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근 展

 

제9회 다음작가 展 - ‘금지된 숲’

 

 

Cosmos-1_120x314cm_C-print_2010

 

 

인사아트센터 3전시실

 

2010. 6. 8(수) ▶ 2011. 6. 13(월)

Opening : 2010. 6. 8(수) PM 6: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0-1020

 

www.insaartcenter.com

 

 

Forbidden forest-2_150x190cm_C-print_2010

 

 

 다음작가상 소개

2002년부터 시작된 박건희문화재단의 젊은 작가 지원프로그램인 다음작가상은 이제 한국사진계에 중요한 작가 등용문으로 자리를 잡았고 지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한국 사진의 경향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 40세 이하의 작가 1명에게 총 5000만원을 지원하는 다음작가상은 초창기 사진 등용문의 성격을 넘어 이제 명실 공히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진 작가상이 되었다.

 

2011년 6월 8일부터 인사아트센터 전시장에서는 2010년 제9회 다음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형근 작가가 일 년 동안의 작업성과를 선보이는 자리이다.

9회 수상자인 박형근의 시선은 숲이라는 태고의 공간에 머무르고 있다. 그가 2003년부터 현재까지 Untitled, Tenseless 그리고 A Voyage라는 타이틀로 꾸준히 보여준 그곳의 이야기들은 고도화된 도시 사회에서 멀어져 있는 자연에 대한 색다른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번 다음작가 전시을 통해 첫 선을 보이는 ‘금단의 숲 Forbidden Forest’에서 작가는 전설과 신화의 이미지를 부활시키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숲은 오랜 경외의 대상이었다. 생명의 기운이 깃든 공간이면서도 동시에 불안과 공포를 품고 있기에 숲에는 항상 탄생과 죽음이라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가 함께 해왔다. 때문에 숲은 많은 문화권의 전설 속에서 신과 영웅들이 존재하는 믿음과 주술의 신령한 공간이거나 혹은 알 수 없는 적들의 영역으로 등장한다. 이제는 다른 자연 공간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보호하고 유지해야하는 대상이 되었지만, 오랜 인류 역사를 통해 남아있는 뿌리 깊은 향수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남아있다.

제주도가 고향인 작가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땅에서 오래 전 사람들이 마주했을 경외와 공포, 신비로움을 담아낸 이 작품들은 정교한 화면 구성과 색상이라는 사진적 요소를 통해 깊이 있는 양면적 혼란을 드러낸다. 과하리만큼 안정감 있는 프레임은 중첩된 시간의 무게를, 정교하게 조절되어 겹겹이 쌓인 청록은 생명과 죽음, 신비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리고 작가의 섬세한 직관을 통해 발현된 틈새의 긴장감은 박형근의 숲을 완성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숲이라는 공간에서 오랜 기간 이어져온 시작도 끝도 없는 혼돈의 방황과 집착이 빚어낸 이 태고로의 회귀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오랜 예술의 태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On the edge-5_195x120cm_C-print_2010

 

 

'금단의 숲 - Forbidden forest'

섬에 숲이 생겼을 때 일이다.

아주 오래전 세상을 지배하던 산의 기운은 불로 화하여 천지를 뒤덮고 마침내 인간의 영역마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물의 기운을 품은 숲의 영험함으로 자연에 균형을 부여하지 않으면 마을 전체가 화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시를 받들어 인간들은 마을에서 가장 신성한 터에 돌을 쌓고 흙을 옮겨와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나무들은 자라나 숲을 이루었고 숲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굳게 각인되었다. 이제 그곳은 세상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신의 언어로 봉인되었다.

바람이 숲을 흔들고 있다. 빛은 바람을 가르고 한참을 달려간 후에야 멈춘다.

기나긴 지움의 과정 끝에, 찰나의 순간 어둠이 쏟아진다. 짙은 울렁거림은 블랙홀처럼 세상을 빨아들이고 토해내기를 수십 번, 비로소 숲은 겹겹이 쌓인 표면너머의 세계를 열어 보여주었다. 한참동안 나의 시선을 교란시키고 망막속에 깊은 자욱을 남기더니 끝내 부서지는 빛이 되어 사라져간다.

눈을 감는다. 지워진 것들과 불리워졌던 것들, 숨소리를 거두어들인 것들, 돌, 바람, 흙, 빛, 소리, 나무 그리고 사람. 숲의 거친 호흡이 잦아들 때쯤이면 인간도 지워질 존재에 불과하다. 영원불멸의 견고함을 꿈꾸었기 때문이다.

