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업 

 

 

빛과 시간의 이야기(달의 노래)_227x145cm_혼합재료_2010

 

 

 

2010. 12. 15(수) ▶ 2010. 12. 28(화)

 

 

빛과 시간의 이야기(쉼터)_227x145cm_혼합재료_2010

 

 

빛과 시간의 이야기

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장순업은 자신의 회화를 '자연의 코러스’라고 소개한다. 바깥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 그래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숨은 그림 찾기’로 부른다 -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동식물이 서식한다. 그림의 모티브로 등장하는 대상은 두루미.나비.물오리.벌.잠자리 등이다. 새와 곤충들이 그림에다 둥지를 틀고 있는 셈이다. 식물들도 떼거지로 모여 있다. 진달래.목련.수련.개나리.해바라기.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다. 식물원에 와 있는지 아니면 동물원에 와 있는지 착각을 일으킨다. 그처럼 동식물의 이미지들이 그의 작품에 '착석’해 있다. 각종 생물들의 이미지들은 회색 빌딩 숲과 뿌연 스모그 속에서 고통받는 도시인들을 기쁘게 맞아준다.

 

 

빛과 시간의 이야기(춤)_259x145cm_혼합재료_2010

 

 

그의 작업은 색과 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루기 힘든 세선(細線)을 거뜬히 소화해내고 있다. 이런 선이 서예에서 유래되었는지 드로잉에서 유래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선 놀림이 유려할 뿐 아니라 율동적이라는 점이다. 사물의 형세를 포착하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화면에 율동감을 더하기 위한 것도 있다. 추상 회화처럼 선이 독자적인 의미를 갖지는 않지만, 선은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조형 인자로서 자리한다.

 

 

빛과 시간의 이야기(춤사위)_227x145cm_혼합재료_2010

 

 

대표적인 작품이 폭이 500호가 되는, 춤사위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좌우에 각 인물들이 장구를 두드리며 흥겹게 춤을 추는 동작을 옮긴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주제는 '춤꾼의 이미지’에 있기보다는 '유희’나 '율동’에 더 가깝다. 그만큼 붓의 놀림이 강조되어 있다. 물론 화면에서 보이는 것은 색의 흐름이지 선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 멀리서 보면 색의 흐름이 아니라 하나의 선으로 틀 지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큰 평붓으로 단번에 내리그은 작품이다. 선의 흐름만으로 작품을 완성시킨 호쾌한 작품이다.

그런가 하면, 역시 500호 남짓 되는 연못을 소재로 한 작품은 순전히 먹물을 뿌려서 만든 작품이다. 오리 떼가 유유히 물 위에 노니는 장면을 담았다. 이때 역시 선적인 흐름이 화면 전체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화면 우측의 희미한 나무줄기나 좌측 상단의 수풀도 간략한 선으로 암시되어 있다.

 

 

빛과 시간의 이야기(회상)_227x145cm_혼합재료_2010

 

 

그의 작품은 선이 강조되는 편이지만, 선 자체로 작품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선 곁에는 색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고, 색과 어울려서 한 점의 환상적인 그림이 탄생된다. 그의 선이 지닌 속성을 '무위한 자연성’(신항섭)으로 요약한 바 있다. 선을 대상을 묶어두는 용도로 두기보다, 자유롭게 풀어두고 미완성의 상태로 내버려둠으로서 선을 화면의 굴레에서 해방시켰다는 얘기다.

장순업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저버리지 않고 뚜벅뚜벅 자신의 회화세계를 걸어가고 있다.

 

 

 

 

■ 장순업

 

충남 서산출생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 2010  제 43회  북경 타산즈798 텅스 켕콩 미술관 초대전, 베이징 | 2009  제42회  서울아트센타 공평갤러리 1,2층전관 초대개인전, 서울 | 2005  제 41회 개인전 일본 미술세계, 동경긴자 | 2003  제 39회 유아트스페이스 초대 개인전 | 2000  제 38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단체전  | 2010  국제 부산비엔날레  특별전-부산 | 2009  스펙트럼기획 초대전, 세종문화회관 | 2008  북경비엔날레-올림픽 기념, 북경 | 2005  베이징 비엔날레 | 2004  뉴욕 아트페어전 초대 | 2003  독일 현대미술 초대전 | 2002  일본 문화원 초대 개인전 | 2001  긴자 센타포드 갤러리 초대전, 일본 | 한국현대미술전, 21세기로 가는 한국미술, 예술의 전당 | 1999  동북아 평화미술제 (독일), 독일 현대미술전, 독일 | 국립현대미술관

 

수상  | 국전 특선 4회, 제28회 국전 문화공보부 장관상(국전 추천초대작가),(국전 추천, 초대작가) | 제3회 한국미술대상전 특별상 | MANIF 98 서울국제아트페어 대상수상 | 5.16 문화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MBC 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역임 | 단원미술제, 안견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현재  |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vol.20101215-장순업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