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 展

 

회수(繪繡)-오래된 기억과 만나다

 

< 갤러리 도올 기획 초대전 >

 

About Wish_105x520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11

 

 

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2011. 10. 19 (수) ▶ 2011. 10. 30 (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 T. 02-739-1405

관람시간 : 월~토요일 10:30am~06:30pm | 일,공휴일 11:30am~06:30pm

 

www.gallerydoll.com

 

 

About Wish 1121_130x130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11

 

 

회화의 요철로 드러나는 질료의 사유

 

또 다른 축으로서 김순철의 회화는 질료 자체의 물성에 함몰되거나, 질료를 단순히 형상의 보조제로 전용시키지도 않으면서 양자 간의 ‘조응’을 이끌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더불어 절제된 단색조의 채색 또한 이 조응을 염두에 두고 있음이다. 이런 시도는 질료와 형상의 충돌과 대응이 아니라 양자를 매개하는 보편적 미학의 구조화에 역점을 두는 것이다. 요컨대, 질료를 조형의 잠재태로서의 기반을 수렴하는 한편 형상 또한 형상 자체로서의 독자적 구조를 보유한다는 것을 화면을 통해 입증하는 것이다. 김순철은 양자를 조율하면서 무엇보다도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있기에 회화의 면모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작가는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다소 표현주의적인 연작에서는 면실이 형상의 재현에 기여하기보다는 화면을 무정위로 횡행하면서 배경과 형상 모두를 아우르며 조응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선묘의 바느질이 바탕과 형상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것은 질료가 이제 단순히 재료의 차원을 넘어, 물성을 넘어 오브제의 영역을 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는 김순철의 선택된 질료가 일상의 속성이나 본질에서 벗어나면서 기존의 인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About Wish 1121의 부분

 

 

다시 말해 이는 김순철의 선택된 질료가 일상의 속성이나 본질에서 벗어나면서 기존의 인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산수화로 회귀하는 듯한 작품들에서 면실의 바느질은 마치 바람 같은 형적으로 남을 뿐 접합, 연결, 치유 등의 어떤 의미에도 종속되지 않는다. 의외로 이 불연속의 실선들은 화면을 쉼 없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의 구조들을 창출하면서 이끌어 낸다. 닫혔던 구조가 풀리자 조응의 기제는 형태의 결손을 야기했을지 모르지만 그 의미의 결락에는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김순철의 회화가 전통미학의 진면목을 다시 실천하기에 이른다는 의미다. 명백히 질료의 능동적 확장이 김순철의 회화 그 자체를 매우 색다른 존재로 변모시켰다. 그럼에도 결국 화면은, 질료는 일상의 모든 사물들처럼 여전히 속성과 사건, 기억들로 점철되어 있으며, 그 질료의 속성들이 예측된 것이든 아니든, 채색과 형태가 치밀하게 계산되었든 아니든 작가의 상상력과는 무관하게 물질적 상상력으로부터 나왔을 때 더 극명해진다는 것을 우리에게 환기시켜 준다.

 

 

About Wish 1141_100x100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11

 

 

김순철의 화면에 안착하고 있는 실은 ‘행위로서의 바느질’, ‘매체로서의 바느질’, ‘변용으로서의 바느질’, 여기에 ‘날 것’으로서의 바느질로 정의될 수 있다. 이것들 모두 또한 ‘해석된 오브제’로 명명될 수도 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김순철의 실이 물성을 기반으로 하는 질료에속하는지 대상의 속성이 소거된 오브제의 영역에 속하는지는 분명치 않다(물론 결과물인 작품을 포함한 이 모두를 오브제라 통칭할 수도 있다). 만약 후자에 속한다면 창작의 주체로서의 작가의 위상과 자율적인 연상작용을 작동시키는 오브제의 위상은 구분되는 개념이 아니라 양자가 하나의 단일한 연속체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오브제는 감상자와의 사이에서 의식의 순행과 역행, 추동과 부동, 외연과 내밀 등의 간극이 동시적으로 발생하기에 작가의 창작영역에 전적으로 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김순철의 작품을 본다는 것은 화면 위의 착종된 이미지만이 아니라 그의 망막에 비친 세계와 거기에 사용된 질료와 그질료를 다루는 작가의 신체, 즉 전신의 망막들을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동양미학에서는 정신과 그것을 담는 그릇으로서 신체의 언어 또한 중시하였다. 그것은 필세로, 기운으로 화면을 가르게 된다. 이때 붓은 칼보다 예민하다. 결론적으로 김순철작품의 요체는결과가 아닌 과정과 착종된 이미지와 바탕의 호응에 있다. 이것들은 엄숙한 존재의 명제이기도 하지만 실존의 행위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다. 치밀하면서도 담백한, 섬세하면서도 농밀한,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교차내지는 경계의 지형을 담아내는 김순철의 회화는 전통의 존엄과 현대의 혁신을 가로지르는 탁월한 감성적 에너지로 일상의 오브제를 새로운 예술의 층위로 확장시켜 가고 있다.

유근오 (미술평론)

 

 

About Wish 1142_100x100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11

 

 

About Wish 1144_100x100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11

 

 

 
 

■ 김순철 (Kim, Soon-Cheol)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同 대학원 졸업

 

개인전  | 19회 (서울, 독일, 중국 등)

 

국내외아트페어  | 21회 (Art Cologne, NICAF, KIAF, Seoul Art Fair, Art Cheong-Ju, Daegu Art Fair 등)

 

100인100색전 (서울시립미술관) | 비단과 실, 향기를 담다 (장은선갤러리기획) | 현대미술, 수(繡)를 놓다 (북촌미술관기획) | 스팩트럼전 (세종문화회관미술관기획) | 한지. 천년의 향기 (포스코갤러리기획) | 우리시대의 삶과 해학전 (세종문화회관미술관기획) | 그 외 350여회 참여

 

수상 및 선정  | 2009 서울문화재단 전시기금지원작가 선정 | 2006, 2008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작품선정 | 2005 경향신문사 “오늘의 작가상”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 삼성생명(주) | 국립원자력병원 | 상명대학교박물관 | 쉐마미술관 | 한국전력(주) | 한국마사회 | 경향신문사 | 디자인하우스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 대백프라자 등

 

Email  | kimschl@hanmail.net

 

 
 

vol.20111019-김순철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