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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공간의 드로잉 展
참여작가 : 김영대, 김창세, 민균홍, 신옥주 (입체 및 평면 40여점)
김영대 作
스페이스 씨
2011. 8. 10 (수) ▶ 2011. 9. 4 (일) Opening : 2011. 8. 10 (수) PM 5:00 대전 중구 대흥동223-1 (2F) | T. 070-4124-5501 관람시간 : AM10:00 ~ PM7:00 (월요일 휴관)
https://cafe.naver.com/spacessee
김창세 作
밑그림 또는 습작으로 여겨지던 드로잉이 근래에 들어 그 가치와 의미가 새로이 주목되고 인정받고 있다. 그것은 드로잉만이 가진 속성, 그러니까 작가의 미적 감성과 태도가 보다 직접적/즉각적으로 드러나며, 그런 만큼 작가가 추구하는 미적 가치와 지향의 면모를 보다 날것에 가까운 모습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드로잉은 작가가 붙들고 있는 과제를 푸는 과정에서 드러나고 개입되는 즉흥성, 그리고 자유로운 호흡과 상상력을 보다 잘 살필 수 있다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하여 근자에는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에 의한 드로잉전이 열려,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드로잉의 독자적인 미학과 미적 즐거움을 확인하게 해주고, 나아가 그 새로운 영역이나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러한 드로잉의 매력에 주목하고 지난해 출발과 더불어 드로잉전을 기획한 스페이스씨는, 올해 드로잉의 또 다른 면모를 살필 수 있을 <조각, 공간의 드로잉>전을 준비하였다. 제목이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이번 전시는 조각이 지닌 드로잉으로서의 매력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민균홍 作
조각에서 드로잉이라 하면, 무엇보다 공간을 점유하는 입체작품을 구상하는 작가의 스케치, 혹은 밑그림이 우선 떠올리게 된다. 거기에는 작가 고유의 미적 취향과 이념을 담은 기본적인 착상과 구상으로부터, 형태와 무게를 지닌 물리적 형상으로 구체화시키기 위한 고안과 계획, 그리고 보다 실천적인 설계안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그때의 아이디어나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주제에 대한 개념적 모색이나 사유의 흔적을 메모와 함께 기록한 것들도 포함이 될 것이다. 소위 ‘조각가의 드로잉’이라 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드로잉은 조각가가 지닌 뛰어난 그리기 솜씨와 감각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주목받아 왔으며, 전시를 통해서도 심심치 않게 확인하고 있는 바이다. 또 한 가지 조각에서 주목할 것은 마케트(maquette)라 불리는 축소모형이라 할 것이다. 이는 화가에 의한 스케치의 대응물로서, 구상된 조각 작품이 실제로 가지게 될 모습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삼차원의 드로잉이라 하겠다. 여기에도 작가의 면밀한 계획과 더불어 고유의 즉흥성이나 작가의 직관적 감성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번 전시의 계기이자 주제라 할 수 있을‘드로잉적인 조각’이 있다. 우선은, 작품의 특성이 하나의 매스로서 공간을 점유하기보다는 공간에 개입하고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일상적인 물리적 공간과 질료에 대해 또 다른 접근과 해석의 여지를 만드는 경우라 하겠다. 매우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구조를 가지면서도 재료가 공간과 만나 이루는 구성과 효과에 즉흥성이나 우연성이 폭넓게 개입되어 조형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아울러,‘견고한 물체에 의한 그리기’라는 입장에서 조각의 속성이나 본질에 접근하는 경향 또한 그러한 범주에 든다고 하겠다. 그 방식이 조(彫)이든 각(刻)이든, 작가가 가진 개성적인 조각의 조형원리와 그에 따른 대상에 대한 작가의 미적 관념이나 미학이 사상(寫像)된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이는 단지 감각에 의한 대상의 수용이나 파악 뿐 아니라, 사유, 인지(認知)라는 정신활동이 포함되고 있을 것이다.
신옥주 作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삼차원 공간에 구현되는 조형인 조각이 지닌‘드로잉적’속성에 접근해 봄으로써 드로잉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보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전시는 소품, 마케트, 드로잉 등으로 구성하여‘드로잉’이라는 관점에서 작품의 특성과 의미를 살핌으로써, 작업과정과 작업세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더하는 방식을 가진다. 전시에 참여하는 4인의 작가는 조각의 본성에 관해 오랜 실험과 성찰로, 뚜렷한 미학적 관점과 성과를 보이고 있는 중견 조각가이다. 이들이 각기 재료를 선택하고 그것을 조각이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새로운 숨을 불어 넣는 모습을 통해, 조각이 단지 대상을 미적인 입체물로 구현해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질과 정신의 교감을 통해 정신은 물질세계의 존재원리와 질서를 깨달으며 물질은 정신을 구체화하는 또 다른 실체라는 사실을 깨우치는 과정임을 확인하게 한다. 특히, 4인의 조각 작업이 지니고 있는 드로잉으로서의 속성과 본질은 조형예술에서의 평면과 입체가 단절된 각자의 영역에 매어 있는 것이 아니며, 회화와 조각의 역사는 끊임없는 자기부정과 서로에 대한 지향과 통섭을 통해 공동의 의미와 영역을 확장하고 심화해온 과정임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요소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 특히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함께 조형예술의 의미에 관해 생각해보는 하나의 작은 창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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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810-조각, 공간의 드로잉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