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미 展

 

<변두리를 걷다>

 

변두리를 걷다_25x25cm_Gelatine Silver Print_2011

 

 

갤러리 룩스

 

2011. 11. 23(수) ▶ 2011. 11. 29(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185 인덕빌딩 3F | 02-720-8488

 

www.gallerylux.net

 

 

변두리를 걷다_25x25cm_Gelatine Silver Print_2011

 

 

<전시서문>

-강정미의 사진전 심경고백에 붙이는 글-

느린 걸음으로 말도 없이

조용히 걷던 이가 풍경에게 말을 건다.

풍경이 말을 받는다. 그리고 오히려 되묻는다. “왜?”

먼저 말을 건넨 이가 대답한다. “내 이야기 좀 들어줄 수 있니?”

풍경이 심드렁하게 답한다. “맘대로 해!”

그 자리에 걸음을 멈춘 이는 자신이 바라보는 풍경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다.

 

늘 조용하다.

늘 혼자 서 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난 뒤

사진이 그이 말을 대신한다.

강정미의 사진이다.

 

 

변두리를 걷다_25x25cm_Gelatine Silver Print_2010

 

 

풍경이라고 하기엔 뭔가 숨어있는 이야기가 들리고,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엔 왠지 사유가 포함된 듯한 사진. 이 작업을 위해 자신에게 많지 않은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서 그 풍경 앞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2년여의 작업과정을 즐겁게 함께 나누었던 기억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솔직하다고 믿기에 기대를 갖고 바라보았습니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덧칠할 줄 모르고 가야 할 길이 멀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작업 태도 그리고 약지도 못해 있는 그대로를 보여야 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거창하게 사진의 역사를 들먹이거나 유명 외국 작가의 이름을 빗대어 강정미의 사진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시골집 돌담 모퉁이에 가을 햇살을 받아 핀 과꽃을 빗대어 그녀의 사진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 사진이 어떤 사조에 드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사진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업해 냈는지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는 다양성의 시대라고 합니다. 다양한 표현들은 이미지에 대한 자유로움을 넘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렬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마치 묵언 수행 하 듯 그곳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며 감성을 나누는 그녀가 강정미이고 그 사진들이 강정미의 사진으로 이번 전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 드립니다.

 

 

변두리를 걷다_25x25cm_Gelatine Silver Print_2011

 

 

<작업노트>

군포와 안산 지역을 찍은 것이다.

아파트와 빌라, 논밭과 아파트, 지하철 고가와 공원, 공장과 산책로, 골프장과 나무.....

뒤섞여 상충하고 나란히 공존해가면서 변해가는 수도권 외곽의 모습이다. 내 나름의 기록이면서 이끌리는 대로 찍은 풍경이다.

이 작업은 ‘07년 가을부터 계속되고 있다. 무언가 거창한 이유로 시작했다기 보다 찍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사진 또한 단조롭고 밋밋하고 흔히 볼 수 있는 변두리 생활 속 풍경이다. 숨겨진 듯 포장된 깨끗하고 반듯한 도심이 아닌 제멋대로인 듯, 무질서하게 뒤엉켜,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우러져 그 나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은 내가 사는 동네와 가깝다. 멀리서, 가까이에서, 자세히, 새롭게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오랫동안 반복해 찍어온 사진이다. 어느 곳은 기억하고픈 애착의 공간으로, 그 풍경들에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하고, 알 수 없이 이끌리기도 했다.

이 변두리 사진 작업은 이제 시작이며, 어디로 향해갈지 알 수 없다.

 

 

변두리를 걷다_45x45cm_Gelatine Silver Print_2010

 

 

 

 

■ 강정미 (Kang Jung-Mi)

 

대학에서 신문 방송학을 전공했고, '05년 12월 한겨레 문화센터 포토저널리즘 강의를 수강하면서 사진에 입문했다. 현재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진촬영과 프린트를 하고 있다.

 

전시  | 2011  포토청 사진전, '심경고백', 갤러리 공간415, 서울 | 2009  포토청 사진전, '필부필부',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 2008  포토청 사진전, '여의도 바라보기', 서울 메트로미술관, 서울 | 2006  포토청 사진전, '틈', 광화문 갤러리, 서울

 

 

 

vol.20111123-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