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청년프로젝트 [조각난 풍경]

Fragmented Paysage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

 

 

2010. 11. 17(수) ▶ 2010. 11. 28(일)

Open : 2010. 11. 17(수) 18시 | 작품 설치 : 2010. 11. 14(pm5) ▶ 2010. 11. 16

부대 행사 : <대담> 2010. 11. 17(수) pm4 ~ pm5:30

주최 : 대구광역시 | 주관 : 청년미술프로젝트 운영위원회 |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전시기획 : 박소영(책임큐레이터)이대범(큐레이터)

 

전시콘셉트

 

'조각난 풍경'은 다양한 풍경 또는 양상을 보여주는 오늘날 한국미술의 여러 단면들을 퍼즐 맞추기처럼 구성한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과 관람자들 모두로 하여금 '나'를 되돌아보고 '나'를 되찾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진정한 소통의 문제를 재고하게 하려한다. 이 전시는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Part 1-몸과 풍경'은 '시간-공간-움직임의 불가분성'을 키워드로 현대사회의 풍경을 재조명한다. 관람자의 적극적인 신체체험으로 작품이 완성되는 방식은 관람자와 작품 간의 상호작용적 소통을 극대화시킨다. 이 파트에서는 관람자들이 고립되고 조금은 괴이한 공간에서 또 다른 '나'를 찾기도 하고, 또는 명상과 관조의 시간을 갖기도 하며 산책하듯 걸어 다니며 작품들과 만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상과 자연의 다채로운 소리도 듣게 된다. <몸과 풍경>은 밝음과 어둠, 자연과 인공, 평화와 재앙 같은 상반되는 요소들이 견제보다는 상호보완의 실체들로 존재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상호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함을 강조한다.

 

 'Part 2-마주친 비명(非命, 悲鳴, 碑銘)'은 현대사회의 마주할 수 있는 조각난 풍경을 세 가지 '비명(非命, 悲鳴, 碑銘)'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죽었으나 죽었다 하기 어렵고, 살아 있으나 살아 있다 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모순이 한국 근대화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순을 직면하기 보다는 애오라지 아름답게만 볼 것을 혹은 오직 비탄이라고 소리 높여 외치기만을 요구했다. 이러한 과정이 한국 근대화의 곤혹과 절망이다. <마주친 비명(非命, 悲鳴, 碑銘)>은 제 명을 살지 못한 자들의(非命), 슬픔과 두려움의 소리를(悲鳴) 비석에 새겨(碑銘) 모순에 찬 그들(한국 근대화와 그 속에서 삶을 산 이들의 삶과 죽음을 목격하고자 한다.

 

'Part 3-Becoming artists'는 대구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작가가 되기 위해 도전과 실험 정신을 불태우는 20대 작가를 위한 공간이다. 세 명의 작가는 그들이 부딪히는 현실의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할 것이다.

 '조각난 풍경'은 여러 다른 장르 예술의 교차와 다양한 양식을 보여준다. 이 다양함은 최대한의 무질서와 함께 최소한의 질서라 불릴 수 있는 전시에 풍요로움과 열림을 가져온다. 부서진, 산산조각이 난, 이런 현실의 고통은 예술가의 현재를 떠나지 않으며, 또한 이것은 단순한 허구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적 양식만이 오로지 희망과 꿈의 결속을 은밀하게 해석할 줄 안다. 실제 우리 삶에서 느닷없이 깨질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이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작가 총 21명(마임,설치, 영상,설치,사운드, 회화-서양화, 동양화, 사진)

       Part 1 : 유진규, 김희선, 하원, 김승영, 이명호, 김건일, 박경아, 김미련, Joanne Moar(기획담당 박소영)

       Part 2 : 김윤호, 안정주, 양아치, 이미연, 이은우, 이호인, 정재호, 진시우, 차재민(기획담당 이대범)

       Part 3 : 안유진, 김승현, 장미(기획담당 박소영)

    

전시구성 및 전시공간 구성

   1F : Part 1-몸과 풍경

     '나를 보는 몸짓' - 유진규 '빨간방'; 마임,설치 → 1전시실

     'Wave' - 하원; 평면(거울과 랜티큘러를 이용한 작품)-신작 + 영상・거울 → 2전시실

     'Meditation' - 김희선 'In your shadow'-신작; 영상,설치,사운드 → 3전시실

     'Mind scape' - 김승영(영상,설치,사운드)-신작 → 4전시실

     'Promenade' - 김미련(설치,사운드)-신작/ 박경아(평면, 서양화)-신작/ 김건일(평면, 동양화)/Joanne Moar

                      'Mapping Daegu'-신작; 대구에서 사람들과 인터뷰 하는 장면 사진과 녹음된 음성/ 이명호

                      'Sea Photography-Act project' → 5전시실

 

