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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숙 展
ARTIFICIAL LANDSCAPE
ARTIFICIAL LANDSCAPE- Transparent Rose_90.9x116.8cm_ Mixed Media on canvas,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2011
관훈 갤러리 1,2,3F
2011. 11. 30(수) ▶ 2011. 12. 13(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5 | 02-733-6469
ARTIFICIAL LANDSCAPE- Transparent Mint_90.9x116.8cm_ Mixed Media on canvas,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2011
ARTIFICIAL LANDSCAPE 겨울의 길목에 선 12월, 반짝이는 눈과 같은 작품들과 함께 김종숙 작가의 개인전이 관훈 갤러리에서 펼쳐집니다. 작가 본인의 작업 철학을 바탕으로, 각자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무한경쟁 시대 속에서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SWAROVSKI ELEMENTS)를 한 땀, 한 땀 수 놓듯 사용하여 인공산수를 완성해 나간 그녀의 작업 과정은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며, 그러한 인고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이 작가만의 결과물이 아닌 대중과의 소통과 공감을 위한 문화적 도구로 사용되길 바랍니다. -관훈 갤러리
명멸(明滅)하는 유토피아 - 미혹(迷惑) 속에 깨달음을 얻다 정은영 (미술사 박사, 한남대학교 교수)
반짝이는 크리스털이 산수의 절경을 뒤덮었다. 돋을 새김 된 보석 알갱이들이 은은한 색 빛의 너울을 출렁이는 광휘의 스펙터클이다. 화가 김종숙이 2005년 이래 꾸준히 천착해 온 <인공풍경>은 일차적으로 빛의 스펙터클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와 조선시대의 산수화를 접합시킨 매혹적인 표층이다. 그러나 그 유혹의 표면은 완결된 물신주의가 안으로 내파(內波)된 분리의 스펙터클이라기보다는, 시간을 횡단하고 이미지를 교차시켜 상(像)을 영사하는 연속적인 스크린에 가깝다. 스크린은 부단히 명멸함으로써 연속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무수히 상이한 텍스트를 중첩함으로써 하나의 서사를 이어나가는 빛의 매재(媒財)이다. 단절과 연속, 교차와 중첩을 통해 작동하는 스크린처럼 <인공풍경>은 미혹의 장막을 드리우고 그 안에 각성의 통로를 열어 보인다.
ARTIFICIAL LANDSCAPE- Pink Variation_140x140cm_ Mixed Media on canvas,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2011
주해와 비평 - 시간의 층위 <인공풍경>의 시간은 뫼비우스 띠처럼 꼬여있다. 작가는 빛의 선묘화가 되어 산수경물(山水景物)의 골격과 기운이 담긴 필선을 따라 한 알 한 알 크리스털을 안착시켰다. 그러나 광점(光點)으로 수놓은 선은 점도 선도 평면도 아닌 공간으로 빛을 쏟아내니 결코 범상한 선이 아니다. 마치 기암괴석의 깊은 골에 굽이굽이 접혀있던 과거의 시간이 여기 이곳의 빛으로 펼쳐 나오는 듯하다. 정지한 과거의 시간이 빛의 속도로 돌진해오는 선묘라 할까. 그 빛의 선묘가 그려내는 것은 다름아닌 유토피아다. 사실, 빛이 아닌 그 무엇으로 유토피아를 그려낼 수 있겠는가. 유토피아는 역사의 그 어느 시점에서도 실현된 적이 없으며 언제나 미래형의 시제로만 존재해 왔다. 그것은 미완의 상태로 회귀하며 신화와 혁명 속에서 끊임없이 출몰한다. 작가 김종숙은 과거로부터 도래하는 미래의 유토피아를 복제와 서사의 구조로 풀어내되, 이를 매혹의 표면이라는 현재의 언어로 구사하는 고도의 책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구속과 해방, 욕망과 법열을 교차시키는 그 책략의 목표는 이상향의 꿈 자체가 아니라 오히려 그 꿈으로부터 현실로 깨어나는 순간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꿈과 깨어남이 공존하는 <인공풍경>의 독특한 이중구조는 매혹의 대상에 가하는 주해와 비평에서 기인한다. 