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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현 사진 展
‘시간잉여공간’
공화춘_75x90cm_gelatin silver print_2009
갤러리 나우
2011. 3. 23(수) ▶ 2011. 4. 5(화) Opening : 2011. 3. 23(수) PM6: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13 3F | 02-725-2930
맘모스체육관_120x95cm_gelatin silver print_2010
폐허의 시공간 -홍상현의 “시간잉여공간”에 부쳐-
공간은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대상들의 총합이 아니다. 따라서 공간은 그것들을 포괄하는 또 하나의 대상, 전체-대상도 아니며, 차라리 의식의 발효(發效) 이전에 주어지는, 주체가 사물들을 의식의 대상들로 포착하기 이전에 나타나는 전 의식적이고 전 반성적인, 모든 경험의 조건이자 토양일 것이다. 공간의 그 비대상성(非對象性)을, 공간 자체가 주인(주체)이 되어 무엇보다 먼저 내 안에 스며든다는 사실이 증명한다. 그 스며듦의 작용이 남긴 표식 또는 징표를, 아마 마르틴 하이데거는 ‘감정(Gefuhl)’ 또는 ‘기분(Stimmung)’이라 불렀을 것이다. 공간은 능동적 의식 작용에 따라 우리의 눈앞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세워지지 않으며, 우리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수동성 속에 묶어두고 우리 안에서 퍼져 나가거나 울린다.
목욕탕_95x120cm_gelatin silver print_2009
그 공간의 퍼져 나감, 공간이 시선이나 의식에 고정되지 않고 일종의 에너지처럼 우리 안에서 공명함, 그것이 보이는 공간이 남기는 보이지 않는 흔적, 즉 공간이 아니라 시간적인 어떤 것이다. 공간이 그렇게 시간의 자기 전개로, 시간적 울림(음악)으로 전환된다는 존재론적 사건에, 모든 사진 예술의 가능성(또는 불가능성)이 놓여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의심할 바 없이 공간을 재현(representation, 또는 모방imitatio)하는 대표적인 예술인 사진 예술의 핵심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에게, “결정적 순간(instant decisif)”을 포착해야 하는 붙들 수 없는 시간을 붙들어야만 하는 움직임에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회화에 비해 보아도 보이는 공간과 그 안에서 보이는 것에 더 붙박여 있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가장 재현적인 예술인 사진의 (불)가능성은, 가장 비재현적(비가시적)인 시간을 포착할 수 (없는) 있는 (불)가능성과 다르지 않게 된다. 가장 재현적(모방적)인 예술인 사진의 성패가 가장 비재현적인 것에 매달려 있으며, 이는 사진이 재현될 수 있는 것과의 대비(차이) 아래에서 그 비재현적인 것을, 시간의 현전을 효과적으로, 극적으로 드러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상현의, “시간잉여공간”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일련의 작품들은, 사진 예술 자체가 근거하고 있는 존재론적 사건(공간의 시간으로의 전환, 공간이 시간으로 현전함, 공간이 시간으로 응결됨)에 대한 탐색의 결과이다. 이 작품들은 사진 예술의 가능성의 기본적 근거를 다시 묻고 있다.
