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환 사진展

 

 

그리움...

영혼을 울리는 소리

 

 

그리움 # The Blue 1 (Yearing# The Blue 1)_250x100cm_Ink- Jet Print_2009

 

 

 

2010. 11. 26(금) ▶ 2010. 12. 07(화)

Opening : 2010. 11. 26(금) PM 5:00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60-4 | T. 02-2037-0017

관람시간 : AM 10:00~PM 06:00 (일요일은 휴관입니다)

 

 

그리움 # Love 002 (Yearing# Love 002)_200x100cm_Ink- Jet Print_2010

 

 

사진평론  한상후

 

문자가 없었던 시대에 살던 인간은 그림이나 도구를 사용하여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였다. 언어 출현의 순간에 대해 고고인류학자인 파스칼 피크는 분절 언어로부터 기원을 찾는다. 그러나, 사진이나 그림은 분절되지 않는 언어이며, 직관적이고 전체적인 언어이다. 즉, 작가는 감성으로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진작가는 세상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나 생각을 사진이라는 매개체적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다.

 

‘사진’이란 문자 그대로 ‘빛으로 쓴’ 이미지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공간을 가로지르고, 공간의 경계를 넘어 형태를 좇는 두 눈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이제까지 만든 그 어떤 정교한 기계보다 인간의 눈은 정확하고 완벽하다. 또한,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이 시대의 대중들은 손 쉽게 자신이 원하는 대상이나 사물을 담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는 와중 인위적인 작업으로 화가들이 현장에서 스케치하는 노력이 잊혀가듯, 사진 역시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작품을 담기 보다는 쉽게 찍고 ‘포토샵’으로 작업을 하여 작품을 만드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리움 # Love Festival (Yearing# Love Festival)_220x140cm_Fine art Ink- Jet Print_2010

 

 

최석환 작가는 그리움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추상적 풍경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사진작가이다. 그가 화두로 삼고 있는 그리움은 단순하고 일차적인 느낌의 그리움이 아니다. 그의 설명처럼 그리움은 우리 마음 속 깊이 각인되어 있는 다양한 기억과 위안을 다시금 끄집어내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그리움, 희망에 대한 그리움, 쓸쓸함에 대한 그리움, 이별에 대한 그리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어린 시절 친구에 대한 그리움 등을 현재의 사물과 풍경, 그리고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감 등의 요소를 통해 그 만의 시각으로 재구성하여 추상적이고, 회화적인 기법으로 표현 하고 있다. 또한 그는 요즘의 대세라고 하는 디지털 작업을 일체 하지 않는다. 그의 작업은 순수하게, 여전히 필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은 누구나 소위 말하는 ‘포샾질’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그의 작품은 그 어떤 디지털 가공을 거부하고, 슬라이드 필름 원본의 느낌 그대로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와 출사를 같이 갔을 때, 그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는 원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미동조차 없이 기다리다가, 순간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필름을 교체하고, 모든 감각을 집중하는 그는 마치 다른 공간과 시간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날 내가 본 최석환 작가의 모습은 고요한 언덕 위로 떠오르는 태양 같은 열정을 가진 사진 작가였다. 직장에서 볼 수 있는 냉철한 판단과 논리적 모습의 그와는 다른 순수한 최석환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들 역시 자신의 내면을 더욱 밝게 하기 위한 긍정적인 작업의 결과물인 것 같다. 그의 작품들은 언뜻 보면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실제적으로는 매우 구상적이다. 단지 추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전체적인 구도, 또는 작품의 전체적인 색감이 여타의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많은 이들이 같은 대상, 같은 카메라로 촬영을 하지만, 그는 그 만의 독특한 색상과 구도로 새로운 느낌의 그리움을 표현 해 내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진을 보고 있다기 보다는 한 편의 유화나 수묵화를 보고 있다는 착각을 주기도 한다.

 

 

그리움 # Love 001 (Yearing# Love 001)_120x120cm_Ink- Jet Print_2010

 

 

작품 ‘테티스의 그리움/2008’을 보고 ‘어떻게 이런 색상과 구도를 잡았을까?’ 하는 놀라움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작품 속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바다의 여신’이 유혹하듯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느낌을 준다.

작품 “그리움# LOVE / 2009’은 붉게 물든 세상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기 위해 급하게 달려가는 남자의 순수한 감정을 표현하는 듯 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힘든 상황이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모든 것을 내어주고 희생하는 정 많은 작가의 마음을 담은 것 같다. 많은 이들은 “그리움# LOVE / 2009’를 필터를 사용 해서 촬영 한 것으로 알지만 순수 그대로의 필름작품이다. 그리고 최석환 작가의 대표 작품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그의 작품을 볼 때 마다 느껴지는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로 작품을 보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으로 다가설 때까지 기다려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배려 할 줄 아는 작품”이다. 많은 사진 작품들을 보다 보면, 비슷한 느낌, 비슷한 색감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상대를 이해하듯 오랜 시간을 기다려 준다. 그의 작품과 대화를 하다 보면, 친한 친구처럼 내 마음에 들어와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의 마음을 만져주고, 위로해주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작품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표현하고, 또한 전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그리움과 외로움, 자신의 즐거움을 나누려고 하는 것이다. 상대가 이해 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배려하는 그의 작품은 어쩌면 친구이며, 가족이고, 형제인 것이다. 최석환 작가의 작품에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그냥 건조하게 사물의 생김을 알리는 사진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는 셔터를 누르면서 자신의 마음을 담는 것이다.

 

 

그리움 # 별이 빛나는 밤에 (Yearing# The Starry Night)_100x205cm_Ink- Jet Print_2009

 

 

두 번째는 “나눔의 작품”이다. 사랑을 해 본 이들은 알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진실되게 나눌 때 더욱 깊어지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경하게 됨으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며, 오랜 시간을 공유할수록 더 많은 행복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고 나누라고 말한다.” 나눔이 없는 사랑이 얼마나 허무하고 형식에 잡혀 사는 지에 대해 비판하고 깨닫게 한다. 항상 곁에 있기에, 항상 들어주기에, 항상 돌봐주기에, 진정한 사랑의 고마움을 잊고 있지는 않은지 그의 작품을 통해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관람자를 기다려주는 재치와 매너가 있는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작가의 내면 속으로 여행한다면 자신이 잊고 지내던 그리움의 대상들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속의 자신과 대면하면서 마음의 눈으로 작품을 본다면, 더 많은 작가의 메시지와 내 주변을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들과, 기억, 그리고 이 순간에 자리한 시간과 공간의 소중한 의미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최석환 작가의 개인전을 통해서 인간 본연의 순수함으로 돌아가는 시간과 여유를 찾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움 # The Road 002 (Yearing# The Road 002)_120x160cm_Fine art Ink- Jet Print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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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01126-최석환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