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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 展
<그 집 - THE HOUSE>
그집-붉은 담쟁이_200x115cm_pigment print. ink, acrylic_2010
원앤제이 갤러리
2010. 9. 1(수) ▶ 2010. 10. 3(일)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130-1 | 02-745-1644
그집-붉은지붕_200x100cm_pigment print. ink, acrylic_2010
강홍구 작가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원앤제이 갤러리(대표 박원재/www.oneandj.com)’에서 개인전 '그 집-THE HOUSE'를 개최한다. 이 전시에는 북한산 족두리 봉 기슭의 불광 재개발 지구, 오쇠리, 은평 뉴타운, 세종 시 문제로 시끄러운 충남 연기군 종촌리 등에서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지금까지 선보인 적 없는 새로운 작품 약 30여 점을 전시한다. 특히 모든 작품이 흑백 디지털 사진 프린트 위에 채색을 해 완성한 것으로 사진과 그림 사이에 걸쳐 있으며, 사진도 그림도 아닌 어떤 이미지를 만들려는 시도를 해 눈길을 끈다.
그집-살구_127x100cm_pigment print. ink, acrylic_2010
10여 년 째 주로 재개발, 뉴타운 사업 등으로 이제 모두 사라져버린 집들과 공간, 나무와 물건을 찍어 전시해 온 강홍구 작가는 도시 재개발을 둘러싼 첨예한 이슈를 전면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한 발 물러서서 그러한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가능케 하는 작품들을 해왔다. 그런 노력을 인정 받아 리움 미술관 로댕 갤러리(2006)의 개인전, 올해의 예술가 상(2006), 동강 사진 작가상(2008) 등을 수상했다. 금번 전시에서는 사진에 색을 칠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사라진 집들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과 오마쥬(hommage:존경,경의,경애)의 표현을 시도한다. 흑백 프린트한 사진 위에 잉크, 아크릴 물감 등으로 채색을 하고 마지막으로 서예의 일 획처럼 흰색을 약간 흐르도록 발라 일종의 표식을 만들었다. 그 표식은 작품이 사진도, 그림도 아닌 어떤 이미지가 되기를 바라는 기원이며, 프린트된 사진, 채색, 물감 표식이라는 이미지의 레이어를 통해 오늘날 이미지의 생산과 지각이 어떤 조건 속에 있는가를 보여주려는 시도이다.
그집-상추_155x70cm_pigment print. ink, acrylic_2010
작가가 위와 같은 채색 과정을 거친 것은 그가 보았던 놀랍고 감탄스러운 집들을 그냥 사진으로 프린트해서 전시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결과이다. 작가는 칼라 프린트된 사진은 뭔가 뻔뻔하고 공적인 성격이 강한 데다,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만들며, 특히 사라진 과거 조차도 현재화 시키는 마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진이라는 뼈대 위에 이 집들과 풍경이 이미 사라진 것들이며 과거라는 것을 환기 시키고 개인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탐색하기 위해 색칠을 시도했다고 한다. 물론 방법 자체는 사진 초창기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결과는 디지털 프린트와 아날로그적 채색이 만나 기이한 낯섦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작가는 자신이 찍은 집 들이 건축가가 설계한 집이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물 보다 흥미롭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 집들이 건축의 원형에 가깝고, 인간이 손으로 만든 공간, 생존을 위해 만든 건축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 모든 공간에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깊이 베어 있는데, 아마도 그것은 집을 짓고, 고치는 모든 과정에 사는 사람의 손이 갔기 때문일 것이며, 특히 북한산 족두리봉 아래의 집들은 바위 비탈이라는 열악한 조건을 살려 담장과 마당에 바위가 튀어 나와 있는 흥미로운 건축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집-푸른지붕_200x100cm_pigment print. ink, acrylic_2010
그러나 작가가 작품화한 이 흥미로운 집들은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공적인 기억과 기록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러한 집들을 다시 기억하도록 해보려는 작가의 작업은 일종의 대안 기억(counter memory)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철거되기 직전의 흉흉한 집들이 작가의 촬영, 프린트, 색칠 등의 작업을 통해 작품화 되는 것은 일종의 심미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그 심미성은 빈 집과 폐허가 보여주는 팍팍한 현실과 부딪히면서 긴장과 파열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파열 속에서 작품의 의미와 리얼리티가 발생한다. 작가의 의도 또한 폐허와 빈집과 같은 끔찍한 현실이 심미적으로 보이는 아이러니를 놓치지 않으려는데 있다. 작가는 사라져버린 집들은 성공한 후발 천민 자본주의가 가지는 뒤틀리고 왜곡된 욕망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 욕망은 과거와 고유성을 지우는데 수십 년을 바쳤고 얼굴과 집, 강과 바다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지워 기형으로 만들면서 행복해 하는 괴이한 세계를 태연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사라진 집들과 그에 대한 기억 조차 없어진 것은 개인적 고유의 삶을 포기해야만 경쟁적 삶에서 밀려나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한국의 현대화가 가진 불행한 단면일 수 있다. 별 상관 없어 보이는 작가의 작품 또한 그러한 점을 에둘러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그집-황토_127x100cm_pigment print. ink, acrylic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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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구
1990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서울, 한국 | 1988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서울, 한국 | 1976 목포교육대학교 졸업, 목포, 한국
개인전 | 2009 사라지다 : 은평 뉴타운에 관한 어떤 기록, 몽인아트센터, 서울, 한국 | 2006 Road to Euido, 프로젝트 스페이스 칸다다, 도쿄, 일본 | 리움 미술관, 로뎅 갤러리, 서울, 한국 | 2004 오쇠리 풍경, 갤러리 숲, 서울, 한국 | 2003 드라마 세트, 대안공간 풀, 서울, 한국 | 2002 한강 공원, Yoska Viewing Room, 도쿄, 일본 | 1999 Location, Snobbery, Fakery, 금호미술관, 서울, 한국 | 갤러리 그림, 수원, 한국 | 1992 강홍구 전, 갤러리 사각, 서울, 한국
그룹전 | 2010 포지티브 뷰, 서머셋 하우스, 런던, 영국 | 2009 신호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 한국 | 모호한 층 애매한 겹, 갤러리 룩스, 서울, 한국 | Made in Korea - Magic Moment : Korea Express, 하노버, 독일 | 2008 Daily life in Korea, Queen's Gallery, 방콕, 태국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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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00901-강홍구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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