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 展

 

" 관심 (Interest) "

 

Interest_117x91cm_Acrylic on canvas_2011

 

 

인사아트센터 제4전시관

 

2011. 9. 7 (수) ▶ 2011. 9. 11 (일)

초대일시 : 2011. 9. 7 (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 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대청호미술관 1층

 

2011. 9. 20 (화) ▶ 2011. 9. 25 (일)

초대일시 : 2011. 9. 20 (화) PM 5:00

충청북도 청원군 문의면 문산리 산 6-1 | T. 043-251-4062~3

 

https://museum.puru.net

 

 

Interest_117x91cm_Acrylic on canvas_2011

 

 

이미지 소거(消去)의 알레고리

 

글. 박 종 석 (예술학, 미술비평)

2007년에서 2008년으로 넘어가던 때 박병희 작가와 처음 인사를 나누었다. 당시 작가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여러 종류의 과일, 야채 등의 단면을 도안적으로 구성한 작품과 생활 잡지에서 오려낸 이미지 단편들을 구성한 콜라주 작품이었다. 표면상 상이했으나 두 작업은 모두 이미지의 집적이라는 표현방식과 일상의 욕구를 은유적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창작의 기저는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주제 면에서 볼 때, 작가 스스로 “관심(Interest)"이라고 모든 작품을 불렀듯이, 일상의 바램을 은유적으로 보여주었다.

3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넘어 다시 만났다. 상전벽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전혀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작업의 소재 면에서 볼 때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여전히 과일과 야채가 등장한다. 그러나 지금의 작품은 바로 작년까지의 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화면구성방식이 전혀 달라졌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화면을 다루는 작가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미지의 중첩과 집적으로 가득 찬 회화평면에 이미지가 지워지고 사라진 틈새에 사이 공간이 생겼다.

많은 화가들에게 여백은 사유의 깊이, 깨달음의 폭을 나타내기 위한 전통적 은유장치였다. 또한 직접 드러내는 지시적 상징기호의 시각적 무게에 대하여 동적 균형을 이루는 잠재적 상징 세계이다. 궁극적 긍정의 세계이고 해소의 공간이고 풀어짐의 장소이다.

 

 

Interest_117x91cm_Acrylic on canvas_2011

 

 

2011 가을 박병희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여백은 관습적 관점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여백에 검정색(회색), 파랑색, 올리브 그린, 주황색을 채워 놓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흰색의 여백을 지니고 있는 작품 <미루나무 꼭대기에 구름>도 있다. 이미지를 지우고 그 자리에 전에 없던 무거운 색채를 채워 놓았다는 점은 그 곳에 무엇인가 일이 벌어졌음을 암시한다. 그것도 전통적 여백의 개념에서 파악 할 수 없는 새로운 회화적 실험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박병희 작가가 새롭게 실험하고 있는 장소를 지시하고자 손쉽게 관습적 용어인 ‘여백’을 사용했지만, 다른 표현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이미지 소거 공간이라 할 수 있다. 2010년까지 화면 가득히 촘촘히 집적해 있었던 이미지는 어디로 갔을까? <꽃배추>, <나무배추>같은 작품 속에서 이미지는 회화 평면에 녹아 들어간다. 아직 채 녹지 않은 줄기만 남아 있다. <컬러풀 배추>, <담배>같은 작품 속 이미지는 마치 무중력 공간에서 떠돌고 있는 것도 같다. 하늘로부터 태양광이 절연된 깊은 심연 속을 떠돌며 자체 발광을 갈망하는 심해 생명체 같기도 하다.

박병희 작가의 이미지 소거 공간은 전통적 여백공간은 확실히 아니다. 그 곳에는 상실이 있다. 해소되지 않았던 욕망이 풀어지고 승화되는 여백이 아니다. 아직 완전히 소거되지 않은 이미지 사이에 무거운 색채로 덮어 놓는 방식을 취하는 여러 작품들 중에서 <미루나무 꼭대기에 구름>은, 작가 박병희가 새롭게 실험하고 있는 이미지 소거 공간이 상실이 숨겨져 있음을 더욱 확신 시켜준다. 나는 이 작품 앞에서 ‘망연(茫然)’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너무 넓고 멀어서 아득한 세상. 그렇게 망연한 틈새에서 나비 한 마리 떠 있다. 수박의 무늬는 미루나무로 치환되어 있고, 미루나무 끝에 연약한 구름이 걸려 있다. 나비는 미루나무 세상에서 떨어져 망연한 공간에 떠있다. 날아갈 길이 없어 보인다. 닫혀 있는 빈 틈새. 그래서 여백이 아님이 더욱 확실하다. 여백은 자유의 세계이고 해소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Interest_117x91cm_Acrylic on canvas_2011

 

 

