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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호 展
[침묵(沈墨)으로 여는 세상]
空_187x144cm
갤러리 라메르 제1전시실
2011. 9. 7(수) ▶ 2011. 9. 20(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홍익빌딩 3층 | 02-730-5454
孤_168x96cm
지,필,묵 만을 도구로 하여 순수 수묵의 장르를 지켜가는 작가 류시호의 개인전이 인사동 갤러리 라메ㅇ간염르에서 9월 7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미술사조의 흐름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쇠퇴되어 가는 전통 수묵산수화의 재발견 및 가치창조를 모토로 한다. 일체의 채색을 가미하지 않은 순수 수묵화로 수 없는 반복으로 중첩되는 적묵(積墨)을 통하여 얻는 침묵(沈墨)의 효과와 그에 대비된 절제된 여백을 운용하여 실경에 근거한 함축된 대자연의 의경(意境)을 표현하였다. 메마른 도시생활의 현대인들에게 휴식을 위한 문화 산소를 유발하고 아울러 문화의 다양성시대에 접어 든 만큼 전통회화의 특성은 살리되 현대성을 가미하여 한국 수묵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曉_154x144cm
작가노트 <침묵(沈墨)은 금이다> 스타오가 이르기를 “검고 검은 덩어리 속에 들어있는 먹 덩어리, 그 검은 먹 덩어리 안으로 들여다 보는 천지가 넓구나”. 그림은 화가 자신을 닮는다고 했다. 그러기에 나의 그림도 예외가 아니다. 나의 그림을 얼핏 보면 우선 검다. 검은 피부의 나와 꼭 닮았다. 속까지 검은 거야 말해 무엇 하랴.... 이는 나의 예술인생의 여정에서 줄곧 생각해 왔던 검고 검은 먹 색으로써 도교철학이 담고 있는 이상을 표현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나의 그림이 처음부터 이렇게 검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의 그림 속에는 무수히 많은 언어들이 들어 있었다. 내보이기 어려운 거칠고 투박한 것, 어설프고 부족한 것, 감추어야 할 부끄러운 마음의 유종, 이런 것들이 질서 없는 혼돈의 상태에서 저마다의 절규를 하고 있을 때 나는 반복 중첩되어 켜켜이 쌓이는 적묵(積墨)이라는 행위를 통해 그것들을 하나씩 잠 재운다. 나는 이를 ‘침묵(沈墨)’이라 말한다. 이렇게 끝없이 표출하려는 마음의 욕망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 보니 나의 그림은 어느 새 먹의 바다가 되고 만 것이다. 나는 노장철학이 말하는 ‘무위자연, 물아일체’의 정신을 자연탐구의 명제로 삼아 작업세계를 펼쳐가려 한다. 이는 또한 모든 산수화가들이 바라는 바 이기도 하다. 드넓은 대자연중의 나의 존재란 망망대해에 떠있는 작은 점과 같다. 나의 인생이 그렇다. 자랑할 게 하나도 없는 거칠고 투박한, 어리석고 어설프기만 한 흉중의 말할 수 없는 침묵(沈默)의 자연을 그저 ‘침묵(沈墨)’이라는 행위를 통해 화면으로 옮기며 나의 존재를 확인할 뿐이다. 그러니 어찌 그림이 나를 닮지 않을 수 있는고?... 2009. 8. 18 베이징 경묵헌에서
望_367x145cm
작품평론 <有生於無의 정신> 이론적 지성이 감성을 쏟아 붓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 일체의 글을 쓰려하지 않는 나에게 유당은 유학 생활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만난 몇 안 되는 화우이자 친구이다. 곡주를 즐겨 나누며 삶의 감흥을 주는 인생도반이자 객지에서의 형제와 같은 사람이기도하다. 유당은 섬세하고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재주가 많고 끼가 많은 사람이 감성을 숨기고 추스려서 자연의 배면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수양으로 다져지지 않으면 작업이 결코 쉽지 않는 일인데 이 고행의 길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수묵 실경 산수화가이다. 이번 전시는 긴 유학 기간에 현장의 사생을 통해 자연과 교감한 작품들로 이미 상당한 경지에 도달한 작품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수묵회화는 시대성과 함께 여러 화풍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 기저(基底)에는 정신적 사유와 사상적 흐름을 읽을 수가 있는데 그 공통된 의식에는 자연의 조화를 우선시하고 근원적 자연법칙에 순응하고 융합되어 하나의 절대세계의 영원을 염원하는 이상향적 가치를 추구하는데 있다. 특히 수묵산수화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고 도가철학과 많은 관계가 있다. 인간과 자연의 융합은 노장사상에서 비롯되었으며 자연을 순수한 마음으로 대하여 우주의 도를 알고 자유해방으로 유희하는 생활이 노장에서 추구하는 인생의 예술정신이며 때문에 동양의 수묵회화는 노장철학의 소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당 류시호선생의 작품 근간에는 도가철학의 무위자연에 근원을 두고 시작된다고 보여 진다. 허위와 형식보다는 반(反)형식 탈가치의식을 가지고 일체의 인위적 조작을 부정하는 자연스런 양식의 해체로 자유자재하려는 자아 해탈의 상태와 자연 무위의 느낌을 화면 곳곳에 보여준다. 