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ouch With Nature

 

참여작가 : 김영애, 오병욱, 황선태

 

 

김영애_construction 11071_120x120cm_gesso on discarded timber_2011

 

 

갤러리 SP

 

2011. 8. 18(목) ▶ 2011. 9. 14(수)

Opening : 2011. 8. 18(목) PM 5:00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24-36 | 02-546-3560

 

www.gallerysp.com

 

 

오병욱_Sea of Your Mind_72.5x72.5cm_Acrylic on canvas_2011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마음 한 켠에는 일상을 벗어나 바다와 숲과 같은 자연을 찾아 나서고픈 바램이 항상 자리잡고 있다.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휴식의 여유와 감흥을 미술작품으로 전달하고자 갤러리SP는 오는 8월 18일부터 <In Touch with Nature> 전시를 개최한다. 작가 김영애, 오병욱, 황선태는 나무, 바다, 빛의 이미지 혹은 물성의 표현을 통하여 광활하고 원대한 자연의 시공간을 도시 일상의 한 켠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들 작품은 바다와 빛과 같은 자연 이미지를 조형적 매체로 재현하거나 나무 등의 자연 소재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여, 시각과 더불어 촉각적 지각을 통해 자연의 이미지들을 환기시킨다. 또한 이들 작품 구현되는 자연의 이미지는 자연의 본질보다는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의미와 감성 그리고 자연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세계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In touch with WOOD: 건축자재로 사용되었던 나무, 즉 철거된 목재들을 모아 조합하여 화면을 만들어 채색한 김영애의 작품은 그것들로 만들어진 공간에서의 사람들의 삶의 시간과 변화들, 그리고 환경(대지와 자연)이 함께 한 순간들의 축적이 된다.

In touch with SEA: 오병욱은 바다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 혹은 우리들의 마음 속의 풍경을 재현하고 있다. 파도가 일렁이듯 역동적이며 거친 마티에르는 실제로 광활한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것 같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우리의 마음처럼, 같은 듯하나 제각기 다른 모습과 색상의 바다 풍경들이다.

 In touch with LIGHT: 황선태는 단순하게 표현한 실내공간에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인공 광원을 이용하여 재현한다. 최소한의 가느다란 단색의 선으로 그려진 공간과 빛의 면 그리고 불투명한 유리로 매끄럽게 마감된 작품에서, 관람자의 시선은 특정 형상보다는 묘한 공간감에 머물고 상상하게 한다

 

김영애

나는 작업의 소재들을 철거현장에서 구한다. 버려진 자재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지 어디에 쓰였고 얼마나 오래되었냐 만이 아니라, 만든 자의 의도와 미감, 영감…그런 것에 따라 또 세월에 따라 변형된 모습 등..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 모를 것들을 벗겨진 칠이나 쪼게 진 결이 아름다워 잠깐 멈춰 서서 나무 조각들을 들여다 보지만 분명한 건, 아무것도 단지 표면인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 아래로 드러나진 않지만 겹겹이, 시간과 역사의 흔적이 있다. - 작가노트 中

명백한 구상적 모티브로부터 자유롭고, 형식도 의미도 배제된 이 나무 모자이크 작품들은 그렇다고 공허한 추상은 아니다, 작가의 손질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나이테, 쪼개짐, 마모, 못 자국 등에서 볼 수 있는 목재 원래의 쓰임새와 지난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작가는 버려진 목재를 재활용하여 섬세하면서도 당당하게 짜맞춤으로 우리에게 눈으로 보고 느끼고 동시에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만약 작품들을 어떤 대상과 관련 짓기를 바란다면 그건 보는 사람 자신일 것이며 자신들의 경험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 속엔 말레비치가 말하는 평면 위에 포착된 사물의 환영인 재현의 요구가 완전히 제거되어 있기 때문이다.

