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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 展
2011. 3. 24(목) ▶ 2011. 3. 31(목) 서울 강남구 청담동 71-1 | T.02-511-9051
권준의 이스탄불 초대전에 부쳐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인 안동 출신의 화가 권준 화백님의 "이스탄불" 개인전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이스탄불이라는 도시는 1.500년간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써 살아 있는 역사도시라 할 수 있으며,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시아대륙과 유럽대륙을 동시에 안고 있는 문명의 교차로라고 할 수 있는 세계유일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스탄불은 오랜 역사를 거쳐 오는 동안 다양한 민족과 문화, 종교가 공존하게 되었고 그러면서도 평화로운 화합을 이루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동서양의 다양성과 조화 속에 역사, 문화가 살아 숨쉬는 이스탄불을 주제로 한 풍경전 개최를 터키인의 한 사람으로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이스탄불" 개인전에 앞서 권준 화백님은 한국 전통의 명맥을 잘 지키고 유지하고 있는 안동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한 2010년 11월에 이스탄불에서 "선비사랑"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시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전시회에 참석하지 못한 점이 무척이나 아쉽지만 이스탄불에 계시는 동안에 깊은 감동과 전율로 이스탄불 풍경을 유화로 그리면서 작품세계가 보다 더 다양해지고 성숙해 지는 것 같다는 화백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는 그 아쉬움은 어느새 연기처럼 사라지고 제 자신도 화백님과 같은 깊은 감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권준 화백님의 이스탄불 전시회를 물심양면 도와주신 주 이스탄불 총영사 홍종경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이번 행사를 위해 많은 후원을 아끼지 않고 지원해 주신 안동시장님과 청담갤러리 관장님, 한국고문헌연구소 소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전시회를 통해서 한국과 터키 사이의 문화교류가 보다 확대되고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011년 3월 24일 주이스탄불문화원원장 Huseyin Yigit
권준의 그림, 역사적 한국미 시각
이구열/미술평론가 내가 권준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은 불과 수년 전, 서울 서갤러리 초대전 때였다. 평소 내가 가까이 지내는 서수용 한국고문헌연구소 소장의 안내로 그 작품전에 가게 되었다. 가보니 한 눈에 능란한 필치의 정직하고 성실한 화가임을 알 수 있었다. 뒤에 그의 작품전 연보를 살펴보니 1980년부터 향리 지역인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여러 번의 개인전, 초대전과 단체전 참가 등으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해온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데 나로서는 앞에 말한 대로 수년 전에야 그의 생동적인 현장감의 사실적이고 서정적인 유화들을 처음 보며 그 역량의 자유로움을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역사적 고적지 풍경을 집중적으로 그리는 그의 풍경화들은 모두 회갈색조의 분위기로 깊은 역사적 세월감과 그 주위의 오랜 자연미 환경의 정취를 평화롭고 고요한 미적 시각으로 표현하는 것이어서 짙은 정감과 편안한 친근감을 조성한다. 서정적인 현장감이 강조되는 그 풍경작품들의 전형은 가령 경북 영주의 역사 깊은 서원인 소수서원의 학문 산실이던 강당건물의 문화재 이미지와 소박한 앞뜰을 함박눈이 내린 설경의 적막한 오늘의 현실미로 재현한 것을 비롯하여 순흥 지역 금성단 경역에 있는 세조 때의 한 충절의 기념물인 금성대군 사화(士禍) 현장, 그와 관련이 있는 근거리의 순흥대도호부의 현존 풍경, 그런가하면 역시 오랜 세월감이 충만한 어느 선비마을 등이 모두 이 작가가 끊임없이 그려온 남다른 회화시각이다.
그러한 작품 태도는 의식적인 집중성이어서 그 차제로 좋게 볼만한 측면이 있다. 그 권준이 지난해에는 앞서 언급한 동향의 서 소장과 함께 터키 여행을 하며 그곳의 이국적인 풍경들을 여행 기분으로 경쾌하게 많이 그려왔다. 그중의 몇몇 작품을 보니 이번에는 한국에서의 세심한 묘사태도와 속도감이 있는 사실적 필치 구사와는 좀 다르게 매우 대범하게 화필이 구사되고, 또 많은 부분이 생략적으로 단순하게 처리되곤 한 것을 보면 여행 중의 그 미적 체험을 마음의 흥취로 빠르게 재현하려고 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스탄불의 유명한 회교사원 건축물인 거대한 모스크의 이색적 경관미를 그린 작품 등도 전체적으로는 그런 흥취로 그려낸 표현미를 엿보게 한다.
어떻든 그런 여행 작품은 작가의 자유로운 기량과 현지에서의 표현감정이 어우러진 것이어서 보는 사람도 작가의 그 여행 기분을 음미하게 된다. 이스탄불에서는 특히 주 이스탄불 한국총영사관의 홍종경 총영사가 미술 애호가여서 권준이 한국에서 가져간 한국의 역사, 문화 내지 전통적인 한국인의 풍모를 그린 작품들의 전시회도 갖게 해주어 많은 터키 시민들 에게 미술외교의 장을 꾸며지게 했다는 것이어서 그 또한 듣기 좋은 성과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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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324-권준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