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展

 

- 꿈꾸는 정원 -

 

 

꿈꾸는정원_117x97cm_천에 먹,아크릴_2011

 

 

갤러리라메르

 

2011. 2. 16(수) ▶ 2011. 2. 22(화)

Opining : 2011. 2. 16(수) pm 5:30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홍익빌딩 | T.02-730-5454

 

www.gallerylamer.com

 

  

꿈꾸는정원_91x73cm_천에 먹,아크릴_2011

 

 

심리적 색채에 의한 몽환적 풍경

 

오 세 권 (미술평론가, 대진대학교 교수)

한국화의 표현이 다양해지고 있다. 수묵화가 중심되던 것에서 벗어나 표현재료가 다양해지고 내용도 폭넓게 전개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서양의 현대미술에서 표현되던 기법들을 재해석하여 한국화의 표현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방법들은 1980년대의 포스트모더니즘 미술과 2000년대의 팝아트의 흐름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영향에서는 표현재료와 내용의 확장을 가져왔다면 팝아트 영향에서는 소비자본주의적 상황에서 나타나는 대중문화와 매체를 이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소라의 작품세계도 기존 한국화의 범위를 벗어난 표현으로 보여 진다. 강렬한 단색조를  바탕으로 풍경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에서 주로 심리적 색채에 의한 몽환적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이소라의 작품세계에서 강조된 색채와 몽환적 풍경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색채

미술표현에 있어 색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색채에는 이미지와 함께 작가의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 현대미술에 있어 색채는 작가의 전략이기도 하고 창의성을 발현하는 방법으로서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 작가가 작품에서 다른 표현보다 색채를 두드러지게 강조할 경우에는 작품 전체의 구성에서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색은 상징이면서 주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미술작품에서 색채에는 심리적인 감정이 내재되어 있다. 시각적인 볼거리를 만들어 주고, 상징이나 의미작용을 하게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 작품의 내용을 정의해 주기도 하는데 뛰어난 작품일수록 엄격한 색채의 설계가 바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색채들은 인간의 심리적인 감정에 비유되어 열정, 흥분, 분노, 억압, 정직, 행복, 기쁨, 쇠약 등을 느끼게 하고 상징화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작품표현에 있어 색채는 매우 섬세하게 계획되어야 한다.

 이소라의 작품에서는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을 중심으로 단색조가 화면에 넓게 표현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색의 상징과는 다르게 빨간색은 미래를, 파란색은 일상생활, 노란색은 내면의 순박하고 따뜻한 인간의 삶, 초록은 안락과 휴식을 의도하고 있다. 그리고 작품들에는 이러한 색채들이 묘한 심리적 감정을 유발하면서 마치 현실과 몽환적인 비현실을 오가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면 나무나 숲 그리고 집이 있는 풍경들을 단색화와 같이 처리하여 초자연적인 정경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짙은 푸른색 풍경 사이로 보이는 노란색과 빨간색 그리고 흰색의 건물 부분에서 서로 다른 이질적인 느낌과 함께 몽환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또한 강열한 빨간색 풍경에는 보라색과 노란색, 흰색으로 창문을 그려 넣어 빨간색 공간속에 창문들이 부유하고 있는 듯하다.

여기서 색채는 이소라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통로인데 감상자들은 몽환적인 색채를 넘나들면서 여러 가지 심리적인 감정의 느낌을 가지게 된다.   

 

 

꿈꾸는정원_117x97cm_천에 먹,아크릴_2011

 

 

몽환적 풍경

 

이소라의 작품세계는 언어로는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색채가 중심된 몽환의 풍경이 연출되어 있다. 단색조와 비슷한 색채로 둘러싸인 나무와 숲, 길, 건물들이 표현되어 있는데 파란색 숲속에 노란색이 강조된 건물이 있고 빨간색 건물에는 노란색 창문이 있다. 이렇게 단색조와 대비된 색채의 사물 표현을 통하여 몽환적인 풍경을 펼쳐간다.

각 색채에서 나타나는 풍경들을 보면 파란색 풍경에서는 새벽녘과 같이 느껴지는데 차가우면서도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으며 긴장감을 갖게 한다. 빨간색 풍경에서는 건물에 붙어있는 넝쿨나무를 나타내었는데 마치 불이 타오르는 듯한 빨간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노란색 풍경에서는 숲, 건물, 길의 색채들이 대비되면서 현실의 풍경이라기보다는 비현실적인 몽환의 풍경으로 나타내었다. 초록색 풍경에서는 숲의 표현에서 현실성이 느껴지고 있으나 기억속의 풍경이미지들이 몽타주처럼 조립되면서 몽환적 풍경을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풍경들은 생경하면서 신비스러운 분위기 속에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서양의 초현실주의 회화와 같이 놀라울 만큼 환상적이거나 몽환적인 표현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현실과는 현격하게 다른 저편의 비현실적인 상황이나 데페이즈망에 의한 환치 같은 기법을 등장시키지 않고 있다. 이소라 작품에서의 신비감과 몽환은 단색조의 색채를 통하여 어떤 그리운 풍경에 대한 암시적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에서 나타난다.