Dr. Cassandra Fusco (L’Ile Bouchard, Loire) 평론 중 발췌

 

오병욱

누구나 가슴속에는 푸른 바다가 있다. 누구는 말을 하고 누구는 말을 하지 않았을 뿐, 누구는 일찍 알았고 누구는 늦게 알았을 뿐, 누구는 지금 바다를 보고 있고 누구는 잠깐 고개를 숙였고 누구는 바다를 잠시 잊었을 뿐, 누구나 가슴속에는 때 묻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아득한 파도소리에 햇살이 눈부신, 푸른 바다가 있다. - 작가노트 中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수평을 사이로 잔잔한 물결이라 가늠할 시각적이자 촉각적인 물질의 옅은 파도가 하늘아래 한없이 고요하게 펼쳐져 있는, 하나같은 ‘마음의 풍경(mind scape)’들이다. 거기에는, 하늘과 바다뿐, 딱히 풍경이라 부를만한 자연의 요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극히 절제된 미니멀(minimal)의 풍경이기도 하다. (중략) 오병욱의 바다는 전통적인 ‘재현’의 공식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벗어나고 있다. 화가의 바다가 ‘상상’이 개입할 충분한 여지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바다처럼’ 보이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원근법(perspective)과 물결의 이미지를 화면에 실제의 물질로 돌출시켜 재현한 입체감 때문이다. ‘그려진’ 재현의 바다를 어느 일정 거리에서 보고 있노라면 실제의 바다보다 더 실제 같은 바다를 대면하는 것 같은, 빠져드는 착각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영목(서울대 교수), <오병욱의 바다: Imagination, Representation, and Communication> 中 발췌

 

 

황선태_햇빛이 드는 공간-교회3_142x102x8.5cm_강화유리에 유리전사, 샌딩, 형광조명_2010

 

 

황선태

민병직(미학,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선, 그리고 빛-본질의 그림자, 감각의 덫> 中 발췌

 

나른한 일상의 어떤 순간을 연상케 하는 작업은 묘한 공간감을 가지고 있는데, 일상의 세부가 적당히 생략된 중성적인 실내 공간 속에는 가느다란 선이 빚어낸 최소한의 면과 색들로 실내 공간이 표현되어 있고, 여기에 은은하게 그런 실내를 관통하는 빛으로 작업이 마무리되어 있다. 지극히 절제된 선, 면, 색, 빛으로 일상의 어떤 순간을 드러내는, 공간 그 자체를 표현한 것이다. 시간의 흐름이 멈춰 있지만, 특정한 순간이라기보다는 순간이면서도 영원이기도 한 상응(correspondence)에 더 가깝기에 작업에서 조용하지만 범상치만은 않은 묘한 정조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을 관통하는 빛이어서 그것은 계시나 현현 같은 종교적인 것들과는 거리가 있고, 일상의 특별한 순간, 그렇게 사물 그 자체가 스스로를 현현하는 순간에 더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된다. 평범하지만 간단치 만은 않은 일상의 특별한 여운이 느껴지는 것이다.

세상의 실물 같은 이미지를 담고 있는 사진이 갖고 있는 재현의 속성, 다시 말해 투명한 재현의 논리를 넘어 존재의 논리를 담아낼 수 있었던 것도 유리라는 매체였기에 효과적으로 가능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처럼 불투명한 유리를 통해 모호하게 보여 지는 사물의 사진들 또한 어떤 것도 투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울 수 있는 물질들이기 때문이다. 유리는 투명한 세상의 재현 대신, 불투명한 사물의 존재에 더 관심을 가진 작가로서는 꽤나 적절했던 재료였고, 그렇게 불투명한 유리 너머로 은근히 내비치는 사물들과 공간의 표현을 통해 세상에 대한 작가의 사유, 곧 사물의 존재성 자체를 드러내는 철학적, 미학적 기획을 수행하는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힘들게 까다로운 작업공정을 가지고 있는 유리 작업에 공을 들여왔던 것인데, 예민할 뿐만 아니라 자신보다는 다른 사물을 투영하면서 존재를 부각케 하는 유리의 성질 자체가 작가의 작업에 대한 태도와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vol.20110818-In Touch With N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