주해(Kommentar)와 비평(Kritik)은 발터 벤야민이 과거를 현재로 불러오는 구제비평(rettende Kritik)의 핵심적인 요소로 설명한 두 국면이다. 이 둘은 변증법적 인식의 양극처럼 서로에게 의존하고 동시에 서로를 지양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주해가 전승된 텍스트의 근저에 놓인 역사적 사실내용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비평은 그 텍스트에 구현된 철학적 진리내용을 밝히는 작업이다. 즉 전자가 텍스트의 과거 속으로 침잠하며 영원한 동일성을 꿈꾼다면, 후자는 화석화된 동일성의 신화를 깨고 현재의 진리를 찾고자 한다. 그러나 텍스트에 담긴 진리내용을 인식하지 않은 채로 그 텍스트에 주해를 달 수 없고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사실내용에 무지한 상태로 텍스트의 내재적 진리를 밝힐 수 없으므로, 전승된 텍스트의 현재적인 의미는 오직 주해와 비평이 하나로 수렴될 때 온전히 밝혀진다. 말하자면 주해와 비평은 과거를 복구하고 현재를 일깨우는 구제비평에서 역사적 인식과 현실의 자각을 성취하는 도구이자 그 과정인 셈이다. 작가 김종숙은 주해자 이자 비평가로서 과거에 주석을 달면서 현재에 비평을 가한다. <인공풍경>에 중첩된 시간의 두 층위는 주해의 대상이 되는 조선의 산수화와 비평적 각성을 일깨우는 유사보석의 집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주해와 비평은 각각의 영역을 넘어 상호침투적으로 서로를 구축한다. 인공적인 색채의 실크스크린으로 전사된 산수절경은 동일성의 신화를 파괴하며 현재로 도약하고, 용필(用筆)과 묵법(墨法)을 대신한 크리스털은 역사의 결을 따라 강약과 농담을 조절한다. 과거의 주해는 현재에 귀속되고 현재적인 비평은 과거로 수렴하여, 파괴하면서 복구하고 단절시키면서 이어나간다. 이로 인해 <인공풍경>의 번안과 전승은 낯설면서 낯이 익다. 우리의 집단적인 무의식에 자리잡은 낯익은 이상향이 상품물신의 아우라를 발산하며 파라독스의 스펙터클을 펼치니 낯설고 생소하다. 무릇 지나간 어떤 것이 지금 이 순간과 만날 때 그 지나간 과거는 섬광처럼 스치는 이미지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지나간 것과 지금의 것이 함께 떠오르며 빛나는 순간을 벤야민은 ‘메시아적 시간의 파편들이 박혀있는 거대한 성좌(星座)’라 불렀다. <인공풍경>의 금강산이나 도원(桃園)의 꿈이 거대한 성좌처럼 드러나는 것도 연대기적인 역사를 격파하며 광속(光速)으로 회귀하는 메시아적인 이상향의 본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성좌를 이루고 있는 수 만 개의 별들은 지속적인 결핍과 끝없는 갈망을 증명하는 화려한 물신(物神)이다. 우리는 꿈에서 디스토피아로 깨어난다. 낯익은 것은 물신이고 낯선 것은 이상향이었다. <인공풍경>이 현재의 풍경인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ARTIFICIAL LANDSCAPE- Sapphired Sapphire_130x130cm_ Mixed Media on canvas,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2011
빛과 응시 - 욕망의 층위 <인공풍경>은 치밀하고 집요하게 욕망의 질서를 따른다. 대상의 빛이 화면을 관통하여 주체에게 발사되는 <인공풍경>은 매혹의 표면을 유지한 채로 화면을 교란시킨다. 표면(surface)을 보존하면서 화면(screen)을 해체하는 과정은 물리적인 차원과 심층의 차원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 실크스크린으로 전사되거나 선택적으로 드로잉 된 산수절경은 회화의 물리적인 표면에서 그림이 드러날 수 있는 일차적인 바탕을 구성한다. 다음으로 그 위에 다시 한번 선택적으로 부착된 크리스털 알갱이들이 그림의 표면 위에 빛의 화면을 겹쳐놓는데 이 빛의 화면은 그림의 표면을 뚫고 나와 양각으로 솟아있다. 