그 그리운 풍경은 오늘날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고독과 소외에서 비롯된 풍경인데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상상적 풍경이 꿈속같이 아련하게 작품을 통해 표현된 것이다. 그리고 이 풍경에는 이소라가 인간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따뜻함과 순박성을  내재시켜 놓았기 때문에 경이롭고 놀라운 표현보다는 서정적인 몽환적 풍경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단색조와 같은 의도적인 색채의 왜곡으로 인하여 몽환적 느낌이 나타나고 있지만 서양의 초현실주의와 같이 놀라움이 극명하게 나타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몽환의 풍경이다.   

그리움의 풍경은 이소라가 이전부터 지속해 왔던 작품의 주제이기도 하다. 알 수 없는 상상속의 풍경을 이미지화 해왔고 그 속에 그리움을 내재시켜왔는데 이번 작품전에서는 단색조를 강조하면서 현실과 꿈같은 상상의 세계를 뒤섞어 몽환적 세계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물들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색채가 아니라 왜곡시켜 새롭게 단색조로 처리된 심리적 색채를 바탕으로 몽환적 풍경을 표현한 것이다.

   

이상과 같이 이소라 작품세계를 살펴보았다. 작품세계는 그리움의 풍경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품에서 신비감과 몽환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화면 전체에서 흐르는 단색조 색채의 흐름 때문이다. 빨간, 파란, 노란, 녹색 등의 단색조 색채를 강조해서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비현실적인 풍경을 표현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풍경이지만 원근법을 무시하거나 건물이나 나무 등의 사물을 단색조의 색채와 함께 단순화하여 비현실적인 몽환의 세계로 표현하였다.

이에 따라 감상하는 사람들도 심한 왜곡에 의한 몽환적 표현이 아니라 적절한 단색조의 자극과 조화에 의한 심리적인 몽환의 풍경을 보게 되는데 이소라의 몽환적 풍경은 색채 속에 부유하는 풍경인 것이다.  

 

 

 

 꿈꾸는정원_162x130cm_천에 먹,아크릴_2011

 

 

꿈꾸는 정원

 

이소라

동양인은 영원한 존재가치인 자연을 숭배하고 자연과 조화, 합일하고자 하는 의식이 강하였으며, 자연과 함께 생을 영위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자연에 순응하고 따르고자 하였다. 그들은 예술을 창조하는데 있어 서양의 이성 중심적인 사상과는 달리 직관과 상상에 의존하였고, 작가의 개성적인 표현보다는 자연과의 조화, 또는 자연의 질서에 근거를 두고 발전을 해왔다. 그러므로 자연 속에서 얻어지는 경험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체득한 인격수양으로서의 창조성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이에 따라서 동양의 자연관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성이 그 근간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인간의 참된 사상 표현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

본인은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인간이 자연에 감응되는 미적요소를 다양한 방법으로 고찰하였으며, 이러한 미적요소가 예술로 승화되기까지 일련의 활동관계, 즉 인간과 자연의 근원적 상호 관계성과 더 나아가 이러한 상호 연계성이 본인의 작품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말하고자 한다.

본인은 숲, 나무 등의 자연적 소재와 건물, 창문, 불상, 길 등의 인공적 소재를 주요 소재로 활용하여 비현실적이고 몽환적 분위기의 ‘꿈꾸는 정원’을 표현하였다. ‘꿈꾸는 정원’은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갈증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희망과 위안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그것은 고독한 현대인의 유토피아적 이상향인 동시에 문명화된 인간의 자연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작품 속의 ‘꿈꾸는 정원’은 상상의 세계에 근거하고 있다. 그 안에는 현실 속의 사실적인 정원과 본인이 소망하는 정원을 포함하여 모든 현대인이 꿈꾸는 정원이 내재되어 있으며, 감상자가 그 안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을 정원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꿈꾸는 정원은 쉽게 완성되지 않는다. 정원 밖의 너무나 많은 것들이 우리를 제약하고 있으며, 완벽주의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정원은 어쩌면 사치스런 여유로움일지도 모른다. 각박한 현실 속의 복잡한 문명사회에 지쳐 있는 현대인에게 ‘꿈꾸는 정원’을 통하여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과 상호소통하면서 경이롭고 새로운 체험을 맛보고, 그 체험을 통해 개개인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여유롭게 가꿔나갈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본인은 소망한다.

