 너, 갤러리 그림손 | Print Your Life,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 인천여성비엔날레-가까이 그리고 멀리, 인천아트플랫폼 | 아트 서울, 예술의 전당 | 통의동 -일상을 찍다, space 15th | 합병증-과잉 또는 결핍, 송도 디오아트센타, space15th | 모호한 겹 애매한 층, 갤러리 LUX | 2008  five minutes, 시우터 갤러리 | Turn on & Tun off, 갤러리 무이 | Love Actually, 갤러리 Grimson | 하이 서울 페스티벌- 아트 인 컬쳐 宮, 덕수궁 돌담길 설치미술전 | 디지털 파인 아트 기획전-Nothing to Something, 삼성생명 휴먼센타 | 복도안의 미술전, 강남구청, 더 컬럼스 기획 | 음식상상, 갤러리 빔 | 2007  평행선, 갤러리 세오 | Have a nice day!, 아트 팩토리-김혜련&이주은 기획초대전 | Draw the City, 스페이스 함 | 24시 open hours, 충무아트홀 | <版畵 以後>, 우연 갤러리, 대전 |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작품전, 충남대 예술대학 백마아트홀 | The Trend of Korean Contemporary Print of 2000's in Russia | (Novosibirsk State Art Museum, Russia /한국 밀알미술관) | 休息, piza and wine | 2006  SEO + LOVE + MEMORY, 세오 갤러리 | 소리보기, 갤러리 함 | 나를 위한 선물전, java coffee | Trifling Moment-사소한 순간, 스페이스 빔, 인천 | 판의 공간-Ontological Space :Plate, 추계예술대학교 갤러리 | Who's who?, 현대백화점 스카이돔 | 사진의 껍질, 회화의 피부, 갤러리 나우 개관기념전 | 국제 판화 네트워크 헤이리 INK, 헤이리 모아 갤러리 | 版.畵 27, 아트 팩토리 | 새로운 에너지, 성신여대 미술관 | Seo Factory, 세오 갤러리 | 2005 판도라의 상자가 투명하다면, 메이 산부인과 | Livre Objet 2005-감상하는 책, 환기미술관 | 매혹의 공간 展, DECOYA | 사이 공간", 이화아트센타 | 2004   Cross-Over, 갤러리 세오 | 이서전, 관훈 갤러리 | 마니프 서울 국제아트페어, 예술의 전당 | Standard Dviation, 이화아트센터 | Story & Story, 갤러리 Art & I | Print Box 2004, Gallery Okubo, Fukuoka | 2003   With, 인사아트센터 | 가내수공업, 관훈 갤러리 | Entre Paris et Seoul, Galerie Paris Beaubourg, Paris | 청년작가전, 갤러리 가이아 | 예우대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Print Box, 한전플라자 갤러리 | 2002   ‘녹음방초 분기탱천’ 선정 초대전 :Reflection & Refraction, 갤러리 보다 | 슈퍼마켓 뮤지움, 성곡미술관) | 「hauziz」, 갤러리 다임 | Nature: Human, Sky, Earth, 갤러리 고도 | E-print media, 갤러리 피쉬 | command "P", 갤러리 사간 | Print Box, 갤러리 다임/ there's

 

수상  | 200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 창작 및 표현활동 지원 - ‘풍경을 그리다’ 개인전 | 2004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 1998/2000/2002  중앙미술대전 입선 | 2002/2004  현대판화 공모전 입선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vol.20120125-이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