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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TH & FACT 展
허위사실유포
윤현_PTS01-013N_104x130cm_inkjet pigment_2010
갤러리 인
2011. 6. 15(수) ▶ 2011. 7. 2(토) 서울 종로구 팔판동 141번지 | 02-732-4677
이범용_Garden of love_57x76cm_watercolour on paper_2010
갤러리인은 2011. 6. 15부터 7. 2까지 6명의 젊은 작가 윤현, 이범용, 이재명, 조혜진, 최배혁, 한경우로 구성된 기획전인 <TRUTH & FACT - 허위사실유포>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회, 작가, 큐레이터, 관객을 각각 고소인, 피고소인, 변호인, 배심원으로 치환한 일종의 법정 상황극으로 관객들은 제시된 상황을 배심원의 관점으로 조망하게 될 것이다.
설정_<TRUTH & FACT> 법정에 선 여섯 작가들 해당 전시는 시각예술에 몰입하는 젊은 작가들을 사실에 근거한 올바르고 생산적인 태도를 지니길 원하는 사회의 요구와 달리 불온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회비판자라 규정한다. 더불어 이러한 생각과 태도를 공공연하게 노출하며 전시와 온라인 게재라는 방식으로 유포시키는 작가들을 조사의 대상으로 지목한다. 본 전시는 실제 사실과 다른 이미지를 꾸준히 창작해내는 작가들의 저의와 동기 그리고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화법의 배후를 캐어내는 심문의 형식을 취한다.
이재명_나는 잘 보고 있었어_97x145.5cm_acrylic & oil on canvas_2011
사건_낯설다. 불쾌하다. 비논리적이고 비생산적이다! 음탕하고 질척거리는 신체부위들이 기괴하게 조합된 풍경(조혜진), 관공서의 허가를 받지 않고 공공재인 자연에 인공물을 투기하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적인 개인의 심정을 토로하며(윤현), 착시와 시점의 유린을 통해 보편적인 시각의 올바름을 희롱하는 사물들(한경우), 혹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의 뒷모습을 비현실적으로 뒤틀어 제멋대로 재구성하고(이재명)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가장을 한낱 조류로 희화, 비참하게 묘사한다던가(최배혁) 신의 영역이라 일컬어지는 자연의 생명을 짜깁기 해서 프랑켄슈타인의 그것과도 같은 괴생명체의 형상으로 변질 시킨다(이범용). 작품 하나 하나가 마치 중세의 감옥에 수감된 광인, 혹은 정신병동 환자들의 증세를 연상시킨다.
조혜진_Body_160x160cm_acrylic on canvas_2010
변론_“진실은 이렇습니다” 이재명 작가는 유년시절, 대도시와의 첫만남에서 도시가 보여준 차가운 표정을 잊지 못한다. 거대한 도시는 인간을 위해서 그곳에 지어졌지만 인간을 배제하고 그 스스로 존재 하는 것처럼 자신의 위용을 과시하며 서있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주목 받지 못하는 도시의 생소하고 초라한 이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러한 일상의 의외적인 장면, 그리고 장소와 개연성 없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작품을 통해 지루하고 수동적인 도시와 그 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투적인 관계로부터의 해방을 꿈꾼다. 한경우 작가는 우리의 주변을 아우르는 환경, 그리고 그 핵심이 되는 건축적인 구조를 여러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일상 속에서 어떠한 형태 혹은 용도로 규정 지어진 사물들의 이면에 감춰져 있던 숭고함이나 그 정반대의 허구를 우리의 눈 앞에 드러낸다. 인지하지 못한 사물의 이면과 마주치는 놀라움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감춰진 이면을 발견하고 사뭇 놀라는 것과도 비슷하다. 전시 공간을 마치 조각 놀이를 하듯이 여러 조각으로 분할하여 기존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짐작해보게끔 하는 드로잉이 소개된다. 이범용 작가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모든 형상들에 주목한다. 그것은 여행이나 산행중의 신비한 영적 체험일 수도 있으며, 곤충과 주고받은 일종의 교감 따위의 것일지도 모른다. 자연 속에서 경험한 불가해한 감정에 주목하고 그 심상을 종이 위에 옮기려고 하는데 최종적으로 기억하는 그 형상은 본래의 그것과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기록된다. 이미지로서의 형상뿐만이 아닌 그가 경험한 모든 과정, 그리고 고민들은 색상과 도식(diagram)의 형태로 재조합 되고 나열된다. 조혜진 작가는 몸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듬어지지 않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캔버스에 옮긴다. 성애와 관련된 신체, 해부된 장기등 이는 우리가 모두 경험하거나 지니고 있는 신체의 언어이지만 또한 모두가 외면하고 더러는 저속하다고 여기는 주제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를 작업의 전면에 가감 없이 내어 비치면서 언뜻 개방된 듯 보이나 감춰지고 억압당하는 현대인의 몸과 그 너머에 감춰진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윤현 작가는 세상을 빛이 닿지 않는 심연으로 바라본다. 사람들은 삶의 이유를 잃고 살아가곤 하는데 이는 심연과도 같은 사회 속에서 자아마저도 상실해버린 사람들이 그 어두움의 일부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이런 작가의 생각은 니체의 ‘선악을 넘어서’의 한 구절을 연상시킨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대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 보고 있으니’. 다만 작가는 목적이나 되돌아 가야 할 어디가 아닌, 지금 여기의 초라하지만 나름의 빛을 발하는 우리를 직시할 것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최배혁 작가의 작업은 유쾌한 모습들 만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화 속 삽화와도 같은 장면이다. 동화는 우리가 상실한 무언가를 담고 있음에 비로소 환상적이거나 행복한 장면으로 변모한다. 작가의 작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동화적인 설정을 통해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러기 아빠와 몸에 빼곡히 돋아난 부모 고슴도치의 자식들은 이런 웃음 뒤의 비애를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
최배혁_딸기_100x90x60cm_resin, mixed media_2010.2
전시를 앞에두고 판결에 앞서, 가장 중요한 배심원들의 선고가 남았다. 작가의 진실을 변호하는 큐레이터의 설명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엔 부족했고 진실의 겉을 핥는 것에 그친 것 같다. 우리는 눈앞의 사실을 표면에 드러난 보편적 논리로 판단해야 할까? 아니면 변호인이 주장하는 사실 너머 작가가 말하는 진실을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답은 전시를 관람한 관객들이 더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근래 유난히 많았던 허위사실유포나 표현의 자유와 불법성 사이의 문제로 이슈화된 판결들의 선례와 유사한 결론이 나올지는 또한 지켜볼 일이다.
한경우_Triangle, Circle, Square_30x30x30cm_2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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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작가 : 윤현, 이범용, 이재명, 조혜진, 최배혁, 한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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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615-TRUTH & FACT 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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