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아 展

 

- The Time of Shadow -

 

 

Camouflage_90.9x65.1cm_Mixed Media_2011

 

 

갤러리 온

 

2011. 6. 10(금) ▶ 2011. 6. 25(토)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69 영정빌딩 B1 | 02-733-8295

 

www.galleryon.co.kr

 

 

Camouflage_112.2x162.2cm_Mixed Media_2011

 

 

작가노트

모든 생명체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각자 나름대로의 보호색을 가지고 살아간다.

작업에 나타난 단조로운 형태의 원형체는 유동적이며 반복적이고, 신체의 일부분이자 자연의 한 부분이다.

작아진 원형체인 점들은 보호색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공간을 촘촘히 채워가는 반복적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작업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정서적 의미는 곧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준비되지 않은 영원한 이별로 인하여 생긴 상처와 마음속에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표현 하였다.

그 속에서 점점 상처는 아물고 치유되어 가며 또 다른 꿈을 꾼다.

이처럼 저마다의 방법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을 보호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 작업은 그러한 삶의 흔적들과도 같은 환영이다. 그 환영은 보호색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작업에 나타난 동그라미들의 형태는 각기 다른 두께를 가지며, 여러 색채를 띄고서 나의 인생처럼 환영으로 나타난다.

2011년 3월 30일

 

 

Camouflage_72.7x90.9cm_Mixed Media_2010

 

 

둥근 픽셀의 고양이로 만난 ‘나’를 말하다

글_김윤섭(미술평론가, 울산대 객원교수)

 

김은아 작가의 그림을 처음 대하면 색과 재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본 배경은 일반 아크릴 물감의 페인팅 기법으로 마무리한 다음, 메인 주인공은 둥글게 오려낸 투명 아크릴판 조각들로 연출한다. 그리고 그 배경은 주로 실내인 경우가 많다. 얼핏 보면 화면 전체에 감도는 옐로우, 핑크, 블루, 레드 등 원색의 하모니들로 인해 작가의 숨겨진 의도나 매력을 놓치기 십상이다. 마치 화사한 불빛의 향연이 펼쳐지는 무대에서 잠시 한눈 판 사이, 주인공은 어느새 커튼 뒤로 사라져 의외의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상황과 같을 수도 있다. 때문에 색의 눈부신 축제를 즐기는 동시에, 보호색으로 숨어 있는 ‘투명한 주인공들’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연 그 화려함에 깃든 그녀만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화면의 배경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다. 침대에 화장대, 씽크대, 책장과 옷장, 작은 화분들…. 아마도 엊그제 잠시 들렀던 친구 원룸 오피스텔의 한가한 오후 정경이 생각날 정도다. 다만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빚어낸 원색의 페인팅이 ‘작가적 성향’을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할 뿐이다. 하지만 그곳엔 특별한 주인공이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화면의 어느 한 곳엔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존재가 있다. 그것은 투명한 고양이다. 김은아의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바로 고양이의 기본 생리부터 아는 것이 좋다.

 

고양이는 개와 함께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인간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다. 또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사육을 시작한 동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다른 애완동물들과는 습성이 많이 다르다. 흔히 사람의 심리를 읽고 유혹할 수 있는 영물(靈物)로도 통한다. 실제로 키워본 사람은 경험했겠지만, 고양이는 자신이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사람에게 확실하게 호소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울음소리의 높낮이나 적절한 제스처로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보통 낮에는 자고 밤 11시경에 가장 활발한 야행성 기질이며 단독으로 생활하길 즐긴다. 적응력이 뛰어나 자기의 생활 스타일에 맞는 영역을 금방 확보한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고양이의 기질은 은둔과 호기심이다. 드러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꼭 확인해보는 습성이 있다. 김은아는 이런 고양이의 성향을 그대로 작품에 옮겼다.

 

“생명체들은 자연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보호색을 띄며 진화해 왔다. 인간도 살아 남기 위하여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회라는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선 간혹 과장하거나 보호색으로 은둔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나의 작업 또한 새로운 보호색을 위한 여러 방법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며, 두려움 없이 내 몸에 맞는 작업을 찾아가는 연장선이 될 것이다”

 

 

Camouflage_80.3x116.8cm_Mixed Media_2010

 

 

김은아 그림에서 고양이는 바로 그녀의 분신이며, 우리 인간에 대한 해석이다. 투명한 제 몸을 주변의 색에 묻고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은 일상에서의 우리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욕구’, 그것은 김은아 그림의 키워드이며 과제이다. 김은아 그림에서 실내 공간인 방안이나 거실은 ‘휴식’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누구의 눈치나 간섭이 없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인 셈이다. 그곳에서 그녀의 고양이는 ‘축소된 사회’를 만난다. 김은아는 그 고양이를 관찰하며 다시 ‘내면의 자아’를 만나는 지도 모른다. 심리적 동질성을 통해 자신의 내면 풍경에 잠든 상처를 치유하고, 또 다른 희망을 싹 틔우는 것은 아닐까.