         -박형근 2010(작가노트에서)

 

 

Tenseless-70, The cave_120x295cm_C-print_2011

 

 

이 낭만적인 이야기는 급속한 근대화 과정과 개발의 논리에 의해 폐기되었던 삶의 근원적 요소들과 우주의 원리를 환기시킨다. 이 숲은 자연의 신과 인간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교감의 장이며, 그렇게 인간들의 손길과 정성으로 만들어졌다. 그러함으로 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이곳은 인간들이 지켜나가야 할 마지막 성역이기도 하다.

신화와 전설이 깃든 숲은 민간, 토속, 기복신앙의 영향으로 여전히 금기와 신성한 영역 안에 위치한다. 신화의 시대, 숲과 인간 사이에 놓인 영적 경계는 역설적으로 자연과 인간사이의 친화력을 더욱 강화시켰고 결과적으로는 인간과 자연이 서로 분리되지 않는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금단의 숲' 프로젝트는 '전설'과  '신화'의 이미지를 부활시키려는 시도이다. 그러하기에 이 숲은 현대 도시산업화의 과정으로 잃어버린 우리의 미적, 감각적 정체성을 복원시키기 위한 죽음과 재생의 공간이기도 하다.

본 작업 텐슬리스 시리즈의 4번째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집중성을 나타내는 영단어 'Tense'과 없음 나타내는 'less'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Tenselss-텐슬리스의 의미처럼 현실의 시공간을 다층적이고 모호한 영역으로 설정하여 사진 찍혀진 대상의 가시적(actuality) 측면보다는 택스트로 분화되기 이전의  잠재적(potentiality)층위에 대한 접근방식은 지난 8년여 동안 일관되게 진행해 온 Untitled, Tenseless 그리고 A voyage 시리즈를 통해서 '주관적 현실 이해 방식'과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 이라는 기본토대로 드러나게 되었다. '금단의 숲' 프로젝트는 결국 지난한 여행의 귀착점이다. 시작도 끝도 없는 혼돈 속에서 길을 내고 또 지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나를 움직이게 하던 무형의 기운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숲이라는 공간보다는 시간 속에서 떠돌았던 영혼과 기억의 성소이며 안식처이다.

 

 

Tenseless-71, Flame_120x290cm_C-print_2010

 

 

 

 

■ 박형근 (Park, Hyung-Geun)

 

1973  제주출생 | 2005  MA이미지&커뮤니케이션 졸업 (석사) 골드 스미스 컬리지, 런던대학 | 2004  시각미술대학원 졸업 (석사 디플로마) 골드 스미스 컬리지, 런던대학 | 2002  광주대학교 사진학과(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석사)

 

개인전  | 2011  금단의 숲, 인사아트센터, 서울 | 2008  Imaginary Journey, 갤러리 잔다리, 서울 | 2006  박형근 개인전, 금호미술관, 서울 | 박형근 개인전, The New Art Gallery Walsall 미술관, 영국 | 2001  The Second Paradise, Obs 갤러리, 광주 | 1999  태엽 감는 새, 사진마당, 서울

 

