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호 展

 

<바보귀(耳)>

 

 

그 귀_39x31x13cm_조합

 

 

갤러리 담

 

2010. 11. 1(월) ▶ 2010. 11. 10(수)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7-1 | 02-738-2745

 

www.gallerydam.com

 

 

돌기있는귀_33x33x17cm

 

 

도예가 문호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으로 <귀>라는 주제로 도조 작업이 펼쳐진다. 작가는 귀의 조형성과 그 속성을 살펴보면서 외부로부터의 모든 정보를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는 그 존재에 대한 생각들을 조형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귀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속성 중에 하나가 달팽이관에서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는 것도 작가가 귀를 통해서 중용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하나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문호 작가는 경희대와 동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했으며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도예를 전공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20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벌려놓기_75x50x23cm

 

 

작가의 글

사람에게서 보여지는 신체 중에 내가 느끼기에 가장 흥미로운 형태를 하고 있는 부분은 귀다. 구조적으로 소리를 안쪽으로 모아지게 하는 절묘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유연한 곡선과 높낮이 그리고 까닭 모를 두툼한 귓불. 우리는 귀의 형태만으로 사람의 인품을 평가하기도 한다.

귀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선택적으로 소리를 가려서 듣지도 못한다.

슬픔, 분노, 질투…… 혼돈스러운 세상의 그 어떤 소음도 거침없이 받아들인다. 반면 아름다움 또한 받아들인다. 물소리, 나뭇잎소리, 그리고 아이들의(사랑하는 이의) 목소리…… 귀는 바깥(자연)과 나를 이어주는 소통이다. 귀는 나에게 중간자적인 역할을 하여 준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려 하지 않는 중용의 우상처럼 굳건히 그곳에 있게 하고 싶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되 그것에 휩쓸리지 않는 단단한 하지만 부드러운 그 무엇인 거다.

 

 

위는 하늘 아래는 빨강

 

 

갖고 싶은 귀가 있다.

수많은 고통의 소리를 견뎌내는 귀였으면 한다. 귀는 아픔이 무뎌지고, 소리가 적어지는 그래서 스스로 흡수해 버리는 그런 귀다.

웬만한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는 그리고, 스스로의 어깨를 두드릴 수 있는 너그러운 귀다.

귀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미워서 죽일 듯이 욕을 하고 헐뜯어도 귀는 듣고만 있다. 히히거리고 씽긋 웃으며 고개만 끄덕인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알듯 모를듯한 표정만 지으며 좋건 싫건 듣기만 한다. 내가 너무 심했나 싶어 뒤돌아서 후회해도 그래그래 그럴 수 있지 하며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거짓말하고 욕했으면서 뻔뻔하게 나는 아닌 척하지만 귀는 내 말을 다 들었다. 그래도 히죽 웃으며 날 쳐다보고 있다. 바보 맞다.

하지만 밉지 않다. 속으로 참고 삭히는 귀가 미안해지기도 한다.

바보로 만든 건 혹시 우리가 아닐까? 과연 그런 귀가 바보일까.

어쨌든 순진하고 약삭빠르지 못하면 그건 바보다. 그래서 귀는 바보다.

 

 

 

 

■ 문호 Moon, Ho

 

1992  경희대학교 도예과 졸업 | 경희대학교 대학원 도예과 졸업 |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M.F.A)

 

개인전  | 1995  1회 개인전, 인사 갤러리 | 1998  2회 개인전, RISD Market house Gallery | 2009  3회 개인전, 목인 갤러리

 

단체전  | 중국 | 우즈베키스탄 | 폴란드 교류전 단체전 20여회 | 기획전 다수

 

 

 

vol.20101101-문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