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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자 展
‘Attraction’
갤러리 아트사간
2011. 8. 2(화) ▶ 2011. 8. 8(월)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69 영정빌딩 3F | 02-720-4414
전시서문 - 길의 사랑학 ‘길은 본래 주인이 없어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옛 선비 신경준의 문장이다. 여기서 길에 주인이 없다는 말은, 길을 아무나 가질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되레 아무도 가질 수 없다는 말이다.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단정은, 소유의 시공간적 한계를 내포한다. 한때 주인이었어도 현재 길을 걷지 않으면 주인 자격이 박탈된다는 말이다. 길을 가는 사람도 한정된 소유에 그친다면 길을 낸 사람은 어떠한가. 길은 이미 누군가의 흔적이다. 그 흔적이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 써 비로소 길이 되었다. 길이 끝나는 곳에는 반드시 길이 있다. 길은 길을 향하여 움직이고 다른 길을 만났을 때 비로소 제 수명을 다한다. 그러니까 길은, 다른 세상을 꿈꾼 누군가의 흔적이다. 다른 세상이 사무친 누군가가 무던히도 애쓴 흔적이다.
그러면 길을 바라보는 사람은 또 누구인가. 누군가가 점령하고 있는 길이 아니라, 텅 비어 되레 완성된 길의 풍경을 응시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길을 보러 먼길 달려와 멀찍이서 마냥 바라보기만 하다 돌아서는 사람은, 길을 가는 사람보다 그 길을 사랑하는 사람인가 아닌가. 길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길은, 아마도 저 먼 곳의 사랑이다. 잠시나마 소유했다고 믿는 감정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일지 진즉에 알아 버리고 만 사람의 사랑이다. 사랑은,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주저하는 데 머무른다. 길을 사랑하는 것은 이토록 안쓰럽다.
작가노트 - Attraction<끌림> 매일 매일의 일상 속에서 우리는, 운전을 해서 어디론가로 가거나, 길을 걷는다 운전을 해서 가는 도로는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지점에 다다르면, 의미는 사라진다. 단지 목표를 향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하여 길은 혼자서 걷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걸을 때나 우리는 길가에 핀 들꽃, 작은 풀, 나무, 그리고 하늘과 그 길 주변을 만끽하면서 걷는다. 즉, 자신의 온몸으로 오롯이 느끼면서 지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길은 목표를 향한 수단이 아니며, 걸어가고 있는 그 길 자체에서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된다. 내가 사는 인생도 그러하지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 그냥 스쳐지나갔던 사람, 길섶의 들꽃이나 개미들까지 수많은 것들을 우린 길에서 만난다. 내가 걸었던 그 무수한 길들이,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바로 내 삶 자체이기에 그래서, 소중하고 매혹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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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미 자 (Son, Mi-ja)
광운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 한양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시각디자인전공 졸업
개인전 | 2011 “Attraction<끌림>”, 갤러리 아트사간, 서울
단체전 | 2002 “흑백사진연구회", 수봉문화회관, 인천 | 2003 “슬픈연대", 갤러리 룩스, 서울 | 2004 “슬픈연대 회상 그리고", 갤러리 시선,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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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802-손미자 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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