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나 展

 

'나의 작은 일상'

 

나의 작은 일상_120x120cm_장지에 석채 채색_2011

 

 

갤러리 이즈 제2전시실

 

2011. 12. 14(수) ▶ 2011. 12. 20(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00-5 | 02-736-6669

 

www.galleryis.com

 

 

나의 작은 일상_120x120cm_장지에 석채 채색_2011

 

 

일상에 대한 관조와 성찰

 신예 한국화가 김유나와의 해후가 실로 오래간만이다.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었던 때로 앳된 모습을 한 기억이 선명한데, 불과 10년도 안 되어 어엿한 작가로 성장한 것이다. 얼굴은 앳된 소녀의 모습이었지만, 작업에 있어서만큼은 재능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진 강단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하다. 무언가 기대를 갖게 하는 바대로 김유나의 고속 성장의 지표가 작품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 사이 결혼과 출산 등의 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의 중단 없이 지속 발전시키고 있는 것도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었다. 오히려 슬럼프가 될 수도 있는 그러한 고비를 작품 성숙과 도약의 계기로 승화시킬 수 있는 만큼의 내면세계, 즉 미의식과 근성이 잘 담금질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의 작은 일상_100x70cm_장지에 석채 채색_2011

 

 

그의 회화적 출발점은 대체로 소박한 일상으로부터 출발한다. 일상생활과 일상적 체험을 담백하면서도 화사한 톤으로 그려내고 있다. 보통 채색화가 색면에 가까운 다소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를 한계처럼 보이고 있지만, 그의 채색화 화면은 투명 수채화 이상의 투명성과 여운, 아우라가 충만한 밝은 톤을 특징으로 하고 있어 차별화된다. 여성 고유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순발력 있는 필치와 분방한 감각이 생기 있게 살아 있는 화면을 구사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이렇듯 밝고 산뜻하면서도 시공을 넘나드는 분방하고 생기 넘치는 화면을 일구고 있는 것은 민화(民畵)로부터의 영감이 크게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화면은 민화에서 익히 보아온 이미지들이 자주 차용된다. 책거리나 길상문, 파도문, 당초문 등의 이미지들이 인용되는 가운데 재해석과 재구성이 두드러진다. 거기에 다소 이질적인 여타의 이미지들과 일정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민화 이미지와 꽃이나 열매 등의 실경적 이미지가 어우러지는 조합을 즐겨 사용했었다. 그러다 최근의 근작에서는 꿈이나 이상이 스며들 여지가 없는, 치열한 일상이 영위되는 생활공간으로 활동이 제한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성찰을 담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작가가 육아에 매달리며 살아야 하는 생활공간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각종 사물들이 어느덧 예의 민화 이미지들을 대체해가고 있다. 보다 큰 내러티브의 범주에서 표상된 민화적 이미지들은 환영의 단편들처럼 드문드문 산재한 채 명멸해가고, 상대적으로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일상의 내러티브가 부상해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일기를 쓰듯 작가가 자기의 일상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화면에 기록해나가는 모습이 역설적으로 예사롭지가 않다. 육아와 가사, 작업 등이 병행되는 데서 오는 불편함은 충분히 납득하고 공감하는 것이지만, 작가의 경우는 그러한 현실을 그림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것에 감격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가사현실에서 가중되는 고충을 토로하기보다는 그 현실들을 그림으로 승화시켜낼 수 있는 것에 보람을 얻는 것이 작가의 중요한 몫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다분히 초현실적으로 연출되고 있는 장면들, 즉 아기의 분신과도 같은 인형이나 장난감, 유아복 등의 이미지들이 다소 생경한 이미지들과 조합을 이루는 정황 속에서 마치 아기 웃음이 들리는 듯하다. 아기와 함께 하는 일상이 창작의 경이로운 원동력이라는 고백을 유쾌하게 하는 듯이 보인다.

 작가는 어쩌면 진부해 보일 수도 있는 가사현실 속에서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보람과 행복감, 위대한 모성애를 넋두리 없이 환기시키는 잔잔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뽕잎에서 명주실을 뽑아내듯, 이렇듯 진부하기 쉬운 현실 속에서도 주옥같은 조형의 진액을 추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은 대체 어떠한 미의식에서 온 것일까. 그것은 역시 민화와의 관계 속에서 잘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민화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이미지 차용만의 차원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인간애가 넘치는 분방함과 여유로움, 생기 넘치는 통속성, 유쾌함과 신명을 생명으로 하는 것이 민화의 생명이자 정신이라 할 수 있는 바, 작가의 화면에 진정성 있는 미의식의 면모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나의 작은 일상_70x70cm_장지에 석채 채색_2011

 

 