그룹전  | 2011  방관자의 공연, 한중일현대사진전, 예술의 전당, 서울 | Moments unfolded, 신세계아트월갤러리, 서울 | 2010  Asia Spectrum: Multicentralism, 제3회 대구비엔날레 특별전, 대구 | Chaotic harmony:한국현대사진전, 산타바바라 미술관, 산타바바라, 미국 | 격물치지, 일민 미술관, 서울 | Maden Pictures,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 이미지의 복화술, 인터알리아, 서울 | 2009  Views from Korea, Lianzhou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2009, 랸조우, 중국 | Chaotic harmony:한국현대사진전, 휴스턴 현대미술관, 텍사스, 미국 | 세라토닌Ⅱ,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서울 | Korea special exhibition, The 8th China Photographic Art Festival & 2009 Dali international Photography Exhibition, 운남성, 중국 | 현대 예술로서의 사진, 두산아트센터, 서울 | 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 제주도립미술관 개관전, 제주특별자치도 | Urban & Culture, 전주 포토페스티발, 전북예술회관, 전주 | Multiscape, 마산3.15아트센터, 마산 | Intro, 국립고양스튜디오, 고양 | 2008  인간풍경, 서울국제사진페스티발2008, 구 서울역사, 서울 | 연기된 구름, 양평 환경 미술제, 2008양평프로젝트, 양평 | Image-nature, 대구사진비엔날레 기획, MJ갤러리, 대구 | 자아 이미지: 거울 시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풍경과 상상, 그 뜻밖의 만남, 아람미술관, 고양 | Photo on Photograph, 금호 미술관, 서울 | 마음의 정원, 신세계 아트홀, 서울 | 신소장품전-작품의 재구성, 경기도 미술관, 안산 | 한국사진의 뉴 프론티어-갤러리 나우, 서울 | 2007  The Blur, Mook Gallery of Contemporary Art, 베이징, 중국 | Switch off, switch on, 관훈갤러리, 서울 | Identity, ear yourself, martin-Martini Art Internazionale, 튜린, 이탈리아 | Abandoned Protocol, Ritter/Zamet, 런던, 영국 | 다색다감-오색풍경, 갤러리 잔다리, 서울 | 생명! 샘터... 샘터 갤러리 개관전, 서울 | The Quartet of Photography, 유진 갤러리, 서울 | Photography, Janus face, 터치아트, 헤이리, 경기도 | 한국 현대사진 스펙트럼-풍경, 트렁크 갤러리, 서울 | 비트 맵2007, International Digital Photo Project-대안 공간 루프, 서울 | Up and comers-신진기예-파라다이스 문화재단, 금호미술관, 서울 | No bounds, 선 컨템포러리, 서울 | 2006  Friends of Kumho, 금호미술관, 서울 | Contemporary Korean Photography-Korean New Days, The 16thBratislava | Month of Photography, Fotofo 2006, 슬로바키아 | 사진 속의 미술-미술속의 사진, 대구사진 비엔날레 2006, 대구 | Relation-Isolation, Photography Now, 갤러리 나우 개관전, 서울 | The Earth - Artist responding to Violence, the 11thInternational Biennial of Photography and Photo-related Art, 포토페스트 비엔날레 휴스턴, 미국 | 비트 맵, 대안 공간 루프, 서울/플러스 갤러리, 일본 | 2005  Winter Wonderland: Fantasy and illusion, the Fotografie Forum International, 프랑크푸르트, 독일 | Landscape 제 5회 가나 포토 페스티벌 Views & Visions, 가나아트센터, 서울 | 웰컴 투 더 정글, 스타일 큐브 잔다리, 서울 | In visibility, Oxo tower Barge House, 런던, 영국 | The contemporary Tales/Ear to Wall, Manufactured in the UK, Martini Arte Internazionale, 튜린, 이탈리아 | 2004  MA Show, 골드 스미스 컬리지, 런던, 영국 | 2002  사진-폭로된 정체, 진실의 시뮬라크르, 갤러리 룩스, 대안공간 풀, 서울 | 한국 현대미술신세대 흐름전 “우리안의 천국”- 한국문예진흥원, 마로니에 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전라북도 소리미술관 | 2001  사진으로 생활하기 7, 1019 개관전, 1019갤러리, 서울 | 뱀에 대한 해석,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 2000  이미지로 보는 세상 ‘다름과 낯섬 2000’, 롯데갤러리(광주), 고토 갤러리(대구) | 1999  사진으로 생활하기 5, 사진 마당, 서울 | 사진 그 경계에서, 남도예술회관, 광주

 

수상 및 성과  | 2010  제9회 다음작가상, 박건희문화재단, 서울 | 2009  Pictet Prize 2009노미네이션, 스위스, 영국 | 2006  금호 영아티스트 선정작가, 금호미술관, 한국 | 한국 문화예술 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지원 선정작가, 한국 | 영국 Art council 전시기금 선정, 영국 | 2005  Bloomberg New Contemporaries 2005 shot list, 영국

 

작품소장  | Ernst & Young, 런던, 영국 | Martini Arte Internazionale, 튜린, 이탈리아 | The Fotografie Forum International, 프랑크푸르트, 독일 | 금호미술관, 서울 | 일민미술관, 서울 |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 휴스턴 현대 미술관, 텍사스, 미국

 

레지던시  | 2008-2009  국립 고양 미술 스튜디오 장기 입주 작가, 한국

 

프로젝트  | 2010  Green Allure, 남산 N 타워, 서울 | 2010  만안의 이미지-기록과 기억, APAP 안양공공미술프로젝트, 안양시

 

 

 

vol.20110608-박형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