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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사진 展
‘水/色 (부제: 水, 色을 만나다)’
포세이돈_75x50cm_Pigment print_2010
갤러리 나우
2011. 4. 6(수) ▶ 2011. 4. 12(화) Opening : 2011. 4. 6(수) PM 6:3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13 3F | 02-725-2930
명상_90x60cm_Pigment print_2011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만드는 예술의 힘은 일상의 의미를 새롭게 주목하게 만든다. 삶을 살아가게 하는 어떤 힘이 된다. 새 봄, 갤러리 나우에서 전시될 김인호의 사진이 그렇다. 그가 찍은 것은 강물 위에 비친 불빛들이라고 했다. 어제도, 오늘도 강은 흘렀는데 그의 뷰파인더 속으로 들어온 강은 완전히 새롭다. 아, 그리고 아름답다.
#1. 김인호, 비전이 있는 삶. 작가 김인호는 미국계 회사인 씰리 코리아에서 16년 째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계와 외국계 회사 모두를 경험하고 미국에서 공부도 했다. 어떤 모습이든 그의 삶은 긴 시간, 일을 위해 헌신되었다. 그러나 쉼 없이 달려 정상에 선 중년 남성들의 흔하고 깊은 허무가 그에겐 없다. 그는 앞으로의 삶이 더욱 멋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한다. 지금의 자리를 만든 지난 15년의 세월을 회고하며 16년을 맞는 그가 고민하는 것은 의미 있는 삶의 모습이다. 그의 비전은 개인의 삶의 영역을 넘어 공동체에 닿아 있다. 작은 사랑의 실천들이 밀알이 되어 세상에 꿈과 희망의 나무들이 자라게 하길 소망한다. 그는 올해가 그 '때'의 시작, 발아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2 일 그리고 그의 ‘때’ 동년배의 한국 남자들에게 일이 곧 삶이 듯, 그의 삶 역시 '일' 로 정의되어 진다. 그는 아직도 아침에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일터로 달려간다. 그에겐 자신의 직업과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그는 직업적 한계를 넘는 ‘진짜 멋진 삶’의 프로젝트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한다. 오랜 외국회사 생활로 일견 냉철해 보일 정도로 매사에 합리적이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깊은 속정을 지닌 따뜻한 사람으로 묘사한다. 그의 열정은 일에 있어서 추진력과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드러난다. 일의 무게가 자신이 가진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를 더 자라게 만든 것 같다는 김인호 작가. 날마다 기쁨과 감사로 삶을 새롭게 긍정하고 껴안아 온 자의 진정한 자기 고백이다. 이미 아쉬울 것 없는 삶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인내와 끈기로, 그러나 기쁨으로 그의 ‘때’를 기다리는 그의 모습이 천진하기까지 하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그 꿈의 크기가 커진다고 한다. 날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리는 소년의 모습을 그에게서 본다.
#3 김인호 그리고 사진. 미적인 취향 때문에 오래전부터 카메라와 가까웠지만 개인전과 포토 에세이집을 목표로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낸 풍광을 찍고, 사람이 만들어 낸 사물들을 찍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찍는다. 그러나 언제나 그가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희망과 꿈이 담긴 사진들이다. 어느 덧 카메라가 곧 마음이고, 눈길이고, 음성이 되어 버렸다는 김인호 작가. 그에게 카메라는 삶과 삶이 가져다주는 인연에 대해 감사하고 소통하는 도구다. 본격적인 사진 작업을 시작한 이래 수만 컷의 사진을 찍어 오다가 지난여름, 저문 강에서 그는 자연 (저문 강)이 인공 (비디오 이미지)에 반응 (조화)하여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바람에 일렁이는 강물이 바람에 일렁이는 강물이, 문명이 만든 현란한 이미지와 함께 춤추는 모습에 마음을 사로잡혔다. 강의 다양한 모습을 회화적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애썼다. 사진이라기보다, 마치 그림에 가까운 강의 모습이 낯설고 신비하다. 그 날의 감상을 묘사하는 “어떤 무용수의 춤 보다 아름다웠으며, 활화산보다도 뜨거웠고, 봄날의 꽃밭보다 아름다웠다.”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다.
#4 水, 色을 만나다. 사람들이 잊기 위해 강으로 향할 때, 김인호 작가는 저문 강에서 ‘꿈 너머 꿈’이 생생한 가능성으로 되살아나는 것을 보았다. 다를 것 없는 강의 풍경이 그에게만 특별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라 김인호 작가가 평생을 꿈꾸는 자로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꿈을 꾸는 자로, 꿈꾸게 하는 자로. 그는 자신의 비전을 그렇게 카메라를 통해 실현하고 있다. “사회적 지위와 물질을 넘어서는, 당신의 진짜 꿈은 무엇입니까?” 작가의 목소리가 사진을 통해 건네어 진다. 물이 색을 만나 그림이 되었듯이, 시지프스의 형벌 같은 지난한 일상도 꿈을 입을 때 기쁨이 된다. 희망이 된다. 그의 사진전을 통해 관객들은 작가와 함께 잊혀진 꿈들이 돌아오는 강가에 서게 될 것이다.