 이러한 민화 정신은 비단 이미지 인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화면에 일원적 시각질서가 아닌 다원적 혹은 다중적 질서를 설정하고 있는 점 역시 민화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이전의 그림에서는 상이한 소재의 조합이라는 질서가 주류를 이루었다가, 근작에서는 비교적 단일의 공간적 질서 속에 포지티브와 네거티브의 요소가 공존하는 공간의 조합을 추구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근작에서 민화 이미지 차용은 상당 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그 대신 다중적 공간의 조합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화면에서 채색되었어야 할 책이나 식물 이미지들을 데콜라지(de-collage)처럼 오려내는 것이나, 작도에서 볼 수 있는 가늘고 기하적인 선묘 등이 설정되어 있는 등의 조합이 그것이다. 특히 데콜라지에 의한 여백 효과는 화면을 가득 채운 작가의 화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게 되는 조형적 요소이다.

 그렇다고 작가의 작업을 민화와 결부지어 단정해버리는 것만으로 설득력이 있을까.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소재는 소박해 보이지만 독해만큼은 진지하고 심층적으로 하기를 요구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듯이 삶 자체를 성찰하고 관조한 결과로서의 심경 또한 단순하지 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한 복잡다단한 심경만큼의 소통은 화면을 다분히 심층적이고 소모적으로 다루게 하기 마련이다. 그러한 내면의 절실한 계기들을 소통해내기 위한 코드 역시 다중 조합의 선택을 어느 정도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김유나다운 자기만의 진정성 있는 조형의 창출에 충실하고자 하는, 바로 그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며, 그 결과는 공감을 얻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 재 언 (미술평론가)

 

 

 

 

■ 김 유 나 (kim, Yu-Na)

 

1979년 6월 20일생 | 국립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연구.교육경력  | 2009-2011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강사 | 2010  춘천교육대학교 미술학과 강사 | 2006-2007  강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 영상문화학과 조교 | 2005  RIS 시범사업단 창작기획학교 ‘창작애니메이션 콘티 개발 및 제작’-전문가로 참여(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 2004  고암 이응노 문자추상화 연구(석사학위 논문)

 

수상  | 2005  제11회 대한민국 신진작가 발언전 입상, 갤러리 라메르, 서울 | 2002  제12회 뉴-프론티어 공모전 특선, 공평아트센타, 서울 | 2001  제29회 강원미술대전 특선,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2001  전국대학미전 동상, 강원대, 춘천 | 2000  제28회 강원미술대전 특선,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1999  제27회 강원미술대전 특선,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개인전 및 부스전(7회)  | 2011  개인전, 이즈 갤러리, 서울 | 2010  강원아트페어,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2009  강원아트페어,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2009  Seoul Modern Art Show-Don't be average:be Artful, 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 서울 | 2007  2007년 동양화새천년·한국화-지평의 확장展, 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 서울 | 2006  강원아트페어, 치악예술관, 원주 | 2005  OSAKA 국제미술대제전, 오사카 A.T.C., 일본

 

온라인전(개인전)  | 2011  셰익스피어와 함께 하는 세상 이든미술관 온라인전

 