서울역_95x120cm_gelatin silver print_2009
거기에서 어떤 공간이 ‘말하고’ 또는 ‘울리고’ 있는가? 다시 묻는다면, 거기에서 어떤 시간이 ‘보이고’ 있는가? 그것은 폐허의 공간, 폐허의 시간, 보다 정확히, 폐허의 시공간이다. 물론 우리는 “시간잉여공간”에서, 이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 무너져 내린 공간들과, 과거에 멈추어버린 시간, 또는 죽은 과거만을 반복하고 있는 현재와 마주하게 된다. 세워진, 구성된 공간이 아니라 ‘주저앉은’ 공간, 흐르는 시간이 아니라 멈춰 선 시간, 폐허의 시공간, 그러나 그것은 이상하게도 폐허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자연’과 같은 어떤 것으로 나타난다. 말하자면 그것은 우리가 그 사용 가치를 극대화사키기에 골몰하고 있는 일상의 시공간(우리가 욕구들을 만족시키거나 즐거움을 얻기 위해 소비했던, 폐허 이전의 현실의 시공간)과 변증법적으로 대립하면서 폐허의 주관적 낭만성이나 비극성을 부각시키지 않으며, 차라리 무채색(‘무채색’, 그것은 “시간잉여공간”에서 보이는 것일뿐더러 보이지 않는 것이다)의 텅 빈 중심을, 이 도시에 내려앉은 잔잔한 어둠을, 그러나 체념이 아닌 비움과 내어맡김을 현시(現示)시킨다. 사실 그 흑백의 텅 빈 중심을 홍상현은 전작 “건축공간변주”에서 빌딩과 아파트 숲 중앙에, 사진 이미지들 한가운데 위치한 하늘의 흰 빛으로 형상화해냈었다. 그러나 이번 “시간잉여공간”에서 그 빈 중심은 이미지들 중앙에 놓여 있지 않고 곳곳에 산재해 있을 뿐이고, 보다 정확히 말해, 가시적 형상 안에 공간적으로 직접 드러나기보다는 다만 작품이 재현해내고 있는 과거 또는 폐허의 시간이 아니라 작품 자체의 시간으로서 우리에게 말하거나, 우리 안에서 울려 퍼진다. 작품 자체의 시간……, 그러나 그것은 작가가 마주했던, 마주하고 있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익명적 시간이, 무명씨들의 삶이 아니겠는가? 이 자본주의적 도시문명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 문명이 결코 침식해 들어갈 수 없는 (빈) 중심, 어떤 ‘자연’, 그 문명에 단순히 낭만적.비극적으로 대립하지 않으면서 다만 그로부터 단호히 돌아서서 침범할 수 없는 것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 단단한 중핵…… 박준상(숭실대 철학과 교수)
아를르프랑스은행_90x75cm_gelatin silver print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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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상 현
홍익대학교 대학원 사진학 박사과정 재학중(지도교수 김대수) | 홍익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출강
개인전 | 2008.12.12~12.23 KTF gallery the Orange 기획 홍상현 사진전, KTF gallery the Orange, 서울 | 2008. 8.27~9.2 건축공간변주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선정 전시), 토포하우스, 서울 | 2008. 4.9~4.15 건축공간변주, 갤러리룩스, 서울
단체전 | 2010. 9. Oopx, 갤러리 누다, 대전 | 2010. 7 Antennes photo slide show, 아를르, 프랑스 | 2009. 7 황홀한 도시의 난맥, 물파스페이스, 서울 | 2009. 7 “coree!”, 28 rue de la liberte, 아를르, 프랑스 | 2008. 5 건축전 the archetype, 관훈갤러리, 서울 | 2007.12 post-photo, 토포하우스, 서울 | 2007. 7 제12회 중국국제촬영전 수상작전시, 리슈에이, 중국 | 2006.12 post-photo, 관훈갤러리, 서울 | 2005.12 삼십팔분의 일[휴 :], 스페이스 함, 서울
전시기획 | 2006.12 르네상스 展, 갤러리나우, 서울
출판 | 2010. 9 『미학의 외출』 흙과생기 (박상선, 홍상현 공저) | 2008. 8 『서울, 문학의 도시를 걷다』 터치아트 (허병식, 김성연 글. 홍상현 사진)
기타 | 2010. 8월~ 현재 인천아트플랫폼 사진공방 운영 | 2009. 9. ~ 2010. 8 인천아트플랫폼 파일럿프로그램 입주작가 | 2010 프랑스 Olivier BOURGOIN 사진에이전시 전속 작가 (www.agencerevelateur.fr) | 2008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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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0323-홍상현 사진 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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