초기 작품은 지금보다 화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색조에 가까웠으며, 고양이의 존재감도 훨씬 더 은밀하게 숨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양이를 더욱 또렷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그것은 마치 현실의 역경을 과감히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초기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요소가 하나 있다. 그것은 초기의 얼굴작품이나 지금의 고양이 모습을 표현하는 ‘둥근 픽셀(pixel)’의 파편들이다. 이 작은 화소(畵素)는 김은아 작품의 제작의도와 메시지를 대변하는 결정적인 상징이다. 김은아에게 동그라미의 의미는 생명의 기원인 세포이며, 동시에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와 같다.

 

“작업에 사용된 원형체는 삶과 죽음의 시작이며 끝을 담고 있다. 또 생명의 최소단위로서 동양적 사고에서 말하는 윤회와도 같다. 시작과 끝이 한 점으로 서로 만나는 원이야말로 무심하고 단순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상징하기에 적당하지 않을까”

 

김은아의 고양이를 표현한 작은 원형의 픽셀들은 그녀의 말대로 ‘모든 생명의 집합체’인 셈이다. 실내를 이리저리 노닐고 있는 투명한 형상들은 결국 한가한 오후를 즐기는 고양이의 모습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말이다. 작업과정의 깊은 몰입을 통해 정신적 안정과 치유를 경험한다는 김은아.

그녀에게 화려한 빛깔로 수놓은 실내 풍경이 꿈꿔온 세계였다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유희(遊戱)하는 고양이는 여성으로서 각박한 사회적 현실을 극복하고 싶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의 표출이기도 하다.

“내게 그림은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끝없는 목표와 같다. 그 목표는 쉼 없이 샘솟는 열정의 원천이며, 작가로서의 삶을 지탱해주는 보호막이 되어준다.”

최근 몇 년간 만나본 김은아는 작가로서의 열정이 대단하다. 그녀는 작품을 통해 지친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치유하며, 더욱 성숙시키는 법을 깨닫고 있다. 무엇보다 그녀가 작가로서 더욱 성장해 갈 것이라 믿는 이유는 ‘자신’을 작품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자신에 대한 열정’을 자양분 삼아 끊임없이 풀무질하고 채근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그림에 주인공으로 초대된 고양이도 독립심이 유별난 그녀의 습성을 그대로 닮았다.

 

 

Camouflage_65.1x90.9cm_Mixed Media_2010

 

 

 

 

■ 김은아

 

현재  | 울산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동대학원 재학 중

 

Solo exhibition  | 2010  신진작가 프로젝트전, 갤러리 전, 청도

 

Group exhibition  | 2011 태양을 삼킨 파랑새, 로얄갤러리, 서울 | 인사미술제 특별전, 공평갤러리, 서울 | CSP 111 art space 기획초대전, csp111art space, 서울 | 2010  BIAF부산국제아트페어, BEXCO, 부산 | 스타작가전, 울산대학교 국제관, 울산 | 호텔아트페어, 노보텔, 대구 | 대구아트페어, EXCO, 대구 | 울산광역시 미술대전,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 남송국제아트페어, 성남아트센터미술관 본관, 성남 | 2010  Cheong-Do Art Festival 가창댐길따라, 대구미술광장, 대구 | 2010  Cheong-Do Art Festival 가창댐길따라, 갤러리 전, 청도 | 20살의 고백전 고백전, 부산아트센타, 부산 | 희소식전, c.k 갤러리, 울산 | 갤러리 숨 초대전, 갤러리숨, 울산 | 2009  부산국제아트페어, BEXCO, 부산 | 대구아트페어 Gallely J, EXCO, 대구 | I'll be back, Gallery115, Canada | KYOTO between & ULSAN, Gallery H, 울산 | ASYAF 아시아 대학생 청년작가 미술제, 옛 기무사, 서울 | 2009  대학생들의 화려한외출, 공평아트센터, 서울 | 어린이를 위한 화가들의 미술전“즐거운상상 재미있는표현”,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 울산미술대전,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 ARTO BUSAN 2009 "ART & BIZ", 현대센텀호텔, 부산 | BLUE EYES CONNECTED, Gallery루미나리에, 서울 | 2008  태화강 국제 설치 미술제, 태화강 일원, 울산 | 울산미술대전,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 2007  울산광역시 미술대전,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 부산광역시 미술대전,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 성산미술대전, 성산 아트홀, 창원 그 외 그룹전 30여회

 

Prize  | 2011  울산미술대전 | 2010  울산미술대전 | 2009  아시아프 작가 선정, 울산미술대전 | 2008  울산미술대전, 태화강 국제 미술제 작품설치 | 2007  부산미술대전, 울산미술대전, 성산미술대전 | 2006  남농미술대전 | 2005  울산미술대전

 

 

 

vol.20110610-김은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