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모 展

 

대지의 소리

Sound of the earth

 

대지의 소리_200x1000x50cm_복합매체_2011

 

 

목인 갤러리

 

2011. 11. 9 (수) ▶ 2011. 11. 15 (화)

Opening : 2011. 11. 9 (수) PM 5: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83 | T. 02-722-5055

 

www.mokinmuseum.com

 

후원 : 서울문화재단

 

 

대지의 소리1_27x20x42cm_복합매체_2011

 

 

흙이 들려주는 대지의 소리

 

부드러운 어둠이 감싸고 있는 전시장 바닥에는 황토색 흙이 흩뿌려져 있고, 드문드문 큰 흙의 덩어리와 작은 덩어리가 산재해 있다. 주위를 따라 느리게 걸으며 그 덩어리들의 전모를 확인하는 것이 전시의 시작과 끝이다. 화려한 조명도, 은은한 음악도 거기에는 없다. 단하나의 방과 단 하나의 재료가 보는 이들에게 다가선다. 보이는 모든 것들은 태초의 흙이며 불의 뜨거움을 이겨낸 또 다른 흙일뿐이다. 이렇듯 정수모의 열세번째 개인전 <대지의 소리>는 매우 단순하지만 즉물적인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전시장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인 듯한 둥근 형태를 띤 단단한 흙의 변형체들은 그리 간단하게 탄생된 것은 아니다. 환원 기법을 이용한 옹기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 그 흙의 결정체들은 1200도의 온도를 견딘 결과다. 그는 마치 벌이 집을 짓는 듯한 방식으로 더욱 견고한 형태를 만들어 냈지만, 그것이 주는 것은 치밀한 계산에서 비롯된 차가움이 아닌 고된 노동의 과정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다. 이러한 느낌은 그가 이 ‘결과물’들을 만들 후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개월에 걸쳐 그의 작업실이 위치한 강화도의 한 야산에 묻고 다시 ‘발굴’한 데서 오는 것일 수 있다. 이렇듯 지난한 작품제작 과정은 허구와 진실 사이에서 습관적으로 놓치는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려는 의지로 읽히기도 하며, 매장하고 발굴하는 일련의 행위들에서 보이는 고고학적 행태들에 대한 개인적인 변용으로 볼 수도 있다. 부언하자면 고고학이라는 근대적 학문 체계를 고고학적으로 점검해보는 동어 반복적 행위라고 할 만한데, 이러한 행위의 실천을 통해 그는 스스로가 상정하고 있는 흙이라는 자연의 본질적 의미에 조금씩 접근해간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자연에 대한 그 스스로의 전향적인 개념은 그의 작품에서 핵심을 차지한다고 보이는데, 한두 달 동안 묻었던 그의 작품에서의 시간은 천 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은유하기도 하며, 과거와 미래의 개념을 작가 스스로 재조정하는 의미론적 일관성을 가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지의 소리2_40x36x18cm_복합매체_2011

 

 

또한 오브제로 만들어진 작품을 묻고 발굴한다는 것은 그가 제시하는 주거 내지 정주의 개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바, 그는 여기에서 성장이라는 개념을 맞물려 제시하고 있다. 즉 언뜻 아무런 의미 없어 보이는 파묻고 꺼내는 과정에서 그는 스스로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가능성이 배제된 식물의 성장을 떠올리는데, 이는 확장 혹은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듯하다. 이렇듯 그가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시간성, 물질성, 질료의 개념은 시대적, 문화적, 개념적 측면을 강하게 제시하는 순환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듯 정수모가 제시하는 흙은 지질학적 측면에서의 성질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일찍이 그리스의 철인들이 논의했던 세계의 구성요소 가운데 일부분으로서의 고찰도 아니다 그에게 흙은 지금까지의 작업에서 꾸준히 상정해 왔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에토스(ethos)로서 기능한다. 또한 그 자신이 천착해 온 인간 본연의 원초적인 감성대를 자극하는 매개로서 흙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가 다루는 땅, 흙, 토지, 대지와 같은 소재들은 작가 자신을 포함한 우리가 그동안 듣지 못했던, 혹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차원의 소리들을 들려주고자 ‘그곳’에 놓인 셈이다. ‘대지의 소리’라는 것은 무엇인가? 정수모의 표현대로 그가 살던 80년대의 광풍 같았던 아파트 건설의 그늘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던 대지의 신음일 수 있다. 그리고 현대식 건축물이 주는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으로 인하여 잊게 된 인간 본연의 삶의 모습에 대한 그리움의 신호일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흙은 부드러운 촉감과 안온한 시각을 선사하는 원초적 그리움을 품고 있는 대상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작가 정수모는 마음속의 집이 노래하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우리에게 말을 붙인다.