박병희 작품의 무거운 색감과 이미지 소거 공간 속에서 전혀 생소한 정서반응이 이루어진다. 이 생소한 정서반응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보기 쉽지 않는 생소한 그림과 배경의 대비.  이번에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들의 공간 구성은 통념상 그리 세련되어 보이지 않는다. 여백의 회화적 장치를 활용하는 여타 다른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있음과 없음의 구별, 색(色)과 공(空)의 대비, 음(陰)과 양(陽)의 대립이 보여주는 유쾌한 긴장감이 없다. 유쾌한 긴장감 대신에 박병희 작가는 새로운 미적 감성을 요구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공중으로 날려진 두 개의 <참외>. 그렇지만 갈 곳도 없고, 그렇다고 떨어질 것 같지도 않다. 그저 망연히 떠 있다. 마치 탁하고 끈적한 어떤 특수 물질 공간에 잡혀 있는 것 같다. 참외 이미지가 밀집해 있는 대각선 왼쪽 아래 부분이나 두 개의 참외가 떠있는 대각선 오른쪽 위쪽  공간이나 똑같이 탁하다. 참으로 묘한 안개가 가득하다. 이번 박병희 작가의 작품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두 가지 질문을 만들어 보았다. 첫째는 사적 상실감에 오는 작가의 우울질이 만들어낸 유쾌한 이미지 소거 이야기로 읽는 방식, 둘째는 우울한 응시가 회화평면으로 향했을 때, 이미지와 이미지 소거 틈새에서 이루어 질 수 있는 새로운 회화적 물음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읽는 것이다.

일상의 사적 층위에서든 회화적 물음의 층위에서든 이번 작품들 속에는 이미지가 소거된 자리에 [해소되어야 하는 문제가 움츠려 있는 미정(未定) 공간에 대한 물음]이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작품을 읽어 보고 싶다.

 

 

Interest_117x91cm_Acrylic on canvas_2011

 

 

 
 

■ 박병희 (Park, Byeong-Hee)

 

서원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 졸업 | 서원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기 | HIVE 입주작가 2009, 여성미술작가회원

 

개인전  | 2010 | 4회 개인전, 갤러리 써치, 서울 | 2009 | 3회 개인전, 갤러리 영, 서울 | 2회 개인전, 청주예술의 전당, 청주 | 2008 | 1회 개인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단체전  | 2011 | The mix, 청주창작 스튜디오, 청주 | ‘Yellow’ 展(여성미술작가전), 신미술관, 청주 | 한국 현재미술의 지층, 쉐마미술관, 청원 | 한국 현재미술의 지층, 교토사가예술대학 갤러리, 일본교토 | 공존2011, 서원대학교 예술관 전시실, 청주 | 심심한 언덕, 갤러리 YOU, 청원 | 퍼스널 오아시스전, 갤러리 스카이연, 서울 | 2010 | 원더풀아트, 청주창작스튜디오, 청주 | HIVE Space A 개관기념전 아트뱅크, HIVE Space A, 청주 | 김복진 추모미술전, 대청호미술관, 청원군 | 2010 Similerety - Difference 평송 청소년 문화센터, 대전 | 아트청주․2010  ART FAIR & FESTIVAL, 청주 | 커피이야기 展, 갤러리 써치, 서울 | ‘blue’ 여성미술작가전, 신미술관, 청주 | 5월의 정원전, 국립 청주박물관, 청주 | 사제동행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 2009 | 아시아 현대예술교류전-“NO WALL" JAPAN, JAPAN, 입성초등학교, Kyoto | Metro- City 아름다운 도시, 신미술관, 청주 | 움직이는 미술관-Art Bank, 신한은행충북영업점, 사천지점, 청주 | Hive Document Artists, 청주문화산업단지 컨벤션홀, 청주 | Living Furniture,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 소장품전 The collection,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 제7회 여성미술작가전(red+red전), 신미술관, 청주 | BlueDot Asia 2009,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 봄날 그림편지를 쓰세요, 구즉 우체국, 대전 | 미술관은 내 친구, 신미술관, 청주 | 2008 | 지식의 넌센스 Book+Art, 청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 청주 | 충북국제아트페어, 아트마켙 아름다운 소장,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전관, 청주 | 제6회 여성미술작가전(여성인권), 신미술관, 청주 | 대한민국 현대미술아트페어,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 LWAF 작은 작품 미술제, 천진전, 경진산성 온천휴가촌 전시실, 천진 | 북경전, 북경해동갤러리, 북경 | 현대미술의 발전과 방향전, 청주예술의 전당, 청주 | 2007 | 오픈 스튜디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 2006 | 서원대학교 미술학과 설치작품 전시회, 서원대 사범관, 청주 | 2005 | 트라우마 창립전, 서원대학교 사범관, 청주 | 삐딱툰, 서원대학교 미래창조관, 청주 | 1999 | 크로키타임 회원전, 갤러리 본, 청주 | 1998 | 크로키타임전, 동양타임월드 갤러리, 대전

 

 
 

vol.20110907-박병희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