기존의 풍경화가 그림의 표면으로부터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안정된 화면을 제공했다면, 풍경의 이미지가 밖으로 돌출한 <인공풍경>은 빛의 진동으로 화면을 흔들면서 스크린을 교란시킨다. 그러나 물리적인 차원에서 지각되는 화면의 진동은 심층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스크린의 탈 안정화로 도입하는 서곡에 불과하다. 빛을 방사하는 <인공풍경>의 스크린은 주체를 사로잡아 그 안으로 뒤엉키게 한다. 그림이 주체를 사로잡고 유혹할 때, 그것은 물리적인 그림(tableau)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변한다. 그것은 이미 시각의 장이 아니라 욕망의 장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황홀경의 주체는 공격 없이 점령하는 불공함락(不攻陷落)의 스크린에 함몰된다. 문득 주체의 허구적인 안정성을 해체하기 위해 일련의 작가들이 사용하였던 아브젝시옹의 전략이 떠오르는 것은 대상과 타자로부터 주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보호막-화면을 파괴하는 유사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인공풍경>은 혐오 대신 매혹으로 주체를 탈 안정화하니, 오히려 저항할 수 없는 은근한 힘으로 주체를 무장 해체시키는 측면에서 보자면 혐오의 방식을 넘어서는 한 수 위의 전략이다. 시간의 층위가 뫼비우스 띠처럼 꼬여있는 <인공풍경>에서는 그 욕망의 국면도 미로처럼 얽혀 있다. 빛은 그것을 발산하는 대상이 주인이 되게 하고 그 빛에 비추인 주체를 대상의 자리에 위치시키는 응시(gaze)의 작인이자 원천이다. 빛을 발산하는 대상은 주체가 되어 나를 응시하지만, 동시에 대상은 그 빛에 의해 나의 눈 깊은 곳에 그림으로 새겨지는 대상이 된다. 주체와 대상은 결코 서로를 완전히 점령하지(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라캉은 주체의 시선과 대상의 응시 사이의 관계에서는 오직 미혹(lure)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의 지적대로 빛나지만 불투명하고 명증하지만 침투할 수 없는 ‘보석의 애매모호함’이야말로 빛의 공간에서 주체를 사로잡는 응시의 지점이 지닌 속성이니 말이다. <인공풍경>은 통상 화면보다 훨씬 후방에 위치하던 이 응시의 지점을 화면 가까이 끌어와 문자 그대로 그 화면이 주체를 응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작가는 매혹의 스크린에 욕망의 단단한 매듭을 묶어놓았다. ‘크리스털 문라이트’나 ‘사파이어 새틴’처럼 매혹의 성분으로 조합된 인공보석들이 수만 개 욕망의 발원점이 되어 빛을 방사할 때 응시의 대상이 된 주체는 반대로 무엇을 응시하는가. 시뮬라크르의 오로라에서 욕망의 매듭으로 묶인 주체는 빛의 명멸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명멸을, 주체의 나타남과 사라짐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욕망과 기호의 순환계에서 명멸하는 ‘의미’를 포착하는 일은 대상의 영역이 아니라 주체의 권역이다. 조응(照應)의 지점 무릇 가시적인 영역에 있는 모든 것은 욕망의 덫에 얽혀있다. 욕망의 접합과 탈구로 이루어진 무한한 연속체에서 응시의 발원점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는 주체의 몫이다. 상실된 낙원이 빛의 파노라마로 돌아온 <인공풍경>은 그 발원점을 역사의 보편사가 아니라 일종의 신화적인 원사(原史, Urgeschichte)에서 찾는다. 혹자는 존재한 적도 없는 유토피아를 그리워하는 것은 허망한 꿈이요 미망(迷妄)이라 일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가, 대상과 주체가 모순을 끌어안은 채로 일체가 되어 있는 빛의 공간에서 꿈의 미혹만을 본다면 그는 그 빛의 진면목을 놓친 것이다. 현실계로 편입되지 못한 유토피아가 욕망의 스크린에서 명멸할 때 우리는 현재의 시간으로 깨어나 장차 실현되어야 할 미래의 모습을 그 욕망의 화면에서 찾을 것이다. 과거에서 점화된 미래의 형상을 볼 때 <인공풍경>은 깨달음의 풍경이 된다.
