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라 유라 리 展

 

2011 아트 스페이스 풀 프로덕션 - Two waters

 

 

야생 정원의 씨들_가변크기_고양시 건설현장에서 수집한 재료들, 주변 이웃 정원의 색채를 이용한 채색_2009

 

 

아트 스페이스 풀

 

2011. 6. 24(금) ▶ 2011. 7. 24(일)

Opening : 2011. 6. 24(금) PM 6:00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56-13 | 02-396-4805

 

www.altpool.org

 

 

두 가지 물길_전시장면, CEAC, 샤먼, 중국_2009

 

 

2011년 풀 프로덕션 두 번째 전시이자 국제교류 ‘횡단’ 시리즈의 두 번째 프로그램은 산드라 유라 리의 개인전 《굽이 사이 Two waters》입니다. ‘횡단’은 정략적 문화교류를 지양하고, 경계 너머 공식과 비공식 사이의 관계망에서 발생하는 생각들의 연결지점을 찾고자 기획된 국제교류 프로젝트 시리즈입니다.

“도시화로 인해 변화된 한국과 중국의 ‘정원’ 풍습과 풍경을 탐색하고 재구성”*하는, 작가 개인의 프로젝트이기도 한 ‘Two waters’는 한국 고양, 서울-중국 샤먼(Xiamen)-미국 뉴욕의 3개 지역을 2년째 오가며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 가지 물길’이라 번역될 수 있을 ‘Two waters’는 풀에서의 전시에 맞추어 ‘굽이 사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굽이”는 시냇물, 강, 바다와 같은 waters를, “사이”는 그 물굽이들이 존재하는 경계로써의 two를 우회적으로 함축합니다.

 

 

산산_가변크기_풍화된 건설현장 벽돌자재, 유리판, 스프레이 페인트, 아크릴판, 채색_2010

 

 

산드라 리의 ‘정원 만들기’는 자연에 대한 소재적, 명분적 접근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가는 삶의 형태라는 사유에서 출발합니다. 작가에게 이 변화하는 풍경들은 “자연적 요소와 문화적 요소들의 조합으로써, 역사, 비역사, 기억의 많은 부분을 드러내” 주고, 풍경 안에서 “정원을 인간이 우리 주변환경을 향한 감정과 태도를 반영시켜야 하는 표현과 그 잠재된 가능성의 한 형식으로 인식”합니다.

정원은 “자연 안에 유한한 것으로써, 친밀하고 개인적인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궁정 정원에서부터 종교적 혹은 학술적 가르침을 얻기 위한 수행이나 피정(避靜)의 장소, 또한 산 위의 돌무덤에서 창문가 화분들에 이르는 각각의 정원들에서 보여지는 세계를 향한 “생각과 표현의 그릇으로서 기능하는 정원의 특별한 능력”에 주목합니다.

브룩클린 보태닉 가든 레지던시에 체류할 당시 정원에 대해 조사하던 산드라 리는 사회, 정치, 문화, 경제의 관계항에서 정원을 고찰한 이론가, 케네스 헬판드(Kenneth Helphand)를 발견했습니다. “헬판드는 그의 저서 『저항하는 정원들』(Defiant gardens)에서 살아내기 힘든 환경들 속에서도 정원이 만들어질 때 그 힘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논합니다. 헬판드는 전쟁 기간 동안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정원들에 주목하는데, 이는 고통 받는 풍경의 얼굴을 변화시키는 자발적인 성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파괴된 풍경 속에서 정원이 부여하는 자생적 삶의 형태에 대한 탐구가 바로 산드라 리의 미술언어를 형성합니다.

 

 

유동하는 정자(亭子)_가변 크기_목재, 나무의자, 샤먼 해안가에서 수집한 돌, 유리판, 채색_2010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중 <지평선을 쫓아서> 사진 시리즈 가운데에는 “단장의 능선(Heartbreak Ridge)과 같이 미국, 프랑스, 북한, 중국의 사상자 수가 최고를 달하며 모든 생명의 징후가 마멸되었던 격전지”가 자리합니다. 미국과 한국 사이에 흐르는 태평양을 한국 신문지를 손으로 찢어 붙여 형상화한 <깊은 물(태평양)>은 풍경 속 “분열의 메아리들과 사이의 공간을 개념적인 동시에 형식적인 지점에서 작동”하게 합니다. <산산>은 샤먼 해안가에서 수집된 풍화된 돌더미들, 공사장의 잔해와 이를 분할하는 삼각형의 유리판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산드라 리의 정원 전반을 아우르는 조각난 채색 아크릴판으로 만들어진 연못은 “한국과 중국의 정원과 풍경에 필수불가결한 물웅덩이와 물길”을 탐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전시와 함께 출간되는 동명의 소책자에 수록된 지역의 정원과 풍경 사진들, 미술이론가 이영욱과 작가 시고르도어 굿먼드선(Sigurdur Gudmundsson)의 글은 ‘정원 만들기’의 과정을 세밀히 살펴주고 있습니다.

조각나 있지만 서로 연결된 ‘연못’처럼 산드라 리의 정원은 파괴와 반영을 거듭하며 문화양식(良識)을 망각하는 흐름에 대항(對抗)하고, 새로운 문맥을 향한 통로를 열어줍니다. ‘정원’ 이라는 영역 안에서 공동체의 발전과 개별 주체의 자유는 상이하게 인지되지 않습니다. 상처투성이인 이 현실에서 정원 만들기는 개별적인 동시에 사회적인 영역들의 작동 가능성을 찾는 행위입니다. 경계 속에서 살아가는 불안과 공포에도 불구하고 타자와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사이 주체’**가 바로 이 정원 풍경 안에 있습니다.

아트 스페이스 풀 큐레이터 김진주

 

 

깊은 물(태평양)_98x108cm_한국에서 수집한 신문을 손으로 조각 내어 꼴라쥬, 아세테이트, 나무판넬_2010

 

 

 

 

산드라 유라 리

 

산드라 유라 리(Sandra Eula Lee)는 미국 뉴저지주에서 출생한 한국계 미국인 미술작가이며 뉴욕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시안 문화 위원회 펠로우쉽, 엘리자베스 재단 아트 스튜디오 펠로우쉽,  닷지(Dodge) 재단 펠로우쉽, 로어 맨하튼(Lower Manhattan) 문화 위원회의 커뮤니티 아트 기금 등을 수여 받았다. 뉴욕, 보스톤, 마이애미, 서울, 베를린, 밀라노, 로마, 뭄바이, 그리고 최근 중국 샤먼(Ximen) 등 국내, 국제적인 전시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참가 및 초청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는 뉴욕 브룩클린 보태닉 가든, 중국 샤먼에 위치한 차이니즈-유러피안 아트 센터(CEAC), 한국에서는 난지 미술창작스튜디오, 고양 창작스튜디오, 뉴저지주 Ajlira 현대 미술 센터,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타임즈, 타임 아웃 뉴욕(Critic’s Pick), 아트넷 매거진, 더 보스톤 글로브, 보스톤 피닉스, 월간미술, 한국일보, 중국 세계일보, 로테르담 웹 매체Trendebeheer.com 등을 통해 소개되었다. 뉴욕 헌터 컬리지, 샤먼 대학 아트 컬리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한 바 있다.

 

 

 

vol.20110624-산드라 유라 리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