사랑 그 감미로움_90x60cm_Pigment print_2010
작가노트 나는 생을 사랑한다. 일상의 지난함, 그 무게마저도 내게는 살아있음의 증거가 된다. 나는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낸 풍광을 찍고, 사람이 만들어 낸 사물을 찍고,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찍는다. 그러나 내 마음이 머무는 것은 언제나 꿈, 희망, 열정, 소망이 담긴 사진들이다. 어느덧 나의 마음 그리고 시선과 음성이 되어버린 카메라는, 나의 삶과 그 삶이 가져다 주는 인연에 대해서 감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가 되었다.
어느 여름, 저문 강가에 섰다. 우연이었을까? 바람에 일렁이는 강물이, 문명이 만든 현란한 이미지와 함께 춤 추는 모습이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것은 그 어떤 무용수의 춤 보다 아름다웠으며, 활화산보다도 뜨거웠고, 봄날의 꽃밭보다 아름다웠다. 그러기를 잠시 강물은 이내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심연 속으로, 그리고 명상 속으로 나를 인도하였고, 감추어둔 내 꿈을 충동질 해댔다. 사람들은 잊기 위해서 강으로 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저문 강에서 우연처럼, 나를 스쳐간 수많은 어제들이, 그리고 내가 줄곧 간직하고 있는 ‘꿈 너머 꿈’이 생생한 가능성으로 피어나는 것을 보았다.
우연, 소설 ‘데미안’ (헤르만 헷세 著)의 한 구절을 떠 올려본다. “………그것은 이른 바 ‘우연’ 덕분이었다 그러나 본래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어떤 것이 꼭 필요하게 되면 그 필요 불가결한 것이 찾아지게 마련인데, 그런 것을 가져다 주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것을 갈구하는 그 사람 자신인 것이다. 그 사람 자신의 욕구와 필연성이 그 사람을 그곳으로 데려다 주는 것이다”
나는, 우연은 없고 필연만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갈망과 필연성이 내 마음의 뷰 파인더를 열게 하였고, 꿈 꾸게 한 것이다. 꿈을 꾸는 삶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타인의 가슴에 꿈의 불씨를 심어 줄 수 있는 사람의 삶은 더욱 아름답다. 나는 그 꿈을 위해서 살고 싶다.
2011년 봄날, 내 꿈을 전할 수 있는 모든 인연에 감사하며….. 김인호
오월의 바다_90x60cm_Pigment print_2010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심상용(미술사학 박사)
‘물은 답을 알고 있다.’ 1)물은 단지 반응할 뿐 아니라, 응답하고 자신의 혜안과 통찰을 제시한다. 물의 파동론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안의학자인 에모투 마사루에 의하면, 물은 자신의 고유한 결정체와 파동의 변화를 통해 주어진 말이나 문자, 음악리듬에 각각 다르게 반응하고 답한다. 신비롭고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마사루 박사의 실험결과를 따르면, 물은 각각 ‘힘'과 '무기력', '전쟁'과 '평화', '공존'과 '경쟁', '어머니의 손맛'과 '인스턴트식품', '물질과 돈' 같은 말들을 보여주었을 때, 각각 명백하게 구분되는 결정체를 띰으로써 자신의 ‘인식 가능성’을 입증했다. 물은 심지어 인간이, 특히 소유와 소비의 드라마에 매몰된 현대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진실들 까지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물의 인식이 인간의 졸박한 그것을 상회하는 것이다! 인간이 치수(治水)하는 것이 아니라, 물이 치인(治人)하는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한다면, 예외없이 물이 그렇게 하도록 할 것이며,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실이다.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물이 사람을 살린다. 사람이 부단히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동안에도, 물은 묵묵히 존재의 70%를 담보한다.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 창세기 1장 2절의 내용이다. 지난 수년간 김 인호는 자신의 이미지 도구로 부단히 물, 정확히 하자면 수면(水面), 곧 ‘물 위’를 담아왔다. 그가 포착한 각각의 수면 위에는 주로 현란하고 화려한 조명들로 밝혀진 도시의 생태가 드리워져 있다. 파랑, 빨강, 노랑의 색들이 수면의 파동이 만들어낸 질서를 따라 요동한다. 부단히 흔들리는 수면의 질서를 따르는 동안, 밤의 도시는 형형색색의 굴곡들로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도시를 질료로 하는 수면의 드로잉들은 매력적인, 예기치 못했던 추상화들을 실현해낸다. 하지만 그 시지각적 매력은 우리를 부단히 인식론적 질문으로 안내하는 것에 의해 더욱 의미있는 것이 된다. 김인호의 수면 드로잉들은 거울처럼 이 시대의 ‘현란하고 화려한’ 삶의 양식을 재현해내고 있다. 수면의 파동들은 침묵 가운데서 자신의 인식을 수행한다. 문제는 그 인식을 인식하는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수면의 인식을 인식하는가? 마사루 박사에 의하면 그렇게 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이 시대에 만연한 분열과 증오의 문화를 수습하고, 파괴일로를 걷고 있는 우리의 생태계를 추스릴 수 있는 실마리라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호의 시선은 우리를 질문을 포함한 아름다움, 마냥 빠져들 수만은 없는 시지각적 매력으로 안내한다. 그것이 김인호의 이미지들을 대하는 미적 경험의 한축이 될 듯하다. 직업적인 작가는 아니더라도, 그의 사진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예기치 않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1) 대안의학자인 에모투 마사루의 최근 저서의 제목이다.
격정의 로맨스_90x60cm_Pigment print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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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406-김인호 사진 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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