작품명제에 보여 지듯 <정(情)>, <고(孤)>, <공(空)>, <허(虛)>등으로 이루어진 내용들을 보면, 위진시대 현학에서 도덕적 실천성과 정치적 실용성을 완전히 탈피하여 정(情), 허(虛), 간(簡), 원(遠)에 의해 인간의 예술형식미를 성취하는 정주관을 근원으로 하는 그것과 많은 유사함을 보여주는데, 현묵의 독특한 힘과 합쳐 그 본질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보여 진다. 실용적 목적을 강하게 띠고 작품들이 제작되고 있는 실경화의 특징이 현재 중국 학원파 산수화의 특징이라고 하면 지나칠지 모르지만 큰 틀에는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여 진다. 시대적 상황이나 인문적 접근으로 볼 때, 실사구시의 특징이 다양한 예술장르(회화나 조각, 문학 등)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것이 현재 중국교육의 지표인데도 불구하고 유당 류시호선생은 현 교육을 수용하면서도 노자가 제시한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有生於無의 정신을 잘 활용하여 현대 수묵산수화의 시대적 특징을 제대로 표현하였다고 보여 진다.
泳_96x59cm
또한, 유당선생이 현묵을 사용한 이유는 이렇게 보여 진다. 묵색을 현색이라 불러왔고 현색은 만물의 색, 하늘의 색깔을 뜻하고 있다. 기와 운을 뜻하여 자연을 표현하는 종합적인 색깔이기도 하다. 물론 개념상, 공리적 색상으로 보면 단일색상이지만 노장적 인식체계로 보면 묵은 삼라만상의 기(氣)를 종합하여 표현할 수 있는 큰 질서의 조화를 정리할 수 있는 색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굳이 류시호선생이 玄色을 선택한 것은 본질의 맥을 놓치지 않기 위한 광의의 접근으로 하지 않았나 생각되며 이 선택은 시대성을 표현한 묵색의 선택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묵색은 육채로 나누어지는데 산을 표현하는 데는 이 육채(六彩)가 구비되어야 산의 기운이 나타난다고 한다. 묵(墨), 백(白), 건(乾), 습(濕), 농(濃), 담(淡) 이 육채가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 <하산길>(210x145), <望>(367x145)으로 육채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묵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읽게 되어 기의 맛이 드러나지 않는데 이들 작품에서는 현묵의 균형미를 아주 세련되게 표현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현묵(玄墨)을 묵법으로 선택한 것과 운용되는 과정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좋은 작품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서 관람자와의 소통을 꾀하고 있다. 이것은 현대 산수화의 표본을 제시하는 성과를 보여 준다. 예부터 수묵산수화에서 좋은 작품은 색(오방색)을 가급적 절제하고 묵의 본질을 잘 활용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감상자가 잘 이해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성과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살짝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장시간 유학생활에서 풍토의 속성에 노출되어 작품의 정체성을 지적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우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변하면 문화가 변하고 풍토가 바뀌면 문화가 바뀌기 마련이다. 이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 진다. 따라서 유당에게 작은 바람을 제시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모든 번뇌는 본인에게서 시작된다. 절대로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다시 말해 어디에서 작품생활을 하든 결국 본인의 정체성은 본인이 찾아야 그 성과를 확대할 수 있고 미학적 보편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진한 습관으로 보아 반드시 본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남긴다. 2011년 8월 문학 박사 이 상순
遊_86x5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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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호
북경 중앙미술학원 중국화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졸업
현재 중국예술연구원 박사과정
국내.외 개인전 9회 | 아트페어전 2회 | 공모.단체전 100여회 | 한국미술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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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907-류시호 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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