 

 

꿈꾸는정원_91x73cm_천에 먹,아크릴_2011

 

 

이번 청구전의 주제인 ‘꿈꾸는 정원’ 이라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색채에 초점을 맞추었고, 색채를 통하여 본인의 작품세계를 전달하려 하였다. 작품주제 전달을 위한 의도적인 단색조 색채(빨강, 노랑, 초록, 파랑, 회색) 표현, 인공물의 직선적인 표현과 색점의 중첩을 통한 자연물의 부드러운 표현으로 상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하였다. 또한 색점의 중첩에 의해 최종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색채는 두터운 마티에르를 형성하여 자연물과 인공물이 작품 속에서 편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작품 내부로부터 배어나는 신비로운 느낌이 표현될 수 있도록 하였다.

화려하면서도 색감이 강한 빨강은 우리의 미래를 상징한다. 빨간 배경 안의 색점으로 중첩된 넝쿨나무는 현대인의 휴식을, 창문과 계단은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빨강의 고정된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본인만의 색으로 재구성하였으며, 자연적 소재와 인공적 소재의 조화를 통하여 미래의 희망을 표현하였다. 초록색 작품에는 나무와 불상, 나무와 집 등이 현실적인 색으로 표현되어 현대인이 희망하는 안락과 휴식을 단순하고 서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현실에서의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색을 탈피하여 표현된 노란색 작품에서는 인간의 내면의 순박하고 따뜻한 인간의 삶을 표현하였다. 차갑고 시원한 느낌의 파랑은 현재를 의미하며, 파란 나무 속의 하얀 집과 파란 나무에 파란 정류장은 현대인의 일상생활을 의미한다. 그리고 회색 작품은 과거를 상징하며, 하얀 나무 속의 건물과 창문은 현대인이 그리워하는 과거 속의 추억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은 변형된 자연물인 ‘꿈꾸는 정원’을 주제로 정하여 작품 속에 그 이미지를 상징화하는데 노력하였다. 본인이 자연을 바라본 관점과 자연으로부터 생성된 모티브가 작품마다 각각 다르게 생성되어 화폭에 담겨졌기 때문에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정감의 의미도 상이하다. 이번 작품을 기반으로 본인의 작품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며, 본인의 내적 심상이 감상자에게 더욱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표현하는 것이 본인에게 남겨진 과제일 것이다.

 

 

 

꿈꾸는정원_53x45cm_천에 먹,아크릴_2011

 

 

 
 

이소라

 

2010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동양화전공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 | 2010 동남아시아 아트페스티벌 “2010 NAAF” (도쿄 - 선샤인시티) | 2007 안산 국제아트페어 (안산 단원미술관) | 2007 부드러운 힘 (국회도서관) | 2006 그대에게 가는 길 (관훈 갤러리)

 

공모전 | 2006 대한민국평화통일미술대전 입선 (안산 단원 전시관) | 2006 환경 미술대전 입선 (안산 단원 전시관) | 2005 경향 미술대전 입선 (경향갤러리) | 2005 갑오동학 미술대전 입선 (정읍사 예술회관 전시실) | 2004 충청남도 미술대전 입선 (천안시립미술관) | 2003 충청남도 미술대전 입선 (천안시립미술관)

 

단체전 | 2010 한-아랍에미리트 수교 30주년 기념교류 한국현대미술초대전 (UAE 아브다비 국립미술관) | 2009 배연회 (이공갤러리) | 2008 배연회 (이공갤러리) | 2007 현대한국화 오늘과 내일전 AURA (인사아트프라자) | 2007 한국미술 내일의 주역전 (현대갤러리) | 2007 대전 청주 한국화 교류전 (타임월드) | 2007 KPAM (예술의 전당) | 2007 그룹 연합 소품전 (롯데백화점 롯데화랑) | 2006 콘테이너 재원전 (청파갤러리) | 2006 중국 사생 우향 작품 (중국 민족 문화궁) | 2006 작은그림이 아름답다 (성남아트센터) | 2006 배연회 (이공갤러리) | 2006 생활일기, 우리 그리고 나 (모란갤러리) | 2006 대전 청주 한국화 교류전 (대청호미술관) | 2006 다시 태어나는 고구려 전 (청파갤러리) | 2006 사랑의 메시지전 (갤러리 PICI) | 2006 한국미술 내일의 불빛전 (아카갤러리) | 2005 Seoul-Chicago (포스터 갤러리) | 2005 희망의 메시지전 (서울 아산 병원 갤러리) | 2005 청년작가 조망전 (갤러리 올) | 2005 숙원전 (청파갤러리) | 2005 콘테이너 재원전 (청파갤러리) |

2005 한일 현대미술 100인 전 (Ginza gallery Artist space) | 2005 한국미술 우수 대학원생 초대전 (안산 단원 전시관) | 2004  배연회 (한림갤러리) | 2003  산전수전 (오원화랑)

 

현재 | 배연회, 숙원회 회원, 배재대 강사

 

 
 

vol.20110216-이소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