   2F: Part 2-마주친 비명(非命, 悲鳴, 碑銘)

      '非命' - 정재호, 이은우 → 2층 6전시실, 안정주 → 2층 7전시실

      '悲鳴' - 차재민, 이호인, 이미연, 진시우 → 2층 8전시실

      '碑銘' - 양아치, 김윤호 → 2층 9전시실

 

   2F: Part 3

       'Becoming artists' - 안유진, 김승현, 장미 (평면과 설치)-신작들 → 2층 10전시실

 

출품작가 작품설명

 

1F : Part 1-몸과 풍경

 

유진규 | '빨간방'에서는 붉은 셀로판지, 거울 등으로 구성된 5개의 방을 돌아다니면서 관람자 스스로가 마임이스트가 되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여러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나라 최고의 마임이스트 유진규는 이 작품을 통해 마임과 설치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감각이란 화두로 관람자에게 몸,시간,공간의 개념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 작품은 관람자로 하여금 각각의 방을 통과하면서 감춰진 '나'와 드러난 '나', 궁극적으로 진정한 '나'를 찾아가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원 | 'Wave'는 여러 각도로 세워진 80여개의 거울 조각 위로 반사된 물결이 전시공간 전체에 넘실거리는 작품이다. 수면 아래서 물위를 바라보는 것 같은 상태에서 물방울이 조금씩 생성되다가 점차 파도가 되고 다시 물방울 상태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생성과 소멸의 끝없는 순환을 느끼게 된다. 거울과 랜티큘러로 구성된 평면작업도 역시 하나가 전체로, 다시 하나로 돌아오는 순환을 가시화한다.

 

김희선 | 'In your shadow'는 4개의 빔 프로젝터가 5 x 8m의 큰 스크린에 폭포와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나오는 글들을 비추는 작품이다. 한쪽 화면에서는 힘차게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 다른 쪽 화면에서는 '무소유'의 글귀들이 아래에서 위로 서서히 올라간다. 관람자들이 화면을 지나가면 그들의 그림자가 캡처되고 그 위로 '무소유'의 텍스트가 멈추어버린다. 관람자들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텍스트를 음미하면서 인간, 자연, 환경에 대해 명상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김승영 | 'Mindscape'는 영상과 사운드를 이용하여 내면세계를 더듬어보게 하는 작품이다. 크고 작은 300여개의 스피커가 설치된 큰 벽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들을 수 있는 갖가지 소리들이 나온다. 전시실 한쪽에 밀폐된 공간에서는 하늘에 떠있는 흰 구름이 바닥의 호수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에폭시를 사용해 제작한 호수는 진짜 수면과 같은 효과가 난다. 관람자들은 소음으로 가득 찬 바쁘고 지친 일상을 떠나 푸른빛으로 충만한 방에서 휴식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김미련 | 2010년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Air coat'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기억하는 세대와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 모두에게 전쟁이 우리 역사에 남긴 기억과 교훈을 되짚어 보게 하려는 의도를 가진 작품이다. 월남전(1965년)에 참전했던 한 한국병사의 비옷을 우연히 찾아낸 작가는 이것을 통해 개인의 체험과 역사적인 사건을 병치시키면서 오늘날 시점에서 전쟁의 기억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월남전 참전용사의 비옷은 요즘 육군, 공군, 해군의 비옷과 함께 전시장에 세워지거나 눕혀진다. 관람자들의 움직임이 센스를 작동시켜 비옷이 부풀려졌다가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온다. 마치 비옷들이 숨을 쉬는 듯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처참했던 역사의 한 조각이 관람자의 참여에 의해 현재의 사건으로 되살아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면서 전쟁의 기억과 화해를 유도한다.

 

박경아 | 네 개의 큰 화면으로 구성된 '검은 숲'은 작가가 유학시절 보았던 독일의 유명한 '검은 숲'으로부터 받았던 거대함과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표현한 그림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고향을 그리는 향수는 작가의 예술세계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고향에 돌아와서는 그가 머물던 뮌스터를 그리워하는 그는 '이곳과 저곳' 어느 한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고독과 향수를 작품에 담아낸다.  

 

김건일: 작가는 한국화의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해서 내면의 기억과 사람의 마음에 의해 변형되는 이미지를 찾는다. 브로콜리, 잘려진 양배추들은 화면에서 마치 거대한 숲처럼 보인다. 붉은 색과 녹색의 강렬한 대비는 그의 화면에 나오는 이상한 풍경이 발산하는 비현실적인 느낌을 더욱 강조한다.

