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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展
한국의 혼 (The Soul of Korea)
자연속으로_102.5x74.5cm_화선지,수묵,진채_2011
인사아트 센터 INSA art center
2011. 7. 13(수) ▶ 2011. 7. 19(화) Opening : 2011. 7 13(수) 오후 6시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기러기_130.5x97.5cm_화선지,수묵,진채_2011
산수의 이상과 풍부한 수묵의 여운
김상철(미술평론) 한 작가의 작품세계는 부단히 변화하며 그 내용을 풍부히 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변화는 때에 따라서는 시류나 세태와 같은 외부적인 조건 상황을 반영하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작가 내면에서 발현되는 사유의 내용들을 기록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에 따라서는 특정한 소재와 표현에 대한 집요한 천착을 통해 그 내용을 심화하며 본질을 궁구하고자 하기도 한다. 작가 김석기는 수묵과 산수라는 극히 단순하고 보편적인 소재와 표현으로 평생을 일관하였다. 현대미술의 현란한 변화 양태를 염두에 둔다면 그의 작업은 일견 단조롭고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듯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분히 전통적인 수묵과 산수라는 내용들을 통해 부단히 자신이 속한 시공과 자신의 사유를 표출해 왔다. 그는 자신의 화두에 충실하며 거센 변화의 바람으로 점철된 현대라는 시공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작가로서의 김석기에 있어서 산수와 수묵은 단순한 소재와 표현이기에 앞서 일종의 신념이자 화두이며 자신의 실존을 확인하는 수단이기도 한 셈이다.
역사속으로_72.7x60.6cm_화선지,수묵,진채_2010
작가 김석기의 작업은 산수를 본령으로 삼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답사와 기행을 통해 경승과 자연을 체험한 그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지만, 합리적이고 장소적 구체성이 드러나고 있는 화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바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을 단순히 실경으로 뭉뚱그려 설명하기에는 마땅치 않다. 그의 산수는 분명 실경을 기저로 삼고 있지만 구체적이고 개관적인 재현과 설명의 요소를 지니고 있지 않다. 오히려 특유의 단순화된 수묵의 개괄적인 표현을 통해 표출되는 또 다른 자연의 표정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형상의 재현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유현한 수묵의 심미에 주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화면에는 소소하고 부차적인 설명적 요소가 배제된 채 산수의 근본적인 형태와 유현한 수묵의 맛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조형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는 실경이라는 현실을 통해 산수라는 이상화된 자연을 구현하기 위하여 주관적인 해석을 가미하여 이루어진 결과라 할 것이다. 즉 그는 산수라는 극히 전통적인 화목을 작업의 근간으로 삼고 있지만 이의 현대적 해석과 개별적 표현을 통해 자신이 속한 현대라는 시공의 가치를 발현하고자 하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전통에 대한 용인과 현대성의 표출,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의 조화를 통해 개별적인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복합적인 사고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색동_53.0x45.5cm_화선지,수묵,진채_2010
작가 김석기의 산수는 두텁고 풍부한 변화를 내재한 수묵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빠르고 재치 있는 필선의 준법을 추구하기 보다는 느린 듯 둔중하여 깊이 있는 수묵의 맛을 십분 느끼게 하는 그의 화면은 수묵 특유의 임리(淋漓)한 맛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이는 선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면에 가까운 것으로 작가의 작업이 지니고 있는 특징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그의 화면에는 작고 소소한 것에 주목하는 재치 있고 경쾌한 현장감 보다는 수묵에 의한 웅혼한 대자연의 기세와 기운이 물씬 배어나는 독특한 심미를 지니고 있다. 개괄적이고 함축적인 산수의 모양은 단순한 듯하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변화의 요소들이 마치 유기체처럼 작용하며 무한한 변화를 형성해 내고 있다. 그의 산은 우뚝하지만 강건함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풍만한 여지와 넉넉한 여운을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수묵의 풍부한 표정과 맛은 남성적인 양강(陽剛)이라기보다는 여성적인 음유(陰柔)의 성질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수묵과 산의 형상은 서로 어우러져 일종의 운율 같은 동세를 만들어 낸다. 그의 산수가 단순히 화면의 물리적인 크기에 제약되지 않고 웅혼한 기세를 드러내는 것은 바로 이러한 면에서 기인하는 것일 것이다. 수묵은 산수의 형상을 구현하는 수단이지만 그에게 있어서 그 의미는 표현의 수단이기 이전에 그 자체가 일정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상직적인 것이며, 산수는 이러한 그의 사유와 사고를 수용하는 도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관계가 주종의 관계나 우열의 구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인 조화와 결합을 통해 그가 지향하는 바를 구체화 하고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이르면 그의 작업을 굳이 실경이라는 산수의 제한적인 의미에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실경을 작업의 지지체로 삼고 있지만 이미 그 제약에서 벗어나 주관적 해석과 일정한 관념을 동반한 산수로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잖은 이들이 실경 자체에 함몰되어 산수라는 본연의 가치를 망실했던 것을 염두에 둔다면 작가의 지향과 추구가 전해주는 가치와 의미는 더욱 분명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원앙_53.0x45.5cm_화선지,수묵,진채_2010
전통회화에서 수많은 여행과 독서를 반복적으로 권하고 강조함은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을 통해 자신의 견문과 시야를 넓히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깊이 있는 사고와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자연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이상화된 자연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조형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바로 산수화인 셈이다. 그의 인생이 반복적인 작업과 끊임없는 여행, 그리고 글쓰기 등으로 점철되어 온 것을 상기한다면, 그는 어쩌면 이러한 고전적 덕목에 일생을 경주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경을 기저로 삼지만 그것에 함몰되지 않고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관조할 수 있음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획득되어진 지혜의 소산일 것이다. 더불어 수묵의 풍부하고 깊이 있는 여운을 이끌어내어 산과 물이 부단히 움직이며 생기를 전할 수 있음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확보되어진 조형 경험의 반영일 것이다. 그의 작업이 시발부터 자연의 객관적인 묘사나 재현에 목적을 두지 않고 이를 대단히 풍부한 표정을 지닌 수묵을 통해 표현해 냄은 산수라는 절대 가치에 대한 일관된 천착이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러하다면 그간의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대상이 되는 자연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해석을 통해 자연을 재구성해 낼 수 있다면 그의 작업은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 여겨진다. 이는 산수가 지니고 있는 본질에 육박하는 것이며 그의 작업을 개별화 할 수 있는 관건이라 여겨진다. 그간 부단히 이루어진 작업에 대한 부단한 노력과 끊임없는 모색의 역정을 상기해 볼 때 이러한 요구와 기대는 지나친 것이 아닐 것이다. 작가의 새로운 성취와 결과를 기대해 본다.
민속놀이_72.7x60.6cm / 화선지,수묵,진채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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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기
메일 : ksk0004@hanmail.net | website : people.artmusee.com/ksk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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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713-김석기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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