- 박석태 (예술비평) -

 

 

대지의 소리3_35x35x20cm_복합매체_2011

 

 

대지의 소리4_46x42x10cm_복합매체_2011

 

 

대지의 소리5_37x37x30cm_복합매체_2011

 

 

 
 

■ 정수모 (Chung, Soo-Mo)

 

1975 경희대학교 졸업 | 1977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 1996 프랑스 베르사이유 에꼴 데 보자르 졸업

 

개인전  | 1976 | 1회 개인전 (청년작가회관) | 1987 | 2회 개인전 (동숭동 미술회관) | 1990 | 3회 개인전 (토탈 미술관) | 1992 | 4회 개인전 (나우 갤러리) | 5회 개인전 (가가 갤러리) | 1996 | 6회 개인전 (프랑스 베르사이유 갤러리) | 7회 개인전 (프랑스 파리 에티엔 갤러리) | 1999 | 8회 개인전 (인천 문화예술회관) | 2000 | 9회 개인전 (신성 스튜디오) | 2007 | 10회 개인전 (솔 갤러리) | 2009 | 11회 개인전 (해반 갤러리) | 2010 | 12회 개인전 (구올담 갤러리) | 2011 | 13회 개인전 (인천 아트 플랫폼) | 14회 개인전 (목인 갤러리)

 

단체전  | 1985 | 국립 현대미술관 기획 청년작가전 (국립현대미술관) | 제2회 세계 슈 박스 조각 전 (미국 위스코신 미술관, 카나다 온타리아미술관 등 20개 미술관) | 아세아 현대 미술제 (일본 후쿠오카시립미술관) | 한, 중 현대미술 -한모습 전 (관훈 미술관) | 1986 | 에꼴 드 서울 전 (관훈미술관) | 1988 | 올림픽한국현대미술전 (국립현대미술관) | 한국 현대미술 신세대 16인 초대전 (신세계 화랑) | 1990 | 흙의 체험-새로운 인식 전 (나우 갤러리) | 한국 미술 오늘의 상황 전 (예술의 전당) | 1996 | 프랑스 현대 건축 미술전 (프랑스 베르사이유 건축미술관) | 1998 | 제1회 서울세라믹 비엔날레 특별 조각전:한국 현대 조각가 19인 초대전 (서울 시립미술관) | 2002 | 대구 현대 미술초대전 (대구 문화예술회관) | 2005 | 인천 현대미술 초대전 (인천 문화예술회관) | 서울 교토 Art message 6000 전 (천안 문화예술회관) | 2006 | 부산비엔날레 조각 프로젝트 특별전 (부산 APEC 나루공원) | 2007 | 서울 , 동경 6000 seconds 전 (동경 학예원 대학 미술관) | 독일 카스트 초대전 (독일 카스트 시립미술관) | 2008 | 인천 상해 국제 조각전 (상해 미술관) | 2009 | 한일국제교류 전 (일본 교토 호우넨사) | 2010 | 인천 산동 국제전 (부평 역사 박물관) | 인터 뷰 inter view 전 (인천 아트 플랫폼) | 2011 | 한일 국제교류 전 (일본 교토 국제문화회관) 외 200회 전시

 

역임  | 인천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역임

 

현재  |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 | 경희대 현대미술연구소 연구원

 

작품소장  | 국립 현대미술관 | 공군 사관학교 | 인천 문화재단 | 토탈 미술관 | 영동 용두 조각공원 | 부산 APEC 나루공원 | 프랑스 크리스티안 쉬브 재단 | 프랑스 가브리엘 건축 인스티튜드

 

 
 

vol.20111109-정수모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