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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영 展
'Recycle전' The 8th Solo Exhibition by Yang, Soon-young, 2010
Recycle-1.2.3_(45×55cm)×3_Pigment print, oil painting on canvas_2010
인사아트센터
2010. 10. 06(수) ▶ 2010. 10. 11(월) Opening : 2010. 10. 6(수) PM 6:00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 | T. 02-736-1020
Recycle-4.5.6_(36×55cm)×3_Pigment print, oil painting on canvas_2010
환생(還生)의 미학과 신학에의 초대
이광래(강원대, 미술철학) 1. 작가가 지난 전시회에 던진 레시피의 타이틀은 repeatmark였다. 이에 대해 필자는 ‘하이브리드의 향연’이라고 화답했다. 그런데 이번에 작가 양순영이 내민 처방전의 제목은 recycle이다. 하지만 그것은 회화적 도돌이표의 변형이거나 반복기호의 시리즈가 아니다. 이미지의 단조로운 순환작업이나 회전놀이는 더욱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 그것은 ‘아름다운 거듭남’이다. 마침내 펼쳐진 recycle의 파노라마 앞에 서면 누구라도 쉽게 ‘환생의 향연’에 초대받은 경이로움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여준 작가의 농익은 공학적 미학이 이번에는 종교적 미학으로 승화된 것이다.
Recycle-7.8.9_(33×50cm)×3_Pigment print, oil painting on canvas_2010
2. 양순영의 recycle은 reincartion(환생)이다. 그것은 미학적 수태의식이고 육신환생의 제의(祭儀)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가적 신기(神氣)는 폐기된 물성(物性)에 주문을 걸어 전생(轉生)의 신통력을 연출하고 있다. 그녀는 상실과 소멸의 잔해들에다 새로운 육감을 다시 부여하고 있다. 심지어 거기에다 자신의 신기마저 불어넣고 있다. 접신한 무녀처럼 작가는 그것들에다 이미지내림을 통한 수육(受肉)과 화신(化身)의 마술을 걸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범부들의 무심한 폐기와 추태 대신 작가가 상상하는 소생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되새겨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양순영은 유물론자도 아니고 물신주의자(fetishist)도 아니다. 오히려 그녀의 주문(呪文)에 의해 아름답게 차려입고 환생한(transmigrated) 분신들은 이번에도 물신주의적 유물론을 비웃고 있다. 작가의 창세신화에 따라 다시 질서화된 마이크로 코스모스가, 그리고 그녀의 창작의지가 빚어낸 물성신학이 캔버스 위에서 그녀만의 유미주의(唯美主義) 미학을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Recycle-10.11.12_(43×48cm)×3_Pigment print, oil painting on canvas_2010
3. 그녀의 recycle은 metempsychosis(영혼의 재생)이다. 그녀의 유미주의적 물성신학이 추구하는 recycle의 클라이막스가 육신이탈과 영혼윤회에 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자에게 이성의 부식과 폐단이 계몽과 정화의 기회이듯이 그녀에게도 물성의 부식과 폐기는 녹슨 영혼을 깨우고 탐오(貪汚)한 미감을 정화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계기인 것이다. 이렇듯 환생한 작품들이 재현신화에 속박되지 않은 모양으로 저마다의 범연(氾然)함을 드러내고 있는 까닭도 다른데 있지 않다. 예컨대 폐타이어의 춤을 보라. 작가의 영혼으로 재생한 물혼(物魂)이 거기에서 춤춘다. 작가는 선과 색과 형상이라는 욕망의 조형기호학마저 팽개친 채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용도폐기 되어 제멋대로 엉클어진 철근과 피카소의 큐브보다 훨씬 더 찌그러진 캔조각들, 그리고 원형기억을 상실하여 무기력하게 쭈그려진 쇠파이프들의 삼면화(Triptyque)는 재현신화를 조롱하고 있다. 그밖에도 부식된 철판 위로 윤회한 사물들의 혼이 안젤름 키퍼의 영혼마저 삼켜버릴지도 모른다. 아르토와 들뢰즈가 말하는 기관부재의 생명체인 이 ‘기관없는 신체들’(corps sans organes)은 재현의 영토 밖에서 탈재현의 해방과 유목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Recycle-13_45×70cm_Pigment print, oil painting on canvas_2010
