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메일 - 아트메일

전영경 展

해산물 저글링_뇌하수체종 C씨의 웰빙식사

갤러리 두

2010. 11. 23(화) ▶ 2010. 11. 30(화)

서울시 청담동 7-18 진주실크 B1 | 02-3444-3208

두부묵 도미노_갑산성종 S씨의 웰빙식사

유혹의 식사 (사진 설치)

전 영 경

작년 가을, 몸 속에 혹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내 몸에 왜 혹이 생겼을까 하는 의문은 그동안 내가 먹었던 음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바쁜 일상생활을 해결해 주는 간편한 패스트 푸드와 이른바 정크 푸드로 이루어진 식단이 한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나 뿐만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쫓기는 바쁜 일상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다.

수술 후 건강해지기 위한 노력은 자연의 건강식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되었다. 또한 매스컴에서 늘상 떠들어대는 ‘웰빙’이라는 것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패스트 푸드에서 슬로우 푸드로 식단의 변화는 생각보다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신선한 국산 과일과 우리 농산물인 채소 위주의 자연식 식단으로 바뀌었고 블랙 푸드라고 할 수 있는 슬로우 푸드의 식사에 적응해야만 했다. 건강을 잃으면서 건강하게 사는 법에 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건강에 관심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 운동, 자연식으로 구성된 음식을 찾아 다니며 더 오래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아귀 치즈 과일 빵 따먹기_갑산성종 L씨의 웰빙식사

혹과 관련된, 혹과 함께 했던, 지난 몇 년 동안의 삶으로부터 비롯된 경험은 내 삶의 전환기를 맞게 하였다. 혹이 있었던 때의 음식에 관한 생각은 작업으로 이어졌고, 자연 친화적이고 생태적인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유혹의 식사>는 나와 내 주변에 혹을 가진 사람들, 혹을 가졌던 사람들이 먹는 웰빙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듯이‘유혹’이란 ‘혹이 있다’,‘ 종양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궁근종, 갑상선종, 대장의 작은 폴립, 뇌하수체종, 당뇨병 등의 진단을 받은 주변인들은 몸 속에 종양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정크푸드를 멀리하고 신선하고 질 좋은 음식인 건강식으로 그들의 식단을 대체하였다. 아프면 모든 것이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진다. 게다가 거친 슬로우푸드는 먹기에 익숙하지 않다. 밝고 유쾌한 기분으로 전환을 하게 위해 유기농 친환경 음식재료로 즐거운 놀이와 휴식을 상상하며 사진을 구성하였다.

시금치즙 언더락_자궁근종 L씨의 웰빙식사

작업을 되돌아보는 또 하나의 계기는 그동안 화가들이 사용했던 재료에 관련된 것이다. 미술가들이 사용하는 물감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재료들이고 수술 후에 나는 이를 벗어나고자 노력했다. 천연 염색한 천 위에 건조된 과일, 야채, 해산물 등은 혹자(종양이 있는 자)들의 웰빙음식이고 사진으로 찍힌 재료이다. 이들은 건조되어 마치 표본집의 표본들처럼 놓인다.

마지막으로 <유혹의 식사> 작업에서 혹이 있는 사람들에게 작가가 주는 치유의 처방전은 친환경 야채즙이고 친환경 야채즙은 야채표본 드로잉 작품과 함께 설치된다.

" 당신이 이 웰빙 야채즙을 마시면 유혹의 짐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인삼 고리던지기_자궁근종 L씨의 웰빙식사

과일볼링_자궁근종 S씨의 웰빙식사

■ 전 영 경(全英璟) Chun, Young Kyoung

1997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2003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학부 회화 판화전공 졸업

대학 교육경력 | 2008-2009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전공 출강

개인전 | 2010 11월 “유혹의 식사”, 갤러리 두, 서울 | 2007 Can I take pictures in your shop?”, 대안공간 팀 프리뷰, 서울) | 2004 “2004 서울 아트展”,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vol.20101123-전영경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