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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홍 展
Long long night... ver.B_120x96cm_Latex printed on Canvas_2011
관훈 갤러리
2011. 8. 3(수) ▶ 2011. 8. 9(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5 | 02-733-6469
Heavy hope_100x80cm_Latex printed on canvas_2011
Hand Play 치키홍의 세 번째 고백 현실의 견고한 경계가 말랑말랑 해지는 새벽2시, 시각적 자극에 눈이 충혈되어버린 나는 문을 걸어 잠근다. 문의 잠금 장치는 시간마저 걸어 잠글 수 있는 기능이 있어 더욱 안심이 된다. 이제 그 누구도 볼 수 없고 인식할 수 없는 나만의 공간과 시간 안에 놓여진 것이다. 그 안에서 스스럼 없이 불편한 옷들을 하나씩 벗기 시작한다. 사람들 앞에서 쓰고 있던 가면을 벗고 나면 숨쉬기가 한결 편해지지만, 한편으로는 무방비 상태의 내 모습을 제대로 볼 자신이 없어진다. 그래서 그곳엔 거울을 들여오지 않는다. 그렇게 보기 좋게 만들었던 허울을 하나 둘 풀어버리고 나면, 조금은 여윈 듯한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현기증이 날 것 같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부분이 생각보다 끔찍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정말 볼품없어 보이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면 이내 시선을 다른 곳으로 거두고 만다. 그러나 계속 그러고 있을 수는 없다. 굳게 닫힌 공간과 시간은 아침 해가 뜨면서 깨어나는 세상의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고, 그 전에 나는 Hand Play를 해야 한다.
Methamphetamine_160x130cm_Latex printed on Canvas_2011
형식적인 표정과 침묵으로 굳어진 두꺼운 옷 속에 숨어있던 자아는 나약한 초식동물의 예민한 몸놀림처럼 작은 소리에도 쉽게 반응하며 스스로의 쾌락과 행위에 집중하며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이야기와 이해될 수 없는 일들을 스스로에게 호소하며 행위는 계속되어간다. 그렇게 한참을 자신과 하는 행위의 놀이에 빠져 있다 보면, 쾌락의 수증기를 머금은 거대한 구름이 머리위로 다가오는걸 느낄 수 있다. 쾌락은 거부할 수도, 피할 수도 없다. 느낌자체를 기억해내기 어려울 만큼 찰나적이지만, 지금은 그 달콤한 마력에 모든 것을 걸 수 밖에 없다.
Never ending story_100x80cm_Latex printed on canvas_2011
쾌락의 끝이 다가오고, 절정의 순간 자아는 있는 힘껏 자신 안에 담아두었던 결정들을 토해버리고 만다. 갇혀 있던 점액질물질과 함께 때로는 친구의 눈물이, 날카로운 혀의 칼이, 기억 속 잘라버렸던 토끼의 귀가, 누군가 놓아 둔 마음들이 쏟아진다. 기억과 망막의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정체 모를 물건이 튀어 나올 때는 또 한번 고민에 빠지게 된다. 서로의 흔적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부산물들 속에서 잃어버렸던 아끼던 장난감이라도 찾게 되는 날이면 바랄게 없이 행복하지만, 때론 깊숙이 숨겨둔 비밀의 열쇠가 튀어나오는 날에는 쓰라린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차라리....... 차라리 영원히 잃어버리는 게 낳을지 모를 기억들이 찾아오면 먹먹한 적막이 나를 두른다.
Rebirth_120x80cm_Latex printed on canvas_2010
그리고 행위를 통해 얻게 된 결정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것이 이 놀이의 마지막 순서이자 규칙이다. 그 누구도 이 공간과 시간을 그리고 놀이를 알아챌 수 없게 모든 흔적을 기억 속으로 지워야만 한다. 그것이 숨겨놓았던 자신과의 만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다음 만남을 위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The god of hope_64x80cm_Pigment printed on paper LAMINA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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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803-치키홍 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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