 

Joanne Moar | 뉴질랜드 출신으로 18세 때부터 현재까지 20년 동안) 독일에서 활동해온 이 작가는 평소 문화와 언어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 청년미술 프로젝트에 출품될 'Mapping Daegu'는 작가가 대구에서 제작하는 작품이다. 6개월 전부터 집중적으로 한글을 배운 작가는 11월 1일 대구에 도착한 후 YMCA에서 매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그는 대구의 여러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국어로 두 가지 질문을 한다 : 1. 당신이 대구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입니까?; 2. 거기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과정을 사진으로 촬영해서 출력한 것과 녹음한 것들을 전시장에 설치한다. 아울러 웹사이트를 개설해서 전 세계 사람들과 이 프로그램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것임을 보여줌과 동시에 글로벌 시대, 혹은 지구촌의 의미를 실감하게 한다.

 

이명호 | 'Sea, Photography - Act project'는 고비사막과 아라비아 사막을 횡단하면서 수 백 명의 인원을 동원해서 사막에 거대한 천을 펼치는 과정을 담은 사진작업이다. 단순히 사막 풍경을 피사체로 삼은 것이 아니라 실크로드 시대부터 동서양 교역의 중심이 되었던 사막의 역사를 체험하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2F : Part 2-마주친 비명(非命, 悲鳴, 碑銘)

 

정재호 | '현실'이라는 1970년대 시민 아파트의 자료를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배면에 깔고 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회화 자체가 참혹함을 참혹함으로 그려야 하는 것이 아니고, 회화가 사실적으로 대상을 재현하다고 그 대상이 '현실'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 역시 아니다. 또한 '현실'을 리얼하게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현실'의 맥락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우선, 그의 작업에서 '현실'이 직접 드러나는 것은 「회현동 기념비」, 「대성 맨션」, 「천변 호텔」, 「청계 타워」, 「창신 타워」 등의 작품 제목과 사실적 묘사에 기반을 둔 오래된 건물의 구조이다.

 

이은우 | <300,000,000 won, Korea, 2010>은 매해 9월 치러지는 연간 작업으로, 당 해 3억 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전국의 아파트와 그 평면도를 리서치하는 작업이다. 이는 주택구입에 대한 열망이 하늘 높이 치솟아 하염없이 부동산 포털 사이트의 매물만을 검색하고 있는 (나를 포함한) 처량한 처지에 놓인 이를 위로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저 '부동산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가치 대비 만족도'를 깨달아볼 요량으로 시작된 이 연간 작업은 예상치 못했던 다른 지점을 보여준다.

 

안정주 | 한 벽면에 나란히 병치시킨 4채널 비디오 설치작업「Breaking to Bits (2007)」는 광주에 위치한 송원재단의 교사(校舍) 철거현장에서 촬영한 것이다. 인부들이 부지런히 창틀과 바닥재를 뜯어내고, 굴삭기로 외벽을 허무는 소리가 각자의 음가(音價)를 지니고 리드미컬한 음악을 변주해내는 가운데, 화면 전체를 차지하며 당당히 서있던 학교 건물은 어느덧 앙상한 골조를 드러내는가 싶더니 뿌연 연기 사이로 힘없이 무너져 내린다. 안정주의 이전 작업들에 비해 다소 가라앉은 톤과 템포를 유지하고 있는「Breaking to Bits」에서는 소멸해가는 것에 대한 작가의 센티멘탈한 감상이 묻어나는 듯 하다.

 

차재민 | 송파구에 개장한 종합 쇼핑몰 '가든 파이브'를 돌아다니며 탭을 하고 야외 광장을 걸으면서 <하이디>를 낭독하는 것이 이 작업의 내용이다. 탭댄스는 발의 속도가 눈으로 확인이 되지 않을 만큼 빨라서 그 속도는 소리로만 인지된다. 도시 개발이 이루어지는 속도와 그에 비례하는 욕망의 속도가 이미 멈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처럼 탭이 절정에 이르면 댄서는 구두에 이끌려 춤을 두는 듯 속도를 멈출 수 없다. 야외 광장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울림이 심하고 건물은 건물의 광장에 들어서는 모든 것을 포위한다. 그 광장에서 즉흥적으로 섭외된 사람들은 동화 <하이디>를 낭독한다. 동화 <하이디>는 알프스에 살던 소녀가 이모를 따라 프랑크프르트에 가게 되었지만 삭막한 대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몽유병을 앓는 이야기다. '가든 파이브'는 아파트 형 공장이 포함된 거대 쇼핑목이다. 서울시는 청계천 개발 당시 상인들에게 이주 대책으로 가든파이브 분양 우선권을 내세웠다. 그러나 건물의 구조나 외형은 공장의 적합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철저한 소비문화와 규모의 권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건물 구조와 턱없이 비싼 임대료는 개발에 동의한 개인의 욕망 또한 배신했다. 또한 언제, 누가 어떤 기관에서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는 드러내지 않고 개발과 환상속에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잠 잘 곳을 찾지 못하는 몽유병자처럼 수상쩍은 자로 전락한다. 현실의 문제가 개발의 절차적 합리성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발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주의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개인에게 이주의 자유가 있는지 도시개발의 궁극의 목적은 어디로 향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살던 곳에 살지도, 꿈꾸던 곳으로 이주하지도 못하는 현실은 몽유병에 걸린 하이디를 떠올리게 한다.