4. 마침내 작가가 바라는 recycle은 rebirth(부활)이다. 그녀에게 조형이란 상상력의 감옥같은 representation이 아니라 무한상상의 엑소더스를 즐길 수 있는 rebirth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줄곧 재현미학을 환생의 몸짓으로 거부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recycle된 작품들은 이제까지의 수많은 눈속임들을 메스꺼움으로 구토하고 있다. 작가는 재생과 부활의 실험으로 ‘회화의 종말’을 외치는 구스타프 크림프를 거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도 어느새 엔드게임(Endgame)의 대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게이머는 제사장이자 주술사나 다름없다. 이미 그녀의 묵시록으로 형해화(形骸化) 되어버린 recycle의 고언(苦言)들은 온통 폐품화된 말세지경(末世之景)에 구원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Recycle-14_45×70cm_Pigment print, oil painting on canvas_2010
양 순 영 (작가노트)
물질은 분해되고 다시 생성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물성(objetness)이 자연의 풍화작용에 의해 부식되어 변화되는 우연적 현상에 새로움을 느끼곤 한다. 우연적 상황으로 나타나는 색의 변화는 인위적으로 형상을 만드는 창조와는 다른 자연창조가 이루어진다. 우리의 삶도 반복의 연속에서 매일같이 끊임없이 진화되고 소멸되는 과정을 겪어나가고 있다. 아름다움의 창조에 있어서 자연과 인간의 두 선상에서 우리들은 인위성을 빌어 자연에 가까운 본질에 다가가려는 행위를 되풀이 한다. 인위적인 물성(物性)이 자연에 의해 퇴화된 ‘색’이 캔버스에 비춰졌을 때 우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혼란해지기 시작한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Recycle(되돌림), 즉 되풀이되는 변화의 상징이다. 하지만 작가는 버려지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재생되기 전의 마지막 물성적 특징을 기록하여 그 의미를 미적 체험으로 받아들여 보고자 하였다. 산업폐기물, 생활폐기물들은 새로 탄생될 형틀을 기다리며 응집된 채 각각의 ‘색’을 발하고 있다. Recycle의 또 다른 의미는 물체에 대한 새로운 재활용뿐만 아니라 같은 생각, 방법 등을 다시 활용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개발과 미디어의 발달에 힘입어 현대미술도 대상을 보고 직접 그리는 행위를 뒤로 한 채 물성의 변화와 변성을 그리는 것과 차용함에 대한 물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병치된 캔버스에서 차용과 그려짐이 교차 되어가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미지들은 버려지는 폐기물에서 색상을 얻고 형상을 이루며 캔버스에 머물고 있다. 예를 들어 작품 『댄스』는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던 검은 타이어의 질감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항상 이동해야 하는 본질적인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모더니즘을 발작하게 한 모네의 형상은 구불구불 소용돌이 치고 용광로를 기다리며 순수한 영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Recycle-15_45×70cm_Pigment print, oil painting on canvas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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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영(Yang, Soon-young)
강릉원주대학교 미술학과 | 성신여자대학교 조형대학원 미술학석사 | 강릉원주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석사 졸업 | 강원대학교 철학과 박사수료
개인전 | 8회 (강릉, 서울, Baijing)
아트페어 | 개인부스전 4회 (서울, 원주, 인천, 강릉)
대한민국미술대전 외 15회 수상 (국립현대미술관외 다수지역) | 자연환경 설치미술 15회 참가 (강릉, 평창, 공주, 정선, 태백, 창원 등) | 국제초대전 12회 참가 (호주, 폴란드, 미국, 일본, 중국 등) 그 외 기획전 200여회 참여
역임 | 삼척대학교,강원도립대학교,강원대학교,강릉대학교 강사 역임
현재 | 한국미술협회 | 네트워크21C | 강릉현대판화가회 | 강릉여류작가협의회 | 초설회 | 화강회 | 성신fiber Art | 천연염색회 회원 | naver quiltcafe manager(08,09,2010,우수대표카페선정) | 예연회 회장 | (사)한국Textile-design협회 강원지부장 | 강원미술대전 초대작가 | 한국도시경관공사 자문위원 | 디아트 운영 | 국제컬러테라피연맹 한국색채심리전문협회 이사 |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 경희대학교 사회교육원 출강
홈페이지 | www.yangsoon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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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01006-양순영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