단체 및 초대전  | 2011  춘추회전, 공아트스페이스, 서울 | 강원현대한국화전, 강릉미술관, 강릉 | 청년작가전, 아트넥서스, 춘천 | 춘천미협전, 춘천미술관, 춘천 | DMZ전, DMZ박물관, 고성 | 강원도미술협회전, 삼척문화예술회관, 삼척 | 여백전, 강원대학교 백령 갤러리, 춘천 | 홍익대학교 총동문전, 홍익대학교 호마미술관, 서울 | 2010  첫 번째 에피소드 ‘산책’-청년작가展,, 춘천 | 춘추회전, 예술의 전당-한가람미술관, 서울 | 강릉미술협회 청년작가 초대전, 시립강릉미술관, 강릉 | 봄의 축제-한 집 한 그림展, 영아트 갤러리, 서울 | 봄내미술인전, 춘천미술관, 춘천 | 국제전-파리..한국의 美를 만나다, 치악예술관, 원주, galerie METANOIA, 파리 | 갤러리 타블로 초대전- 소소少小展, 타블로 갤러리, 서울 | 제1회 대한민국 현대한국화 페스티벌, 대구문화예술회관, 울산문화예술회관 | 박수근미술관 특별기획-2010 강원도 청년작가전-‘드넓은 강원, 휘감는 젊음’, 박수근미술관, 양구 | 춘천미협전, 춘천미술관, 춘천 | 국제전-제13회 韓.中 미술교류전, 중국 | 초대전-ART&Leisure展, 베어스관광호텔, 춘천 | 강원현대한국화전, 강릉미술관, 강릉 | 춘천 MBC- R.MUTT 1917 초대전 “강원지역작가 초대전”, R.MUTT 1917, 춘천 | 초대전-COSMOS展, 구암 갤러리, 춘천 | 제48회 강원도미술협회전, 강릉문화예술회관, 강릉 | 대한민국 현대 한국화 페스티벌, 대구문화회관, 울산문화예술회관 | 강원현대한국화전-동서의 창, 춘천미술관, 춘천 | 여백회전, 강원대학교 갤러리, 춘천 | 강원대학교 교.강사 전시, 강원대학교병원, 춘천 | 한국미협 100만원전, 킨텍스전시장, 일산 | 청년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2009  춘천미협전, 춘천미술관, 춘천 | 춘추회전, 화봉 갤러리, 서울 | 아코자 갤러리 초대전 “이 작가를 주목하라”, 아코자 갤러리, 원주 | 강원도 미술협회전, 치악예술관, 원주 | 여백전, 춘천미술관, 춘천 | 강원미술대전 추천. 초대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어린이재단-행복을 나누는 만찬 ‘동감’, 라데나리조트, 춘천 | 강원현대한국화전, 강릉미술관, 강릉 | 춘천미술협회 시화전, 춘천미술관, 춘천 | 현대적 미감의 발현展, 영아트 갤러리, 서울 | 연하전, 춘천미술관, 춘천 | 2008  봄내 프랭카드 아트전, 어린이회관, 춘천 | 한집 한 그림 걸기展, 영아트 갤러리, 서울 | 춘추회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 단성 갤러리 18주년 기념 내 뜰 안의 모습-nature story展, 단성 갤러리, 서울 | 제46회 강원도미술협회전, 양양박물관, 양양 | 통일기원예술제, 철원예술인촌, 철원 | 춘천미협전, 춘천미술관, 춘천 | 소품전, 미공간 봄, 춘천 | 강원도민일보 초대미술전-여성이 여성을 만나다:구국항쟁에 앞장선 강원여성을 기리며展,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 춘천 | 국제전-제6회 강원도 돗토리현 교류미술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문학과 미술의 만남전, 춘천미술관, 춘천 | 바탕화면전, 단성 갤러리, 서울 | 강원미술대전 추천.초대 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여백전, 춘천미술관, 춘천 | 아트울산 2008, 울산MBC웨딩컨벤션홀, 울산 | 호반베르디움-A Simple Life展, 호반베르디움, 춘천 | 청년작가회, 미공간 봄, 춘천 | ‘vis--vis’, 단성 갤러리, 서울 | 2007  청년작가회전, 거리의 악사, 춘천 | 춘추회전, 갤러리 라메르, 서울 | 한국화 감성의 표현전, 이형아트센타, 서울 | 춘추회 시립강릉미술관 초대전, 강릉미술관, 강릉 | 강원미술대전 추천.초대 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여백전, 춘천미술관, 춘천 | 한국화 현대적 미감의 발현전, 영아트 갤러리, 서울 | 청년 작가회, 아트프라자 갤러리, 춘천 | 강원현대한국화전, 강릉미술관, 강릉 | 2006  새로운 감각전, 백송화랑, 서울 | 여백전, 강원대학교 나래관전시실, 춘천 | 춘추회전, 공평아트센터, 서울 | 강원미술대전 추천.초대 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군립청송야송미술관 개관1주년 기념전, 청송미술관, 청송 | 홍익대학교 총 동문전, 공평아트센터, 서울 | 제1회 전국 미술대학 초청 온라인 전시회 | 청년 작가회, 강원대학교 나래관전시실, 춘천 | 강원현대한국화전, 세방아트 갤러리, 춘천 | 2005  5인 초대전-봄이 오는 소리, 봄 갤러리, 춘천 | 춘추회전, 예술의 전당, 서울 | 여백전, 소나무 갤러리, 춘천 | 강원미술대전 추천.초대 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강원현대한국화전, 강릉문화예술회관, 강릉 | 2004  춘추회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 와원전, 홍익현대미술관, 서울 | 강원미술대전 추천.초대 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oh! she's전, 종로 갤러리, 서울 | 2003  와원전, 홍익현대미술관, 서울 | COEX MALL 개관3주년 초대전, COEX MALL, 서울 | 다양성의 가치와 그 의미전, 공평아트센터, 서울 | 강원미술대전 추천.초대 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여백전, 백송화랑, 서울 | 두시전, 노암화랑, 서울 | 2002  강원미술대전 추천.초대 작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 | 강원현대한국화전, 춘천미술관, 춘천

 

현재  | 한국미협회원 | 춘추회원 | 강원미술대전 초대작가 | 춘천미협회원 | 여백회원 | 강원현대한국화회원 | 청년작가회원 | 강원기독교미술인회원 | 춘천교육대학교 강사역임 | 강원대학교 출강

 

 

 

vol.20111214-김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