 

이호인 | 그림에는 넓고 푸른 바다, 파도, 바람 그리고 섬이 있다. 이와 더불어 보일 듯 말 듯 한 형태로 이 자연에 깃든 인간의 흔적이 스미듯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어느 날 인도양 어딘가의 섬을 조감도적으로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원시림이 빽빽이 들어선 작은 섬임에도 불구하고, 섬 한 귀퉁이에 오색찬란하게 자리하고 있는 파라솔을 발견하고는 지구상의 어느 곳이든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이호인은 늘 자연과 함께 인간의 흔적을 병치시키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이미연 | <Bada 1>은 애초에 없다. 그리고 현재로선 <Bada 2>는 시리지그 아니다. 스리즈에서 1이라는 숫자는 굉장이 만족스러운 숫자고 그래서 완결적이다. 말하자면 방향이 정해져 있어서 1 다음에 0이나 -1을 상상하긴 힘들다. 반면에 <Bada 2>라고 하면 책을 볼 때 조금 다르게 뇌를 사용한다. 이것저것 의식하게 되고 좀 불안할 수도 있다. <Bada 2>는 단순하게 사전에는 없는 '두 번째 바다' 정도를 뜻한다.

 

진시우 | 진시우는 일상에서 불특정 대상들로부터 발견되는 ‘낯섦’에 집착한다. 이 작업을 위해 작가는 처음 오른 월곡산 방문에서 나는 아주 작은 다른 인식을 경험한다. 자신이 집착하던 ‘낯섦’은 어느 순간에 대상들의 변화로부터 발견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낯선’ 상태 혹은 대상이 되면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낯섦’을 제공한다고 생각되었던 일상적 대상들은 본질적으로 온전하게 그것의 시간 안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다. 월곡산이 작가가 방문하기 이전부터 월곡산 이었듯이 말이다. 그리고 작가는 월곡산에서 평온했다.

 

김윤호 | <죽기 전에>의 1/24초 만에 벽면위로 투영되는 기념품들- 하도 빨리 지나가서 야간에 항공 촬영된 사진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의 잔상조차 없는 조악한 기념물의 병렬 투사는, 당신이 죽기 전에 황급히 다녀가야 할 강박적 여행지 목록을 조악하게 제작된 미니어처로 '일시적으로' 보여주고 암전시킨다.  

 

양아치 | 『양아치 에피소드II』는 『양아치 에피소드I』을 잇는다. 시리즈를 표방하며 불분명한 소문을 자아내며 무엇 하나 분명한 것 없는 것들을 양산해낸다. 양아치는 '가미가제 라이더', '저격수의 총'으로 전개되는 무정부주의적이며 극단적인 행동들과 이미지를 수집하고 오브제화 한다. 이런 일련의 오브제화가 「에피소드 시리즈」의 표면을 이룬다. 양아치는 소문 만들기를 통해 목표에 다가간다. 통제할 수 없는 소문을 정교하게 통제하며 지정된 대상을 향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저격의 논리가 제시된다. 「저격」은 일종의 은유이니 작가의 말처럼 시스템에 대한 저격이며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우리의 심리적 연결고리를 해체하는 전략이다. 이미 몇 년 전 진행했던 「해킹」의 아이디어에서 점차 변화되어온 통합의 의식에 파열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으로 「에피소드」시리즈를 채택한 듯하다. 「해킹」은 「저격수의 총」과 내적으로 연결되었는데, 「해킹」은 예측 가능한 알고리즘에 대한 저격인 셈이다.

 

Part 3-'Becoming artists'

 

작년 청년미술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리뷰'에서 당선된 안유진과 김승현, 장미는 진정한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20대 젊은이들이다. 이 세 작가도 '조각난 풍경'이라는 전시 타이틀에 맞춰 그들이 이해하는 현재 미술의 단면을 설치, 영상, 평면으로 풀어나간다.

 
 

 

 
 

vol.20101117-조각난 풍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