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국화 - 옛 뜰에 서다 展

 

 

김대열_물소리_59x110cm_한지에수묵_2011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1. 3. 3(목) ▶ 2011. 3. 12(토)

Opening : 2011. 3. 03(목) 오후 6시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700 | T.02-720-9785

 

www.sac.or.kr

 

 

강규성, 강부언, 고찬규, 구본아, 권기범, 권미혜, 권영찬, 권희연, 김용, 김현, 김대열, 김대원, 김성관, 김성호, 김성희, 김소정, 김수진, 김순철, 김정란, 김정희, 김준근, 김지연, 김지현, 김지훈, 김진관, 김천일, 김춘옥, 김해민, 김현숙, 김형주, 나유리, 나형민, 남정식, 노미진, 문인상, 민병권, 박능생, 박만규, 박명선, 박순철, 박우철, 박윤서, 박인현, 박종갑, 박종구, 박필현, 박현정, 변명희, 서광종, 석철주, 성재현, 손광식, 신학, 신지원, 양정무, 양창석, 오경미, 오기영, 오민수, 오송규, 위성만, 유수종, 유희승, 윤규섭, 윤대라, 윤선영, 이가연, 이군우, 이기훈, 이만수, 이문수, 이미연, 이선우, 이세정, 이순애, 이승준, 이승하, 이영기, 이은호, 이인숙, 이일구, 이재승, 이철규, 이철량, 이철수, 이현영, 이혜경, 이혜인, 임가연, 임서령, 임정기, 장경애, 장우석, 장현우, 정경화, 정황래, 정영모, 정지혜, 조경심, 조광익, 주대희, 차동하, 최미연, 최병국, 최윤정, 최익진, 최지윤, 최창봉, 최한동, 하영준, 허진, 허순영, 홍민정, 홍종철, 홍푸르메, 홍순주

 

 

김춘옥_자연 - 관계성_60x72cm_한지,먹,색지_2009

 

 

한류열풍과 오늘의 한국화

 

김상철(미술평론)

 

최근 이른바 한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비롯된 한류라는 단어는 이제 대중음악으로 옮겨 붙어 코리안 팝이라는 새로운 말까지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유행이나 이슈의 정도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날로 팽창하며 달궈지고 있는 대중문화의 한류바람은 분명 문화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여타 장르의 성과와 업적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겠지만, 같은 문화라는 말로 포장되어지는 한국화의 현실을 되돌아 볼 때 실로 복잡다단한 감회가 절로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한국화의 침체와 부진은 이미 고질화된 현상이다. 그간 수많은 전시와 비평, 그리고 세미나 등을 통해 이러한 상황에 대한 점검과 타개를 위한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모색되었지만, 현실은 별반 나아진 것이 없다. 이제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어쩌면 그간의 진단과 처방에 대한 냉정하고 이성적인 비판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전통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나 현대미술로의 막연한 경도는 한국화의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전통과 현대에 대한 객관적인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한국화의 정체성을 새삼 점검하고, 그것이 현대라는 시공에서 여하히 생존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보다 치열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오늘의 한국화라는 제한적인 것에서 시작될 것이 아니라 역사적 발전과정을 통하여 그 필연성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 있어서 편협한 소재주의나 전통제일주의의 경직된 사고는 결코 도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현대라는 미명으로 포장된 시류와 세태에 쉽게 동조해서도 안 될 것이다.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해묵은 화두는 오늘의 한국화 상황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어쩌면 여전히 유용한 단어일 것이다. 그것은 전통을 딛고 현대로 나아가며, 어제를 바탕으로 오늘을 반영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기 때문이다.

 

 

박필현_consensus-11_90x90cm_혼합재료_2011

 

 

현대문명은 전에 경험해 보지 못 한 급격한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이른바 아나로그적 가치는 폐기되고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문명이 전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문명의 질서 속에서는 특정한 주도적 경향이나 선도적 가치의 부각보다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성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수직적 구조가 아닌 수평적 나열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한국화가 여전히 전통 수구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엄연한 역사발전의 현실을 무시한다면 분명 시대에 뒤떨어진 고루한 형식주의의 유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더욱이 전통이라는 것이 부단히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수혈함으로써 그 생명력을 연장시키며 내용을 풍부히 하여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임을 상기할 때 현실과 상황에 대한 보다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이 절실한 때라 여겨진다. 더불어 새로운 질서 속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서구문명에 대한 맹목적인 추수는 본연의 특수성을 망실하여 근본마저 없는 아류미술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문화는 그것이 속한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며 발전하게 마련이다. 단순한 양식의 차용이나 이념의 표절은 결코 오늘의 한국화를 현대화함에 건강한 처방이 될 수 없을 것이며, 오늘의 한국화가 온당한 위상을 회복함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박인현_백매_60x120cm_한지에_수묵채색_2011

 

 

  이제 새삼 <한국화, 옛 뜰에 서다>전을 기획함은 전통에 대한 새로운 점검과 학습을 통해 미망으로 가득 찬 오늘의 현실을 타개해 보고자 하는 의지의 발현인 셈이다. 이는 한국화가 지니고 있는 특수성에 대한 확인과 이의 현대적 발현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인 동시에 혹시 간과했을지 모를 전통의 가치에 대한 재점검의 의지를 담고 있다. 즉 현상적으로 백화제방의 성황을 구가하고 있고, 표현에 있어 어떠한 제약도 존재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의 오늘의 한국화를 전통이라는 뜰에 섰을 때 과연 어떠한 반응과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전통은 결코 특정한 재료나 기법, 혹은 소재에만 담겨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 이러한 전통에 대한 경직된 이해는 불식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현대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수많은 실험의 양태들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새삼 한국화가 지니고 있는 특질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와 모색이 있어야 할 것이며, 이의 확인을 통한 진지하고 구체적인 실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화가 지니고 있는 형식과 내용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모색은 어쩌면 질곡에 처한 오늘의 한국화 상황을 타개해 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본질적으로 오늘의 한국화가 지니고 있는 총체적인 상황을 나열하고 있다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오늘의 한국화가 지니고 있는 생생한 표정을 확인하고 점검해 보고자 함이다. 나아가 한국화라는 정체성을 담보할 수 있는 내용의 확인에 앞서 그것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형식에 대한 실험과 학습의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새로운 문명의 질서를 현실로 체감하며 한류라는 문화현상을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들에게 참으로 다양한 감상과 사유의 단서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일고 있는 정체성의 확인과 가치부여는 사회발전 과정에 있어서 필연적인 수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례자 없는 성전의 외로운 문지기와도 같은 오늘의 한국화의 상황을 살펴 볼 때 그 문제는 자못 심각하고 안타까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한국화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재고와 더불어 그것이 오늘이라는 시공에서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여하히 본연의 가치를 발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인 필수 과제이며, 그 시급함은 이미 목전에 이르렀다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전시가 그간 진행되었던 수많은 한국화에 관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의 연례 행사적 잔치가 아니라 보다 진일보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  학_連綿_40×110cm_한지에 천초, 채색_2011

 

 

이선우_가을이야기_75x45cm_화선지에 수묵담채_2011

 

 

홍프르메_그 빛 다시_38×140cm_ink on paper_2011

 

 
 

 

 
 

vol.20110303-2011 한국화 - 옛 뜰에 서다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