ARTIFICIAL LANDSCAPE- Erinited Emerald_130x130cm_ Mixed Media on canvas,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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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종 숙 (金 宗 淑)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전공 박사과정 졸업, 미술학 박사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11 Artificial Landscape, 관훈 갤러리, 서울 | 2009 Artificial Landscape, 노암 갤러리, 서울 | Crystal Nostalgia, 현대백화점 목동점 갤러리 H, 서울 | 2008 Artificial Landscape, Geneva Palexpo, 제네바 | Artificial Landscape, 갤러리 K, 서울 | 2007 Crystallized-from Painting to Drawing, 인사아트센타, 서울 | 2006 신화에 대한 향수, 호 갤러리, 서울 | Crystal Nostalgia, CJ갤러리, 샌디에고 | 2005 쉘과 매그놀리아의 신화에 대한 향수, WHITE BOX 갤러리, L.A | 2004 신생, 성장 그리고 소멸, 호수 갤러리, 고양 | 2003 신생, 성장 그리고 소멸, 가이아 갤러리, 서울
단체전.기획초대전 | 2011 Seen, Unseen展, 아람누리미술관, 고양 | 캡쳐링 컨템포리리 아트展, 웅 갤러리, 대구 | 검소한 미학-아페르토展, 가일미술관, 양평 | KIAF 2011, 코엑스, 서울 | Desired Landscape-리서울 갤러리 개관기념展, 리서울 갤러리, 서울 | Power of color展, 레이크사이드 갤러리, 용인 | 현대미술루트展, 예술의 전당, 서울 | 집과 그림展, 관훈 갤러리, 서울 | 2010 도어즈 아트페어, 임페리얼 펠리스 호텔, 서울 | KIAF 2010, 코엑스, 서울 | 色視萬發전, FEIZI 갤러리 | 자하미술관, 상해 | 서울 | 서울오픈 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The more, the better-선화랑 개관 33주년 기념展, 선화랑, 서울 | 2009 The Circular Exhibition 2009, HUN 갤러리, 갤러리 호 | 갤러리 Artodrome, 서울, 뉴욕, 베를린 | 베이징 798 한.중 교류展, Gallery Space DA, 베이징 | Landscape & Still-Life展, The K 갤러리, 서울 | 2008 이브의 정원展, 롯데화랑, 안양 | 광주비엔날레 특별전展-한국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 나인 갤러리, 광주 | Europ' Art 2008 한국스페셜-홍익대학교展, Geneva Palexpo, 제네바 | 2007 Encore Alaska展, International Gallery of Contemporary Art, 알래스카 | 千態萬象展, 도륜현대미술관, 상해 | 2006 千態萬象展, 황성예술관, 북경 | 꽃이 있는 그림展, KINTEX 제5전시장, 고양 | PAG 은닉된 에네르기展, 경향 갤러리, 서울 | San Diego Art Fair Sample Exhibition, CJ 갤러리, 샌디에고 | 2005 김옥길 미술관 개관기념展, 김옥길 미술관, 서울 | Contemporary Project in NewYork, CPS 갤러리, 뉴욕 | Painting Market Exhibition,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 Korean-American Artist Group Exhibition, 첼튼햄아트센타, 필라델피아 | Red & Blue展, 인사아트프라자, 서울 | 2004 “99's Artists & their Tour of America”, 갤러리 3, JD 갤러리, SCENT 갤러리, 825 Gallery, L.A | 동북 ASIA展, 부산 문예예술회관, 사가 현대미술관, 중국민족문화궁, 부산, 일본, 북경 | 고양 현대 미술제, 호수공원 꽃전시관, 고양 | 센티멘탈 블루展, 정글북 아트 갤러리, 고양 | 지구의 날 기념 “거리그림깃발”展, 높푸른 고양 21, 미관광장 | “Camino Nuevo"展, 롯데아트 갤러리, 고양 | 2003 “VAMOS-ARTE”展-하임빌 갤러리 개관기념, 하임빌 갤러리 | 畵氣愛愛展, 종로 갤러리, 서울...등 다수
현재 | 홍익대학교 회화과, 공주교대 미술교육과 출강 | 한국조형예술학회 회원 | 홍익여성작가협회 회원 | 한국미술협회 회원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 목암미술관 | 호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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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1130-김종숙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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